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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간의 삶을 크게 3종류로 분류하면, 매미 같은 삶, 개미 같은 삶, 꿀벌 같은 삶이라고 한다. 매미는 있으나마나 한 삶이고, 개미는 열심히 자기 가족을 챙기는 근면한 삶이며, 꿀벌은 꿀을 따러 다니며 이 꽃 저 꽃 꽃가루를 옮겨주어 씨앗을 맺게 하고, 따온 꿀은 인간에게 제공하고도 잘 살아가는 헌신적인 3차원의 삶이다.

 

지난 11월 13일 경기도 남양주, 광릉에서 만난 정동석(73)해설가는 바로 꿀벌 같은 분이었다. 그는 젊은 날 수학교사로 서울의 명문고를 고루 거쳐 혜화여고에서 교감 직으로 은퇴를 했다. 하지만 평소에 조깅과 등산으로 단련한 그의 심신은 아직 청춘이었으므로 제 2의 인생을 개척하고자 서울시립대평생교육원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그 후 자원봉사로 타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사는 정동석씨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울창한 숲 속에서 날마다 도를 닦듯 사시니까 세상사를 통달하신 도사님이 되신 것 같네요. 언제부터 자원봉사생활을 하셨습니까?

"2001년 '(사)한국의 재발견'에서 교육을 받고 궁궐지킴이 자원봉사를 시작했어요, 종묘와 창덕궁해설을 3년간 했고, 2004년엔 서울역사박물관 도슨트를 하며 우리문화재에 대한 애호정신을 더 깊이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봉사를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또 어떤 분야에서 하시나요?

"같은 해에 서울 시니어클럽에서 숲 해설 교육을 받고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지킴이로 해설을 해왔고, 대한노인회에서 실시한 숲생태지도자 교육을 이수한 후 남양주 숲생태지도자로 활동했어요. 그리고 2006년 서울시청에서 실시한 청계천생태학습 교육을 받고 청계천생태학습장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역사박물관에서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또 다른 것도 있나요?

"태교 교육지도자, 예절교사, 주례활동도 했는데, 현재는 광릉에 주 5일 근무를 해야 하므로 청계천과 역사박물관 해설 외에 다른 것은 일시 중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살고 계신 남양주에서 활동하며 큰상도 받으셨다면서요?

"금빛평생봉사단 남양주지회 노인교육지도자, 남양주 숲지도자, 구리시 생태해설사 등 거미줄처럼 얽혀있긴 해요. 덕분에 2003년 우리문화재보호 및 계몽활동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재청장 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1문화재 1지킴이' 활동 중 우수회원으로 뽑혀 2007년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 2박 3일 초대받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그럼 광릉엔 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한국의 재발견에서 다시 왕릉지킴이 교육을 이수한 후,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 문화재청이 인선한 해설사로 뽑혀 작년부터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늘 건강하셨는데 얼마 전 입원을 하셨다면서요?

"건강나이는 수명나이보다 11년이 짧다는 학자들의 발표가 있었는데, 그래선지 지난 8월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이란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어요. 다행히 1기여서 1주일 만에 퇴원을 하고, 1개월도 못되어 다시 출근했어요. 병원에서는 대개 3~6개월 요양치료를 받아야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빠른 회복이 된 것은 아마도 공기 좋은 광릉 숲에서 피톤치드를 많이 받은 덕분인 것 같아요."

 

-휴일도 없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다른 실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지요.

"난 보다시피 최고의 자연휴양림에서 근무를 하니까 늘 휴양을 하는 기분이지요. 그리고 누구나 나이 들면 건강 제일주의로 살아야겠더라고요. 특히 실버들은 건강종합검진을 받을 때 돈을 더 내고라도 꼭 암 검사를 받아야겠어요. 나도 일찍 암 발견을 했기 때문에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도전정신으로 배우는 삶도 중요합니다."

 

그의 장점은 늘 교육을 받고 새로운 일에 보람을 느낄 때마다 한사코 인연이 있는 모든 지인들에게 권유하여 기쁨을 공유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그의 동료나 후배들은 그를 신뢰하고 좋아한다. 그는 정녕 제한된 인생을 살뜰하게 활용하는 시간의 재단사이며 꿀벌 같은 사랑의 전도사로 선구자적인 삶을 사는 뉴-실버이다.

덧붙이는 글 | 실버넷뉴스에도 올렸습니다.


태그:#광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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