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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충남도의 쌀 직불금(쌀 소득보전 직접지불금) 수령 공무원 자진신고자 결과가 발표되자 농민들이 나락 가마를 충남도청 앞에 쌓아놓으며, 규탄에 나섰다.

 

한미FTA저지대전·충남운동본부 농·축·수산부문위원회는 28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달아 열고 쌀 직불금 불법 수령 공무원 처벌과 농민탄압 민사소송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로 마감된 쌀 직불금 수령 공무원 자진신고자가 대전충남 모두 3356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기에는 대전의 모 자치단체 부구청장과 충남의 모 시장 등 고위공직자까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충남은 3071명으로 전국 16개시·도 중 1위를 기록, 충남도민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면서 "농민 호주머니를 털어 자기 배를 채우는 파렴치한 그 옛날 탐관오리의 모습을 충남 공무원들이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지금 농민들은 풍년의 수확을 앞두고도 비료값, 사료값, 유류값 인상으로 참담하다 못해 죽고 싶은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면서 "이러한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생산된 쌀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되는 '쌀 직불금'을 어떻게 공직자들이 가로 챌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규탄사에 나선 김영호 전농충남도연맹 의장은 "벼룩의 간을 빼 먹지, 어떻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타 먹는 공무원들이 농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갈 수 있느냐"며 "대전시와 충남도는 쌀 직불금을 수령한 공무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부당하게 수령한 사람은 그 명단을 공개하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쌀 직불금 불법 수령 공무원들의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 ▲농자재값 폭등과 농산물값 폭등에 따른 농민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 ▲한미FTA국회비준 음모를 즉각 중단 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주장과 함께 트럭 5대 분량의 나락 가마를 충남도청 현관 양 옆에 쌓아 올렸다. 이들이 쌓은 나락 가마는 단순히 퍼포먼스가 아닌, 충남도와 충남경찰청이 농민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따른 현물 배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충남도와 충남경찰청은 지난 2006년 11월 충남도청 앞에서 열렸던 '한미FTA저지 대전충남시·도민 총궐기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향나무 전소 및 기물파손 등과 관련하여 충남농민단체 간부들에게 2억3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시 대회를 개최했던 주최 측이 불탄 향나무에 대해 원상복구를 해 주는 등의 민사합의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충남도와 충남경찰청이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현재 재판은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충남경찰청은 주최 측 간부 3명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설정해 놓아 이들이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나락으로 현물보상에 나서겠다며 이날 나락 가마를 트럭에 싣고 온 것.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은 도청 현관 양 옆에 나락 가마를 야적하고, 충남도와 충남경찰청의 민사합의 수용 및 민사소송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7일로 마감된 쌀 직불금 수령 공무원 자진신고 마감 결과 대전시는 285명, 충남도는 3071명이 신고, 총 3356명이 신고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전의 경우, 시청 본청과 산하기관 공무원은 모두 156명이 신고했고, 자치구에서는 유성구 37명, 서구 31명, 중구 27명, 동구 17명, 대덕구 17명 등 모두 129명이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경우에는 본청 및 산하기관에서는 모두 533명이 신고했고, 시군에서는 천안이 245명, 서산 231명, 공주 201명, 아산 184명, 보령 183명, 부여 181명, 예산 167명, 논산 162명, 홍성 157명, 태안 155명, 당진 138명, 서천 137명, 금산 131명, 청양 125명, 연기 123명, 계룡 18명 등이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그:#쌀 직불금, #충남도, #충남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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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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