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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1시 50분]

 

9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이석행)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둔 전야제가 8일 저녁 7시 서울역에서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은 전야제를 통해 다음날 열릴 전국노동자대회를 사수하고, 반이명박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전야제는 집회가 아니라 춤과 노래 공연 등 문화제 형식으로 치러졌지만, 경찰은 수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서울역 주변을 물샐틈없이 에워쌌다. 수배 중인 이석행 위원장이 나타날 것에 대비해서다.

 

경찰은 이날 13개 중대 3000여 명을 서울역으로 통하는 지하철 1, 4호선 모든 출입구와 서울역사 입구, 인근 골목에 배치했다. 경계 근무에 동원된 전의경들의 손에는 방패와 함께 촛불수배자들의 사진이 실린 전단지가 들려 있었다. 경찰의 전단지에 이미 체포된 5명의 얼굴에는 'X' 표시가 그려졌다.

 

경찰은 서울역을 지나는 시민과 집회참가자 얼굴을 사진과 대조하며 이 위원장의 등장을 지켜봤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경찰 '이석행 체포' 삼엄한 감시망

 

전야제 사회를 본 민주노총 안산시협의회 장동원씨는 "오늘 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도 경찰이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을 잡겠다며 사진을 들고 삼엄한 감시망을 펴고 있다"며 "내일 본대회를 성대히 사수해 정권의 탄압에 쐐기를 박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9일 본대회에 나타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6일 촛불수배자 5명이 강원도 동해시 B호텔에서 검거된 뒤에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대회 참가(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경찰은 이 위원장을 사전에 체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이 위원장 체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가 시민사회와 재야, 노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촛불수배자 5명을 검거하기는 했지만, 이 위원장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 실무자들과 66만 조직의 수장은 아무래도 격이 다르지 않겠느냐, 우리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바심이 난 경찰은 민주노총 실무자들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민주노총 건물에도 부쩍 경계가 강화됐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이 위원장을 찾겠다며 회의장에 불쑥 침입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인근 음식점에 이 위원장이 나타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복경찰 30여 명을 보내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현장에 없었고, 거센 반발 속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경찰 경계 속 수천명 참가

 

한편 8일 저녁 전야제는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도 수천명이 참가해 9일 본대회의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행사가 열린 서울역 광장에는 오후 3시부터 '먹거리 장터'가 열리는 등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전해투), 장투위원회 등 단체는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을 열었다.

 

촛불자동차연합 등 촛불시위 관련 단체들도 <저항의 촛불> 등 유인물을 배포하며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전인 오후 5시30분께 서울역 구역사 앞마당에 따로 자리를 잡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이날 오후 '20번째 시국미사'를 봉행했다.

 

전야제 본행사에는 전주지역 중고등학생들의 재즈댄스와 노동자 문선대 공연, 기아차노조밴드의 공연 등 화려한 볼거리가 이어졌다. 전야제는 밤 9시 45분께 끝났지만 참가자들은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일일주점 등에서 밤을 새며 '노숙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태그:#이석행,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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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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