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들의 ‘옥석 가리기’가 막을 올렸다. 지난 18일 강원 FC가 신인드래프트 우선지명을 통해 14명을 선발한데 이어 20일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는 강원을 포함한 14개 구단이 참가하는 드래프트가 개최된다.

강원 구단이 내셔널리그 2연패에 빛나는 미포조선 4인방을 비롯해 대학에서 활약 중인 알짜 선수 10명을 선발하면서, 나머지 구단들은 여기서 빠져나간 선수와 자신들의 후보군 명단을 비교하며 재정렬하는 등 분주한 모습.

역대 최다인 408명이 참가해 그 어느 해보다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선수들이 구단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지 포지션별로 요약 정리해 본다.

1. GK = 풍요 속의 ‘빈곤’

최근 몇 년간의 참가 명단과 비교해 보아도 골키퍼 자원의 풍족함은 두말할 나위 없을 듯하다. 명단 속 골키퍼 선수들 가운데는 각급 청소년 대표를 거친 선수들의 이름만도 수두룩할 정도다.

하지만 강원 구단이 14명의 우선지명 명단에 실업 최고로 정평이 난 유현(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해 19세이하 청소년대표 정산(경희대2)과 역시 청소년대표로 경험을 가진 김근배(고려대4)까지 무려 3명을 포함시켰고 전남도 17세 대표 류원우(광양제철고3)를 우선지명하면서 일치감치 어느 정도 추려져 버렸다.

남은 선수 가운데서는 숭실대 다관왕의 주역 김대호(숭실대4)가 관심을 끈다. 지난 2005 네덜란드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서 현 국가대표 골키퍼인 정성룡과 주전 경쟁을 펼쳤던 선수로서 비교적 단신임에도 경기 운영력과 순발력이 뛰어나다.

이밖에 U-20 대표를 거친 정의도(연세대3)는 지난해 지명 받지 못한 수모를 설욕하고자 재차 도전했고, 추계연맹전에서 활약한 ‘거구’ 전태현(울산대4) 등도 관심을 가져볼만한 선수로 평가된다.

2. DF = ‘숨은 진주’ 재목 많아...

수비수 포지션은 지난해와 비교해 본다면 이름값이 화려한 선수보다는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될 만한 알짜 선수가 많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이미 팀을 U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이호(경희대4)와 곽광선(숭실대4) 등이 강원FC의 지명을 받았지만 이들과 비교해서도 크게 실력 차가 나지 않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건국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황재훈(건국대4)이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흠이지만 리딩력이 뛰어나고 파이터 기질까지 갖춰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유용한 선수로 평가 된다. 이미 2~3개 구단은 1순위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알짜 선수다.

숭실대를 중퇴하고 일본 J리그로 건너갔다 적응 실패로 돌아온 박정혜도 관심을 끌고 있는 수비수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20세이하 청소년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대학무대에서 검증도 충분히 되어진 선수다.

올림픽 대표팀에 잠시 포함되었던 이용기(연세대4)와 중앙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정우성(중앙대4), 선명진(건국대3), 이상덕(동아대4), 이경민(성균관대4) 등도 입소문을 통해 지명이 예상되는 선수들.

3. MF = ‘혼전구도’ 예상

미드필드 포지션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풍족한 자원에 선수들 개개인의 성향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이미 강원 구단이 최대어로 꼽히던 권순형(고려대4)을 비롯해 안성남(미포조선), 권경호(동국대4), 문병우(명지대4) 등을 지명한 상태.

각급 대표팀을 거친 선수들이 특히도 풍부한 허리라인에서는 학업을 중단하고 프로행을 선언한 김성준(홍익대2)이 돋보인다. 역시 지난 캐나다 20세이하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작은 체구에도 불구 날카로운 패싱력과 결정력까지 겸비해 충분한 지명이 예상된다.

지난 2004년 유소년 전임지도자 로버트 알버츠 감독이 기량을 극찬하며 팀의 주장을 맡겼을 정도로 17세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선수. 파이팅이 뛰어나고 킥이 좋은데다 중앙 미드필더는 물런 좌우측면 사이드백과 미드필더도 겸할 수 있어 전술적 활용도도 뛰어나다.

이밖에도 올 시즌 선문대 돌풍 주역의 송제헌(선문대4)을 비롯해 김창희(건국대4), 정혁(전주대4), 고차원(아주대4), 김자운(고려대4), 김성환(동아대4), 김민균(명지대2), 강기중(고려대1), 변웅(울산대4), 임종욱(경희대4), 김상혁(호남대4), 조찬호(연세대4), 임경현(숭실대4), 김의범(신갈고3), 김홍일(연세대3) 등도 지명이 예상되는 선수군이다.

4. FW = ‘측면’ 자원 풍부

참가 신청한 선수들 가운데 정통파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점은 용병 선수를 선호하는 K리그의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대부분이 진학을 위해 대학, 교교 시절부터 대게 중앙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하기 때문이다.

역시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측면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지난해 서상민, 조용태 등 발 빠른 선수들을 선발해 재미를 본 팀들이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에도 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 위주로 지명이 예상이 된다.

포워드 라인에서 최대어인 김영후가 강원 구단의 지명을 받아 김이 빠진 감은 없지만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다른 구단들의 혼돈은 적다. 자원만 놓고 비교한다면 지난해 보다 전체적으로 더 풍부하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두 번의 20세 이하 청소년 대회를 경험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던 박종진은 이중 최대어로 꼽힌다. 당초 강원 구단의 지명이 예상되었지만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우선시하는 최순호 감독의 계획 때문에 이름이 빠졌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은 우려되지만 동계시즌을 통해 충분히 회복 가능하기에 크게 고려되지 않을 전망이다.

@IMG@

100미터를 10초대에 주파하는 준족 정정현(건국대3)도 주목을 끄는 선수다. 지난해 영국 SKY-SPORTS의 해설자이자 뉴캐슬 수비라인의 전설인 워렌 바튼이 주최한 'GSB 월드 유스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여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아 현지 관계자들을 놀라게한 이력이 있는 선수다. 순간 스피드가 원체 빠르고 힘도 좋아 측면은 물론 중앙 포워드로도 활용이 가능한 재원이다.

U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훈(연세대4)와 송호영(한양대2)도 주목을 받는 선수들. 이훈의 경우 지난해 부진 때문에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다시금 기량을 펼쳐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송호영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높은 결정력으로 소속팀 한양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밖에 부상으로 오래 고생했지만 과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이용래(고려대4)와 발기술이 뛰어난 추정현(명지대3), 가장 최근의 대학 선수권대회에서 소속팀에 우승을 안긴 유병수(홍익대2) 등도 주목을 끄는 선수들.

전원근(고려대4), 박준태(고려대1), 오세룡(명지대2), 홍덕종(관동대4), 윤준하(대구대4), 조우진(미포조선), 김다빈(고려대1) 등도 눈여겨볼만한 선수들이다.

K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