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암사종합시장(암사동 501-17번지 일대)이 시설 현대화사업을 통해 내년 상반기 새롭게 태어난다. 강동구 관내에 소재하고 있는 크고 작은 재래시장 가운데 국비 지원을 받아 현대화시설 개선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첫 케이스로 지역 상인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3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진행되는 암사종합시장 현대화시설사업의 그간 진행 사항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해 봤다.

30여 년 된 재래시장 … 대형마트 상권경쟁에 밀려

강동구 암사동 801-17번지 일대에 소재하고 있는 암사종합시장은 197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전형적인 재래시장으로 건물 26개동에 112개의 점포로 형성됐다. 채소 및 식자재, 과일, 의류, 생활용품 등을 취급해 온 암사종합시장은 주택과 인접해 있어 암사·천호동 일대 서민들의 알뜰장터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지하철 5·8호선이 개통된 이후 역세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인근 주변에 대형마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암사종합시장의 상권은 하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게다가 천막과 파라솔 노후화 등 불안전한 시설과 신용카드 미사용, 주차장 시설 부족 등 열악한 쇼핑환경으로 인해 대형마트와의 상권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상인 “시설 현대화사업만이 살길”

상권의 쇠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암사종합시장 상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자구책 마련에 집중했다. 이러한 논의 끝에 시설 현대화사업에 착수하게 된 것. 그 결과 상인회를 구성하고 2006년 5월 30일 인정시장으로 등록했다. 이에 따라 △ 정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국고보조금 지원 △ 소득세 면제, 취득세·등록세·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 도로 점용료 감면 △ 시설현대화사업추진에 지장을 주는 전주 이설비용 부담 50% 감면 △ 시장 정비사업 시 용적율, 건폐율, 건축물 높이 제한특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인정시장 등록으로 암사종합시장 현대화사업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올해 5월 시설현대화사업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국비를 포함해 총 33억83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암사종합시장 현대화시설사업에 강동구는 올해 추경에 3억5600만원의 예산을 편성·지원했으며 시장 상인들의 경우 민간자부담 10%인 2억9800만원을 부담했다. 

아케이드 설치·화강석으로 도로 정비

이번 암사종합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의 주 내용은 재래시장이 갖고 있는 쇼핑환경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하는데 있다. 우선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된 비가리개인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도로 바닥도 화강석으로 깨끗하게 정비해 재래시장에서도 쇼핑카트를 이용해 시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대식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간판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다.

하지만 암사종합시장의 시설 현대화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재래시장 시설의 현대화 사업에 들어간 자금이 3년 간 약 1조원에 육박한다.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의 ‘2002~20 08년 재래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지원현황’에 따르면, 2002년도부터 2008년도까지 724개 시장(중복지원 포함)에 1조4454억6800만원이 지원된 것과 반대로 경쟁력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의 경우 2003년 18억원 정도가 지원됐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도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고,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 5일시장의 경우도 2002년 11억9500만원, 2004년 20억8000만원, 2006년 20억3400만원이 지원됐음에도 E등급이 나와 2007년 다시 6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암사종합시장의 경우 올해 아케이드 설치 명목으로 국비 17억9000만원 등이 지원됐지만 경쟁력은 C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내년 5월 새롭게 태어나는 암사종합시장이 강동구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재래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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