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오바마의 승리가 아닌 '매케인의 패배'"라고 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6일 오후 같은 당 정옥임 의원이 주최한 '이명박 대 김정일 대 오바마 - 미 대선 이후 북핵문제와 한미관계' 긴급 토론회에서다.

 

"탐욕스럽고 오만하고 게으른 미국 보수의 실패"

 

홍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는 '미국 보수의 패배'"라며 "시장보수는 탐욕스러웠고 안보보수는 오만했고 사회보수는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미국민들은 오바마가 좋아서 선택했다기보다 미국 수들의 잘못된 행태에 경고를 준 것"이라며 "한국의 보수진영도 대오각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우리 대선에 빗대 "지난 대선 때도 '노무현이 싫어서 이명박 찍었지, 이명박이 좋아서 찍었겠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한국의 보수들이 겸손하지 않고 탐욕을 부리고 게을러진다면 5년 후 한국 사회는 다시 진보의 세상이 될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자기혁신, 자기정화를 하고 가진 자들이 못가진 자들에게 기회 더 주는 풍조를 만들어야 한국 보수가 앞으로도 나라를 이끌고 갈 토양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태 "변화에 취해 놀라면 안돼"

 

역시 토론회 축사에 나선 박희태 대표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박 대표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우리가 너무 변화에 취해 놀라면 안 된다"며 "지금 무슨 미국에 혁명이 난 것처럼 국민이 불안해하고 이 조그만 대한민국이 어디로 흘러가고 미국과는 관계가 어떻게 될지 북한과는 어떻게 될지 너무 걱정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너무 심한 걱정은 대책을 세우는 데 결코 이롭지 못하다"며 "국민이 동요하지 않는 바탕에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박진 의원은 "세계 초강국으로 군림해온 미국의 사령탑이 선거혁명을 통해 바뀌었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한반도 정책과 한미 관계, 남북 관계에 어떤 좌표를 설정할지가 우리가 당장 미국과 대화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오바마 새 정부와 바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오바마 당선인이 아무리 불량국가라 할지라도 고립시키지 않고 직접 만나겠다는 진취적 접근 방법을 취하겠다고 한만큼 북미 정상간 대화에 급진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새로운 대북 공조를 위해 새 정부와 바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상생·공영의 틀 속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하는 변화와 실용의 대북정책과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통상 쟁점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초당적 방미 대표단을 만들어 미국 신정권 인수팀과 상·하원 지도자를 만나서 비준 문제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공통의 로드맵을 만든 뒤 돌아와서 해당 상임위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

 

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실장 "우리 외교·안보 구상 재점검해야"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실장은 "지난 10년간 한미관계를 돌아보면 한미 양국의 정책 지향이 같을 때는 원만한 관계가 유지된 반면 다를 때는 갈등이 발생했다"며 "오바마 체제의 출범으로 한미동맹 미래비전, 미국의 대북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우리의 외교·안보 구상도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 실장은 "오바마 당선자는 10·9 북핵 실험 이후 부시 대통령의 대북자세 변화를 '비록 늦었지만…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미 양자 접촉을 통해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가는 외교적 방식을 견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조 실장은 "오바마 진영의 동북아팀장 지누지 미 상원 외교관계위 전문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시설 파괴, 특수작전부대 증강, 핵 확산 등에 대한 강경수단 불사를 주장하고 있다"며 "오바마 당선자를 포함해 최근 민주당내 외교안보 정책은 '카터 형'보다는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의 균형을 강조하는 '트루만 형'이 지배적이어서 북핵의 외교적 노력이 결렬되면 대북 군사제제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모든 미국 상품에 사실상 시장을 개방했고 미국산 쇠고기까지도 수입을 재개하는 '성의'를 보였기 때문에 민주당이 내세운 반대 조건의 범주에는 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오바마 당선자가 지금까지 지적해온 한미간 자동차 수출입의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지만 한국이 국제적인 환경·노동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서 FTA 비준 반대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오바마, #홍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