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2 승리로 플레이오프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을 확정짓자 팬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며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2 승리로 플레이오프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을 확정짓자 팬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며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야구팬들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이종욱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어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 이종욱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어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3일 잠실 야구장에서 벌어진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5-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SK 와이번스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진출했다.

 

이로써 SK와 두산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됐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SK가 2패를 먼저 당한 후 4연승을 따내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플레이오프 MVP에는 6경기에서 타율 .556(27타수15안타) 3타점 6득점을 쓸어 담은 두산의 '돌격 대장' 이종욱이 차지했다.

 

이종욱이 두산 타격의 물꼬를 터줬다면, 불펜 전쟁으로 흘러간 마운드의 일등공신은 단연 정재훈이다.

 

불안불안 마무리 '정작가', 플레이오프 앞두고 '보직 박탈' 

 

지난 2005년부터 두산의 마무리를 맡는 정재훈의 공식 별명은 '미스터 게임오버'. 정재훈이 등판한다면 두산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멋드러진 별명이다. 그러나 야구팬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불려지는 정재훈의 별명은 '정 작가'다.

 

글을 쓰는(혹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작가'라는 말은 꽤나 듣기 좋은 말이겠지만, 마무리 투수에게 '작가'라는 별명은 치명적이다. 등판할 때마다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하고 불안한 투구로 극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야구팬들은 최악의 부진에 빠진 한기주(KIA 타이거즈)에게 '한 작가'라는 별명을 붙였다.

 

 두산 투수 정재훈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초 2사 만루 상황때 심명철의 파울타구를 아웃 시킨뒤 팀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 투수 정재훈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초 2사 만루 상황때 심명철의 파울타구를 아웃 시킨뒤 팀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정재훈 역시 그랬다. 정재훈은 올 시즌 패넌트레이스에서 18개의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세이브 실패(블론 세이브) 역시 4개나 기록했다. 3.23의 평균자책점 역시 마무리 투수로는 썩 만족스런 성적이 아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재훈의 마무리 보직을 박탈하는 용단을 내렸다. 불안한 정재훈을 '돌부처' 오승환과 맞붙게 하는 대신, 당일 컨디션이 좋은 투수에게 뒷문을 맡긴다는 작전이었다.

 

그렇게 두산 마운드의 마지막 카드였던 '정작가'는 투수 운용에 따라 수시로 보직이 바뀌며 경기 내내 불펜에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전천후 투수' 정재훈, 4경기에서 171개의 공 던지며 3승 '꿀꺽'

 

 두산 투수 정재훈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회초 2사 1루 양준혁을 삼진 처리한뒤 환호하고 있다.

두산 투수 정재훈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회초 2사 1루 양준혁을 삼진 처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러나 정재훈은 여전히 두산 마운드의 중심이었다. 정재훈은 플레이오프 6경기 중에서 무려 4경기에 등판하며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고, 두산이 거둔 4승 중에서 3승을 책임지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6일에 열린 1차전에서는 5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올라와 7회까지 9타자를 상대로 안타 하나만을 허용하는 역투로 8-4 역전승을 이끌며 첫 번째 승리를 따냈고, 20일 4차전에서는 무려 72개의 공을 던지며 3.2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정재훈은 23일 6차전에서도 이혜천을 구원해 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자신의 플레이오프 세번째 승리를 챙겼다. 특히 4-2로 앞서던 5회초 2사 1·3루의 위기에서 선발 이혜천을 구원해 대타 양준혁에게 삼진을 뺏어내며 승기를 두산쪽으로 가져 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재훈은 플레이오프에서 9.1이닝을 던지며 무려 171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는 선발 투수로 활약한 이혜천(9.2이닝 투구수 166개), 맷 랜들(9.1이닝 166개), 김선우(4.1이닝 104개)를 능가하는 숫자다.

 

에이스 김선우가 최악의 부진에 빠지고, 김명제·이승학 등 패넌트레이스에서 선발 요원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두산에서 정재훈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SK의 파트너는 두산이 아닌 삼성이 됐을지도 모른다.

 

'포크볼 전문' 정재훈, 2008년 포스트시즌 '맞춤형 투수'

 

 두산 선수들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2 승리로 플레이오프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을 확정짓자 팀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 선수들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5-2 승리로 플레이오프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을 확정짓자 팀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유난히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좁다. 따라서 스트라이크존의 구석을 활용하는 투수보다는 상하를 조절하며 상대 타자를 현혹시키는 투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정재훈은 국내에서 포크볼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이다. 각도가 큰 커브의 위력도 포크볼에 뒤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정재훈은 2008년 포스트시즌을 위한 '맞춤형 투수'라 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지금의 스트라이크존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즉, 두산이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고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정재훈의 활약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두산 야구팬들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 야구팬들이 23일 오후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두산 오재원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사 만루 고영민의 유격수 뜬공때 3루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 되고 있다.

두산 오재원이 23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사 만루 고영민의 유격수 뜬공때 3루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 되고 있다. ⓒ 유성호

2008.10.24 08:29 ⓒ 2008 OhmyNews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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