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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자체 사업으로서의 적합성과 항공 주권 침해 여부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인천타이거항공 설립 타당성 문제가 국감장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사업 재검토까지 요구하는 등 사업 적합성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감장에 출석한 안상수 시장이 "올해 연말 정도에 준비 절차를 재개하겠다"고 밝혀 인천타이거항공 설립을 놓고 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연말 취항을 목표로 인천시가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사와 합작하여 설립을 추진 중이었던 인천타이거항공은 지역 시민단체와 일부 항공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취항 준비가 잠정 보류된 상태로 알려져 있었다.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
ⓒ 여의도통신 한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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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한나라당 의원 "인천타이거항공 설립 추진 재검토해야"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은 먼저 "외국인 투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업에 대한 투자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중요하다"면서 "항공산업은 국가가 관리·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국가전략사업"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사가 한중일 항공 자유화로 예상되는 운행 제약을 피하기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항공사를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이렇게 일정 지분 참여해서 운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국가 인프라를 싱가포르에 내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인천타이거항공 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인천시가 항공사 운항에 관여한다는 것은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런 문제는 국가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사업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강 의원은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고 게다가 고환율로 2중 3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적자가 나게 되면 이는 시민의 적자가 된다. 조례 제정 과정에서 인천시의회와 어려움도 있었던 만큼, 좀 더 의견 청취를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상수 인천시장은 "여러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항공사 승인 문제는 정부가 판단할 문제로, 올해 연말 정도에 운항 허가서를 받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인천시장
 안상수 인천시장
ⓒ 여의도통신 한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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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항공 사전 선정 의혹?... "선정 기준대로 평가하지 않아"

또한 이날 국감에서는 "인천시가 지역항공사 선정 기준을 만들고도 기준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와 인천타이거항공 설립 추진 과정의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인천시가 지역항공사 선정 기준을 만들고도 기준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면서 "인천시가 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내부적으로 마련한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인천시가 지난해 9월 18일 작성한 'FLY Inchon Project 참여의향기업 협상 계획'에 따르면, 인천시는 당시 지역항공사 설립 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해 ▲자본조달 가능성 30% ▲경영능력 30% ▲사업모델 우수성 20% ▲사업제안 조건 20% 등 비중이 합계 100%인 기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그러나 사업자로 선정된 타이거항공은 사업자 선정계획 및 기준 마련(작년 9월 18일) 이전에 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이는 기준별 비중 평가 없이 타이거항공의 의향이 가장 우수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인천시가 자본조달 능력·방안·규모, 항공사 경영 경험·인지도·안전성, 기업 경영 능력 경험 등 평가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참여의향 업체들로부터 제출 받거나 확보한 자료가 전무했다"면서 "기준을 만들어 놓고도 이렇게 맘대로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지적은 인천시 측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 국내 항공사들에게 저가항공사 합작을 제안했다"는 기존 주장과는 상당히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인천시는 "국내 항공사들이 합작 제안을 거부해서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사와 설립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천시 산하 공사 내부문건 "명확한 사후대책 있어야"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모 공사가 인천타이거항공 출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명확한 사후 대책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삼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 산하 모 공사는 '인천타이거항공에 대한 공사의 출자 검토'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법인 설립 후 항공기 구입, 재보험 가입 시 지분별 담보 등이 예측되고 국내외 합작법인으로 설립되는 바 이에 대한 권리, 의무, 책임, 의사결정 구조 및 주식 양도 등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종합 의견을 통해 "인천시에서 적극 추진 중인 사업임을 감안하여 추후 인천시와 협의하여 적정지분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항공사업은 인명을 다루는 사업인 점을 고려할 시 참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이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2008년 4월에 인천타이거항공 설립 참여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모 공사 투자 유치팀이 작성한 것으로,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타이거항공 지분 구조는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이 49%, 인천관광공사가 20%, 인천도시개발공사 16.3%, 인천교통공사 12.3% 그리고 인천시가 2.4%로 알려져 있다.

이용삼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내국인 51% 지분 요건 충족을 위해 동원되는 인천시 및 인천관광공사, 인천교통공사, 인천도시개발 공사 등은 항공 분야의 경험이나 전문성이 전무하다"면서 "단일 대주주인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이 모든 사업을 사실상 총괄하는 법인의 사실상 지배자로 볼 수 있어 항공법을 위배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이 의원은 "이미 민간부문에서 경쟁시장이 확보되어 가는 시점에서 대규모 정부 자금을 등에 업은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자치단체가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알 수 없으며, 돈이 된다 하더라도 지자체가 해야 할 사업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 있다"면서 인천타이거 항공 설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인천, #타이거, #싱가포르, #저가항공,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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