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도곡면 쌍옥리 일원에 추진 중인 쌍옥농공단지 조성사업이 주민들의 반대로 일시중단됐다.

화순군은 쌍옥리 주민들이 동의할 때까지 도곡면 쌍옥농공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일시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화순군은 28일 구충곤 도의원의 중재로 농공단지 조성예정지인 쌍옥리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구충곤 도의원과 김실, 문행주 화순군의회의원, 위광환 전남도지역계획과장, 천용수 화순군청 도시과장과 관계자, 주민 등이 참석했다.

이날 구충곤 도의원은 “농공단지조성과 관련, 지역민들이 결사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의원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 반성했다”며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농공단지를 조성하려는 화순군의 의지도 좋지만 주민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귀울여야 하고, 중앙의 예산을 많이 가져와 사업을 한다고 해서 군민들이 잘사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태에 적극 개입, 지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실 의원도 “법적인 하자가 없더라도 화순군이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없어 주민들이 자신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행정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민들은 “농공단지가 마을과 15m거리에 인접하게 되어 있어 주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겪을 것이 예상되지만 화순군은 주민들의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주민들을 무시하고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마을 인근에 골프장이 생기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조성예정지에 조상들의 묘를 이장, 선산으로 사용하고 있어 또다시 이장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조성 예정지가 모두 밭이어서 농공단지가가 들어서면 쌍옥리는 논만 남아 농촌마을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는 만큼 화순군이나 관계기관에서도 주민들 모르게 설계 등을 위해 조성예정지에 발을 딛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천용수 도시과장은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거부로 만날 수가 없었다”며 “화순군에서는 주민들의 동의없이 강제로 사업을 추진할 의사는 없으며 주민들과 어느 정도 합의점이 이뤄졌을 때 사업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도와 농촌공사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농공단지 조성이 필요하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위광환 과장 등은 “화순관 내 농공단지들은 모두 분양돼 추가로 기업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며 신규 농공단지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봉조 본부장도 “농촌공사는 화순군에서 자금이 부족해 농촌공사의 자금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해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사업을 하다보면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주민들이 이해해 달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문행주 화순군의회 의원도 “화순군이 주민의견 수렴 등을 소홀히 한 점도 있지만 농공단지 조성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이로인해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고, 농공단지 조성과 마을발전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주민들이 반대해도 쌍옥리에 농공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쌍옥농공단지 조성은 절대로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화순군은 2010년까지 쌍옥리 365-1번지 일원 농공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도곡 쌍옥리와 화순읍 서태리, 동면 운농리와 농소리, 이양면 등 6개 후보지를 선정, 타당성 조사를 통해 지난해 4월 쌍옥리를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는 지난 3월 주민설명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알렸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농공단지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 조성예정지 맞은편에 천막을 치고 관련기관의 추진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쌍옥농공단지조성사업은 지난 7월 지구지정고시 후 물건조사와 측량 등 실시설계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일시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