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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국회의원으로서 17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소속 김원웅 전 국회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대전충남에 불어온 거센 자유선진당 바람은 그의 높은 인지도와 화려한 경력을 무색케 했다.

 

낙선한 정치인들은 의례 한동안 칩거하거나 사람만나기를 기피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는 어떤 의원은 유학을 핑계로 외국으로 나가 있기도 한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떨어지고 나니 더 바쁜 것 같다"고 말한다.

 

5일 오후 대전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의원은 그동안 자신이 한 일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얼굴은 상기된 표정으로 "배지를 달지 않으니까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고, 또 하고 싶은 일만 하니까 더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동티모르에 다녀왔다. 현역의원 시절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던 그의 노력이 낙선한 지금에서야 결실을 맺은 것. 그는 이번 방문에서 동티모르 알프레도 피레스(Alfredo Pires) 천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얼마 전 근해에서 발견된 대규모 석유·가스 광구 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이 방문한 기간 동안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이 이곳을 찾아 미분양광구 및 미개발광구에 대하여 양국이 공동조사 및 공동개발을 하기로 양 정부간 MOU도 체결했다.

 

이번 방문에는 한국가스공사, LG상사, 삼성물산, GS칼텍스, 한진 등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동행해 동티모르 자원개발에 동참하기로 했다.

 

김 전 의원은 동티모르와의 자원외교 뿐만 아니라 동티모르 난민을 돕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번 방문 당시 기업들과 한국정보진흥원 등의 후원을 받아 동티모르의 학교와 빈민가에 정보통신 기자재 및 의류, 체육용구 등을 지원했다.

 

또한 조만간 동티모르 난민지원을 위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5월 경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자선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특히 이 음악회에는 '원더걸스'가 출연키로 했고, 한국 및 호주의 반전평화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평화정착과 분단극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으며, 이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을 방문, 국회 통외통위 위원장으로서 맺었던 인맥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에서 일본을 방문,  관방장관을 만나 일제 때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의 반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낙선 이후에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일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은 "그 동안 지켜온 노선, 철학을 지키는 것이 정치일선에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왜 정치활동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나는 그 동안 통일, 민족, 분배 등 이러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이러한 내가 지향하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 보니 현역의원 때 보다 더 바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권력이라는 것은 풀잎에 맺힌 이슬 같은 것이다, 너무 세속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며 출마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태그:#김원웅, #동티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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