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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만㎢로 우리나라 최대 억새군락지인 영남알프스 사자평고원이 환경 파괴 위협을 받고 있다. 이곳 일대에는 풍력발전단지와 케이블카, 도로확포장 등이 계획되어 있다. 산악인과 불교계, 환경단체가 재약산을 오르면서 각종 개발계획 철회를 외쳤다.

 

'가지산도립공원 얼음골케이블카반대 시민사회·불교계 연석회의'와 경남도산악연맹, 울산시산악연맹,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 국립·도립·군립공원 안 관광용케이블카 반대 전국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밀양 표충사 앞과 재약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 대표들은 3개 팀으로 나눠 석남사·표충사·배냇골 일대를 산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표충사 입구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해산했다. 이날 산행에는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선혜 스님(통도사 교무국장), 윤기돈 자연생태국장(녹색연합), 김수연 사무국장(울산시산악연맹), 정우식 사무처장(불교환경연대) 등이 참석했다.

 

케이블카, 천문대, 풍력발전단지 등 계획

 

밀양시와 울주군 등 자치단체는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과 재약산 일대에 대한 각종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얼음골케이블카와 풍력발전단지 건설이다. 또 밀양시는 사자평·산들늪을 중심으로 한 생태탐방로와 천문대 등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알프스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주)경남신재생에너지가 경상남도 밀양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해 추진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는 사업부지가 16만8527㎡로, 풍력발전기 22기와 송전철탑 38기가 들어선다. 송전철탑은 천황산능선→이천리→청사골→신불산 하부능선→말등골→불승사→가천리→삼남변전소로 연결된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일원인 신불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계획한 적이 있다. 울주군은 현재 울주7봉 역사문화컨텐츠 관광자원화사업을 위해 용역(4억원) 중이며 영남알프스 자연관광자원과 연계하여 관광단지조성사업(1690억원)과 신불산 산악 레포츠 공원조성사업(594억원)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의뢰한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울산과 경남이 공동으로 추진하게 되는 '동남내륙문화권 특정지역 지정'과 관련, 지난 7일 사전환경성 검토(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사업 안에는 밀양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밀양천문대-천문과학관(3층) 밀양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사찰-시민사회 참여 '영남알프스 포럼' 만들어야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 우리가 시민들과 함께 산행을 하고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산악인, 등산객들과 함께 이곳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나누고, 앞으로 함께 할 것을 다짐하기 위해서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치단체에서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이용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행정계획 대로 추진된다면 영남알프스와 사자평은 영원히 인터넷에서의 정보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얼음골케이블카에 대해, 이들은 "사업부지가 얼음골로부터 500m 이내의 지점을 관통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얼음골의 신비한 자연현상을 훼손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전환경성검토를 협의하는 등 직무유기를 범하였다"고 주장했다.

 

알프스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이들은 "풍력발전기 10기는 공원구역 안에 들어서게 되며, 송전철탑은 신불산~영취산의 주능선에 위치해 천혜의 경관 훼손은 물론 생태를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이 사업은 산림훼손과 자연공원을 훼손시키는 공공재산을 사유재산화하는 것으로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업"이라며 "자연공원부지를 민간사업부지로 해제하는 것도 그렇지만 사업자에게 국가가 일정 수입을 보장하는 사업으로 결국 국민의 부담이다"고 밝혔다.

 

울주군의 각종 개발계획에 대해, 이들은 "사업비 규모로 볼 때 이 사업은 단순히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하는 사업의 성격이 아님을 직감하며 대규모 인위적 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사업비 규모이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아직도 아름다운 사자평과 영남알프스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며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발전이 아니라 보전을 통한 발전방안이 모색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밀양시의 얼음골케이블카 계획과 풍력발전단지, 울주군의 도로확포장과 사자평 일대 개발계획은 철회되어야 할 것"과 "영남알프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생태·문화 전수 조사 필요하며 사자평 훼손 원인을 조사하여 중장기보전기본계획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영남알프스에 관련된 지방자치단체, 사찰, 전문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포럼을 결성하여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영남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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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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