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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여교사 신붓감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나 의원의 초청강연 행사를 열었던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결코 여교사 비하 발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당시 나 의원이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붓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붓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붓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강연했다. 이날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정기총회를 겸해 심화교육을 벌이면서 나 의원을 강사로 초청했던 것.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17일 오전 강민아 진주시의원을 찾아가 "나 의원의 발언은 여교사 비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 의원의 강연 내용을 올리면서 '여교사 신붓감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17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다음날인 18일 오전 박영순 회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여교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말해"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민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특강을 한 나 의원이 마치 여교사 비하 발언을 한 것처럼,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소양마저 의심스러웠다는 글을 올려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교육개혁에 관한 발언 중에 우수한 여성 재원들이 교육계에 많이 진출을 하고 사회에서 여교사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은 줄 알고 있으며, 요즘 미혼 남자들 사이에서 여교사가 1등 신붓감으로 꼽힌다는 말을 하는 중에 예화로 이런 말이 돌아다닌다는 것으로 인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그런 예화는 나경원 의원이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들도 모임 석상에서 많이 들어서 알고있고, 그냥 우리들도 그만큼 요즈음 어려운 사회 여건에서 여교사의 선호도가 그만큼 높다는 인식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또 이 단체는 "앞뒤는 다 빠지고 시중에서 떠도는 유머 중간 여교사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뜻으로 말한 게 완전히 와전이 되어서 1·2·3·4위로 평가를 한 것처럼 이슈화가 되니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박영순 회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 의원이 강연 도중에 '여교사 신붓감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박영순 회장 "단체 이미지 좋지 않을까 걱정"

 

- 나경원 의원이 '여교사 신붓감 발언'을 한 것은 사실 아니냐?

"그 말은 인정한다. 그래서 우리도 웃고 그랬다. 그러나 여교사를 비하한 게 아니라고 본다. 우리들도 그래서 딸을 교사로 해야겠다고 했다. 우리가 감각이 무뎌서 그런지 몰라도 비하발언이라 여기지 않는다."

 

- 회원들은 어떤 반응인가?

"언론을 통해 나 의원 발언이 알려진 뒤 단체로서도 타격이 크다. 강연 주최 단체인데, 회원들로부터 이야기가 들어오고 있다. 회원들이 전화를 하기도 한다. 견딜 수가 없을 정도다. 발언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 단체를 거론하기에 이미지가 좋지 않을까 걱정이다."

 

- 어제 강민아 의원을 찾아갔다고 하던데?

"강민아 의원은 여교사 비하 발언으로 느꼈다고 하더라.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른 것 같다."

 

- 나 의원의 발언을 여교사 비하 발언으로 느끼지 않는지?

"미혼 남자들 사이에서 여교사가 인기가 있다. 그것은 어제 오늘 나온 농담이 아니다. 우리도 앉으면 그런 말을 듣기도 한다. 우리도 같은 여자니까 같은 모멸감을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 발언이 알려진 뒤 나경원 의원과 통화를 한 적은 없는지?

"강연 이후 나 의원과 통화한 적은 없다. 메일을 보낸 적은 있는데 직접 읽었는지 아니면 비서가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 나경원 의원은 어떻게 해서 초청하게 되었나?

"여성들이 집에만 있지 말고 지방의회에도 진출해서, 역량있는 여성들이 엄마의 심정으로 자치단체의 살림을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8년 전에 만든 단체다. 강연할 정치인을 찾다보니 이미지도 깨끗하고 선호도도 높아서 초청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당황스럽다."

 

 

강민아 의원 "나경원 의원 발언 속기하듯 수첩에 적었다"

 

강민아 의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도 그날 강연을 듣고서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강 시의원은 지난 11일 나경원 의원의 강연 내용을 수첩에 속기하듯 적었다고 밝혔다.

 

-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에서 강민아 의원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앞뒤 잘라 먹었다고 하는데?

"앞뒤 잘라먹은 게 없다. 당시 나 의원의 발언 내용을 속기하듯이 수첩에 적었다. 그대로 읽어보겠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은 속담에 비유한다면 개천에서 용 나게 하는 것이다. 신분의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원평가제가 첫 과제다.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를 조사해서 교원의 인사와 봉급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원들의 처우가 괜찮은 편이다. 이런 말 아시죠.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붓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붓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붓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 그리고 방과 후 학교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교원과 관련한 발언은 그것으로 끝났고, 이후 세금 개혁과 관련해 이야기했다."

 

- 나경원 의원은 '교원 대우가 나쁘지 않고 우수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나 의원은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강연 도중에 여교사 신붓감 발언을 하면서 ‘교원은 우수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 나 의원의 여교사 신붓감 발언 이후 여성들의 반응은?

"구체적인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나라당 당원인 한 여성은 '저런 이야기를 듣고도 여교사들이 가만히 있다면 바보다'고 하더라. 그 분은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고 했는데, 저한테 문제제기를 잘했다고 했다. 그 분은 강연 중간에라도 나 의원이 바로잡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 간부들이 어제 항의하러 왔다던데?

"항의성…, 글세. 나중에는 좋게 끝났다. 자기들은 비하발언으로 듣지 않았다고 해서 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여성 당원이 했던 말을 전해 주기도 했다. 협의회에서는 강연회에 참석했던 나머지 많은 사람들은 나 의원의 발언이 여교사 비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하나 더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박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려도 좋다는 답변은 했다."


태그:#나경원,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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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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