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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을 다시 읽었다. 이 책은 참 좋은 경청의 방법으로 첫째,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것’, 둘째, 상대를 완전한 인격체로 ‘인정하는 것’, 셋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말을 ‘절제하는 것’, 넷째,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똑똑한 경청을 위한 열 가지 비법으로 경청을 결심하고, 마음을 비우며, 인정하고, 발견하며, 말하기를 절제하고 끼어들지 말 것이며, 감정을 살피고, 공감하며, 온몸으로 응답하고, 상생하며, 습관화하라고 일깨우고 있다.

 

경청에는 그에 마땅한 여유가 있어야

 

악기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이토벤, 그는 음악을 좋아한다. 곱슬머리 외모가 베토벤과 닮았다. 그런 까닭에 그는 '이토벤’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것은 정작 귀가 멀어 잘 듣지 못하는 베토벤처럼 남의 말을 전혀 듣지 않다고 동료들이 비꼬임으로 붙인 별명이다. 직장에서 판단이 빠르고, 또 주저 없이 행동을 옮기는 스타일인 이토벤, 그러나 남의 의견에 대해서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의 판단과 경험을 가지고 결정을 내린다.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그는 아들이 자폐아가 된 이유조차 맞벌이인 아내 탓으로 돌린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회사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 두게 되고, 뜻밖에 불치병인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는다.

 

평소에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았던 이토벤. 이제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그냥 인생을 마감할 수는 없다고 결심하고 새 직장에 들어간다. 이 곳에서 이토벤은 귀가 잘 들리지 않기에 팀원들의 말에 더 집중하고, 또 팀원들은 이런 이토벤을 보며, 서로 마음을 녹이게 된다. 즉, '마음의 소리'로 상대와 소통하게 된 것이다.

 

주인공 이토벤의 감동적인 일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단절된 소통의 답답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평일에는 직장으로 내몰리고, 또 주말에는 가정에서 쉽게 소외당하곤 하는 대한민국 아버지, 남편들의 고충을 한번쯤 되짚어보고 하는 <경청>은 소중한 가르침으로 인간관계의 기초적인 해답을 알려준다. 

 

또한 <경청>은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현대사회에서, 차분히 상대에게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를 알려준다. '들을 수 없는 병'에 걸린 주인공이 자신의 독선적인 행동을 뉘우치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가는 감동의 드라마를 통해 '공감'과 '상생'을 위한 경청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똑똑한 경청,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귀 기울이는 것’

 

결국, <경청>은 한 줄거리로 요약된다.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중한 반전은, 자기밖에 모르고 너무나 이기적인 이청, 이토벤이 죽기 전에 아들인 현이에게 바이올린을 직접 만들어 주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동료의 도움을 받아 바이올린을 만들기 시작하는 데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토벤은 점점 인간적이고,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말이 아닌 가슴으로부터 우러나는 소리를 듣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로 인하여 그는,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게 되고,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커다란 선물, '경청'을 남기고 떠난다.

 

경청은 듣는 힘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부럽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먼저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들어야한다. 경청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성공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첫 번째 기술이다. 모든 리더십은 경청에서 발현된다. 때문에 올바르게 경청하려면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 말만 하는 자세를 반성하게 만드는 '경청'

 

겸손은 자만에 빠지거나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나를 낮추고 상대방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다. 자신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로부터 어떠한 모욕을 당하더라도 흔들림이 없는 목계(木鷄)가 되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경청하려는 자세와 온화한 마음을 유지하고, 평소에 상대에게 관심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면 겸손함이 완성되는 것이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성공 요인은 ‘겸손’의 철학이었다. 그는 ‘기업은 인간 생활의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므로 올바르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항상 겸손과 배려의 자세로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그는 겸손하면 들을 수 있고, 교만하면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들어주는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그가 남긴 경영의 교훈은 바로 ‘리더십은 웅변보다 경청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청과 달변은 어떻게 다를까. 말을 잘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다. 말 잘하는 능력은 학습에 의해 키워나갈 수 있는 능력이다. 머리를 가득 채우고, 가슴에 자신감이 충만하다면 어느 자리, 어떤 사람을 만나도 말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말을 잘 하려면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말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먼저다

 

말 잘하는 사람치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제대로 들어야 그에 맞게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다. 충분히 공감하며 경청하는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호감을 주기에 충분하고, 자신의 말도 상대가 신뢰를 갖고 경청하게 된다. 잘 듣는 것이 곧 잘 말하는 것의 시작인 것이다.

 

유능한 사람은 귀가 얇고 수다쟁이다. 그렇지만 말할 때는 신중하다. 말은 글과 다르기 때문에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거나 고칠 수가 없다. 계속 줄줄 떠든다고 말 잘하는 게 아니다. 그런 말은 그리 쓸만한 데가 많지는 않다. 필요한 말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잘하는 것도 겸손하게 경청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청과 달변에는 그에 마땅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어느 경우든 조급해지면 차분하게 듣는 것이 안 되고, 말이 빨라지며, 해야 할 말도 놓치게 된다. 여유를 가지고 듣거나 말을 한다면 훨씬 더 상대를 설득시킬 수 있으며, 유머나 재치도, 리더십도 자연스레 나온다.

 

말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리더십이다

 

말하고 듣는 것은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일방적으로 떠들거나 속사포처럼 말하고 사라진다면 그건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소음을 만든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눈빛을 맞추지 못한 무성의한 듣기도 심각한 문제사태를 유발한다. 밝은 미소와 여유로움은 경청과 달변으로 충만한 사람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야 애써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함부로 침을 튀겨가며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더 크게 얻지 않을까.

 

평소 우린 어떤가. 모임자리에서 한 쪽에서 말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말을 꺼내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상대방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뭐가 그리 바쁜지 말을 잘라 버린다. 흔한 경우다. 물론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땐 정말 누구의 말을 들어야할지 당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경청'이다. <경청>을 읽으면서 그 동안의 내 자신을 반성해 봤다. 나 역시도 이토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들어달라고', '충고하지 말라고', '판단하지 말고 그저 들어 달라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아무 것도 해 주지 않아도 좋아. 그저 내 이야기만 들어주면 돼'라는 숱한 몸짓을 보냈다.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경청'

 

<경청>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의 말을 끊으며, 자기 말만 한다. 또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내 이야기를 앞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반성의 기회를 주고 있다.


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조신영 외 지음, 위즈덤하우스(2007)


태그:#경청, #상생, #달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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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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