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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문화관광 해설사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윤원영 해설사가 문경새재 KBS촬영세트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4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문화관광 해설사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윤원영 해설사가 문경새재 KBS촬영세트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허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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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지역 문화관광 해설사로 보낸 시간이 올해로 8년. 44년간의 교직 생활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점촌중앙초등학교 교장 재임시절이던 2000년부터 지역의 문화관광해설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민선1기 김학문 시장 재임 시절 문경시가 서서히 ‘관광문경’ 으로 탈바꿈을 시작하려 할 때 영주, 안동 등 인근 관광지의 관광 안내원제도를 보고 당시 YMCA 전경홍 이사장과 협의를 하여 관광 안내원 양성을 하게 된 것이 문화관광 해설사의 첫걸음이 되었다고 윤원영(68) 해설사는 회고한다.

“당시 문경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역 문화재나 관광지에 대한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과하여 2차례에 걸쳐 60명의 관광안내원이 배출되었습니다. 저도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테스트를 통과 했지요.”

사실 윤원영 해설사에게 시험이라는 건 별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교장 재임시절부터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적지 공부는 현장학습 위주라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버스를 빌려 학교 학생들을 지역의 관광지와 유적지로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해주는 교장 선생님으로도 유명했기 때문이다.

“당시 학생들을 데리고 안 가본 데가 없었어요. 진남교반, 고모산성, 문경새재 등 심지어 동로의 경찰 유공비 등 학생들의 정신이 도움이 될만한 곳은 큰 곳이든 작은 곳이든 견학을 다니곤 했지요. 그게 밑거름이 되어 지금도 문화유적 해설을 신명나게 하고 있습니다.”

다부진 체구만큼 다부진 말투에서 아직도 청년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렇게 관광안내원으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다가 2004년 경상북도에서 주최하는 문화해설사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했다. 윤원영 해설사는 한때 “365일 문경새재 지킴이” 라는 닉네임으로 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역에 지금처럼 문화해설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언제나 문경새재의 세트장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관광객을 인솔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부스에 안내원 두명이 교대로 근무를 했기 때문에 외근은 주로 교장선생님 몫이었다고.

“관광객들과 3관문까지 오르내리며 이야기를 하고 새재의 구석구석을 설명하는 것이 좋아서 제가 자청한 일입니다. 누가 강제로 시켰다면 그렇게 하지는 못했겠지요. 그 덕분에 많이 건강해지고 전국의 관광객들과 좋은 인연도 맺었으니 저에게는 문화해설사라는 직업이 천직인 셈입니다.”

지금도 잊지않고 메일을 보내오고 휴가 때마다 문경을 찾으며 꼭 윤원영 해설사의 안내를 받고 싶다고 말하는 고정팬도 있어 황혼의 인생이 더욱 풍요롭다고 덧붙인다.

이같이 가장 인기좋은 해설사가 되기 위해서 남모르는 노력도 많이 했다. 같은 장소에 같은 이야기만 할 수 없는게 문화해설사의 입장이어서 대왕세종 세트장이 생기고는 실제 서울의 경복궁을 가보고 세트장의 경복궁과 비교를 하며 관광객의 흥미를 돋우는가 하면 주막의 시와 유적지의 노래비 등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자료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복사를 해서 나눠 주기도 한다고.

“요즘엔 정보도 많고 인터넷에서 자료 검색을 할 수도 있으니 우리같은 해설사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지요. 같은 설명을 반복하기 보다는 다양한 자료를 발굴하여 이미 여러차례 방문했던 관광객이더라도 새로운 느낌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국적인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관광자원도 필요하지만 문화 해설사 같은 민간 자원봉사자들도 많아져야 하고 그들이 관광객의 요구에 맞게 수준높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되겠지요.”

건강이 허락하고 관광객들이 자신을 찾는 동안은 언제나 해설사의 본분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윤원영 해설사. 문경의 힘은 이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본분 이상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봉사자들에 의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문경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경시, #문화관광 해설사, #윤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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