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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삼성기름유출사고 1주년에 맞춰 태안 및 보령 현지에서 열릴 예정인 자원봉사자 감사행사 총괄 행사대행사로 삼성가(家) 기업인 CJ미디어를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도와 보령시, 태안군은 기름유출사고 1주년에 맞춰 내달 5일부터 6일까지 태안 만리포해수욕장과 보령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자원봉사자 한마당보은행사'등 다양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양일간 예정된 행사는 ▲만리포 해안 걷기대회 ▲태극 연날리기 ▲먹을거리장터 ▲시푸드 축제 ▲자원봉사자 감사 시비 제작 ▲루미나리에 점등 ▲UCC 영상제 ▲불꽃놀이 등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총괄 행사대행사로 삼성가(家) 기업인 'CJ미디어'가 선정돼 태안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책본부 측은 지난 9월 행사대행업체 입찰공고(사업비 4억 5000만원)에 이어 내부심사를 거쳐 지난 6일 CJ미디어와 행사대행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입찰에는 SBS프로덕션과 KBS N 등 모두 3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 중 CJ미디어가 7명의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해자에게 1주년 행사 맡기다니... 자원봉사자 욕되게 하는 것"

 

그러나, 일부 태안지역 주민들은 기름유출사고의 가해자인 삼성가(家) 기업에게 행사대행을 맡긴 데 대해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태안군 비수산분야 피해대책위 전완수 사무국장은 "주민 대다수가 기름유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자원봉사자 감사행사를 삼성과 관련 있는 기업에 맡긴 것은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해자에게 1주년 행사를 맡긴 충남도와 태안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석 태안군 유류투쟁위원회 사무국장도 "아직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재판이 진행 중이고 가해자인 삼성은 지역주민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는 태안주민은 물론 자원봉사자의 땀방울과 노력을 무시하고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CJ그룹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삼성가(家) 기업이다. 이 회장은 지주회사격인 CJ㈜의 지분을 19.73% 보유,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씨는 CJ엔터테인먼트·CJ미디어 총괄 부회장을 맡아왔다.

 

당초 삼성그룹의 계열사였던 제일제당은 1993년 삼성으로부터 경영분리를 발표하면서 CJ그룹으로 새출발을 시작, 15년만에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CJ가 보유중인 주식 중 삼성생명 주식도 수십만 주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도 "CJ미디어- 삼성 연결은 오해, 1993년 경영분리한 별개회사"  

 

CJ 그룹 계열사인 CJ미디어는 이미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를 제외하고는 국내 미디어업계의 대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또 CJ미디어는 식품&식품서비스(가칭 CJ푸드, CJ푸드시스템 등), 신유통(CJ홈쇼핑,CJ GLS 등) 등과 함께 CJ그룹의 핵심 사업영역으로 미디어사업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권희태 충남도 본부장은 "CJ미디어와 삼성을 연결하는 것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주민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CJ미디어는 CJ그룹의 계열사로 CJ그룹은 지난 1993년 삼성과 경영분리한 후 독자 운영하고 있는 별개 회사"라며 "삼성계열회사가 아닌 상호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또 "삼성계열사가 아닌 만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선정과정 또한 아무런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행사 기획을 담당한 CJ 미디어 김홍철 팀장은 "CJ미디어가 CJ그룹 계열사인 것은 맞지만 그룹은 이미 오래 전에 삼성으로부터 분리했다"며 "삼성그룹과는 별개그룹"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석 태안군 유류투쟁위원회 사무국장은 "CJ그룹이 삼성과 경영분리했다는 이유로 삼성가(家)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회사를 삼성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식논리에 다름 아니다"며 "대행사를 재선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충남도는 당초 사업대행 입찰자격을 국내 이벤트 및 프로모션 분야 전문업체 중 자본금 30억 이상, 최근 3년간 누계 수주실적이 단일 규모 7억원 이상인 행사를 발주한 실적이 있는 대행 전문 업체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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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기름유출, #자원봉사자 감사행사, #삼성, #CJ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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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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