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칼과 그의 친구들 왕따소년 오스칼을 괴롭히는 그의 친구들

▲ 오스칼과 그의 친구들 왕따소년 오스칼을 괴롭히는 그의 친구들 ⓒ 영화사 구안

영화 <렛미인>은 12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 작가 '욘 린퀴비스트'의 원작소설<Let the light one in>을 바탕으로 스웨덴 출신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이 많은 부분을 각색해 만든 영화입니다.

 

가혹한 영화 비평으로 소문난 미국 최대 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 닷컴'에서 <렛미인>이 100점 만점을 받았다는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작품이 단순히 '뱀파이어' 소재의 공포영화 범주를 벗어나는 탁월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을 비롯해 아역배우가 희귀한 스웨덴 현지서 캐

스팅된 주연배우들 모두 국내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렛미인>은 국내 상영에 앞서 이미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2008년 들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것 외에 시체스, 트라

이베카, 에딘버러, 판타시아,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등 8개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비평가상 등 12개의 상을 수상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렛미인>이 다양한 국제 규모 영화제에서 수상과 함께 호평을 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개인적으론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수 있었던 소재를 1980년대 스웨덴이란 현대 시간배경 속에 '뱀파이어'란 신화적 요소를 혼합해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숨막히는 화면전개 속에 온기를 불어넣은 감독의  연출력도 부인할 수 없긴 합니다.

 

들어가도 될까? 뱀파이어 소녀 아엘리를 좋아하게된 오스칼

▲ 들어가도 될까? 뱀파이어 소녀 아엘리를 좋아하게된 오스칼 ⓒ 영화사 구안

 

공포영화지만, 잔혹함을 배제한 성장영화쪽에 무게를 둬

 

국내선 보기 드문 스웨덴 영화 <렛미인>을 굳이 장르로 구분하자면 '뱀파이어'를 소재로한 공포영화란 표현이 적절합니다. 다만, 기존, 뱀파이어 영화들이 상투적으로 보여준 공포와 스릴러적인 요소들은 유지하되 잔혹함, 성적인 코드는 최대한 배제한 채 12세 소년,소녀의 사랑과 성장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렛미인>이 기존 뱀파이어 영화들과는 다른점입니다.

 

겨울이면 영하 30도가 넘고 하루에 5시간 정도밖에 해를 볼 수 없는 지독한 혹한의 땅, 스톡홀름 북부도시 블랙버그, 부서질 듯 파리한 얼굴에 좁은 어깨, 연약한 팔을 가진 주인공 오스칼(카레 헤레브란트)은 12세의 외톨이 소년입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종이칼을 만들어 혼자 나무에 찔러볼 뿐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게 오스칼의 솔직한 현실입니다.

 

여전히 춥고 외롭던 밤이 계속되던 어느날 12살 무렵이라고만 밝힌 이엘리(리나 리안데르

손)와의 만남은 오스칼에겐 너무나 큰 기쁨입니다. 외롭던 그에게 친구가 생겼기 때문입니

다.

 

하지만, 오스칼에게 어느 순간 이성이자 친구로 다가선 '이엘리'는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뱀파이어'입니다. 왕따로서 외로움을 절감하던 오스칼, 어쩔 수 없이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엘리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살인사건과는 상관없이 마음을 터 놓는 친구가 됩니다.

 

   

주인공 오스칼 이엘리가 뱀파이어란걸 알게된 오스칼은 고민에 빠지고

▲ 주인공 오스칼 이엘리가 뱀파이어란걸 알게된 오스칼은 고민에 빠지고 ⓒ 영화사 구안

  

"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오스칼이 이엘리가 뱀파이어임을 안 후에 고심끝에 그녀에게 던진 말입니다. 세상에 외로움, 심심함을 이길 방법은 마음을 전할 친구 외에는 없다는 오스칼의 진정어린 고백이 뱀파이어 이엘리를 놀라게 합니다.

 

<렛미인>은 전체적으로 공포스런 장면들이 적지 않지만, 공포가 두사람의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고 혹한의 영화속 추운 날씨가 끊임없이 스크린 밖 관객에게 서늘함을 전해줍니다. 오스칼과 이엘리의 경계를 넘은 사랑이 따스한 온기로 영화의 템포를 지탱해 줍니다.

 

<씨네21>의 이화정 기자는 <렛미인>에 대해서 슬픔, 분노, 웃음, 눈물이 함께 하는 영화이며 결국 이엘리는 왕따소년 오스칼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어린 소년,소녀의 사랑이 뱀파이어를 중심으로 그려진 <렛미인>은 시종일관 차갑지만 따스한 온기가 흐르는 이상적인 공포영화입니다. 

2008.11.21 20:28 ⓒ 2008 OhmyNews
렛미인 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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