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김학민(오른쪽)이 3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김학민(오른쪽)이 3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 대한항공 점보스 홈페이지

 

올 시즌 프로배구를 휩쓸고 있는 대한항공의 돌풍이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마저 눌러버렸다.

 

대한항공은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배구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던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1-25, 25-22, 25-22, 25-22)로 물리쳤다. 

 

지난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팀이 되어 돌아온 대한항공은 오랫동안 프로배구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현대 캐피탈과 삼성화재를 모두 격파하고 4전 전승을 거두며 벌써부터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먼저 내주었지만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내리 2~4세트를 따내며 손쉽게 승리를 손에 쥐었다.

 

반면에 라이벌 현대 캐피탈에게 이미 무릎을 꿇었던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안젤코가 혼자서 고군분투 해봤지만 결국 대한항공에게까지 덜미를 잡히면서 2패(2승)를 떠안으며 어려움에 처했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차이' 

 

삼성화재는 간판 공격수 안젤코를 앞세워 먼저 1세트를 따내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의 추격에 한때 19-18까지 쫓겼지만 안젤코의 연속 득점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에게는 안젤코 말고 다른 무기가 없었다. 2세트에서 대한항공이 쿠바 출신의 외국인선수 칼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자 삼성화재에서도 다시 안젤코가 나섰지만 1세트와 달리 잇달아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점점 위력을 잃어갔다.

 

안젤코에게 모든 것을 의지했던 삼성화재는 흔들리기 시작한 반면에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칼라에 이어 장광균, 김학민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삼성화재의 수비를 무너뜨린 대한항공은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린 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도 무려 14-6까지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둔 듯 했다. 

 

삼성화재는 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을 앞세워 23-22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지만 막판에 실수가 겹쳐 3세트를 내주고 자멸하고 말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4세트마저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종 선수' 활약이 승부 갈랐다

 

대한항공에서는 김학민이 백어택 6개를 포함해 팀내 최다인 20득점을 올리며 19득점으로 활약한 외국인 선수 칼라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센터 김형우 역시 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삼성화재의 공격을 막아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년간 외국인 선수 보비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던 것에서 탈피해 다양한 공격 전술을 갖춘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결국 '토종 선수'들의 활약에 승부가 갈린 것이다. 

 

반면에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안젤코가 백어택 18개를 포함해 무려 33득점을 올리며 외롭게 활약했지만 동료 선수들이 도와주지 못해 팀이 완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삼성화재는 장병철, 석진욱, 신선호 등 핵심 선수들이 어느덧 서른을 넘기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삼성화재는 3세트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지면서 대한항공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거침없이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한항공과 자존심을 구기고 설욕을 벼르고 있는 삼성화재가 과연 다음번 대결에서는 어떤 승부수를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2008.12.04 08:40 ⓒ 2008 OhmyNews
대한항공 점보스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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