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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은 YTN 노조가 구본홍씨 출근 저지에 나선 지 89일째 되는 날이다. 인사에 불복종한 지는 49일째 되는 날.

노종면 노조 위원장은 "구본홍씨가 무단 결근한 6일째 되는 날"이라고도 했다.

어김없이 아침 8시에 사원들이 후문 앞에 모였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봄에 돌던 '구본홍 사장설'이 여름에 현실이 되더니 어느덧 가을 문턱에까지 들어선 것이다.

오늘도 조합원들은 김밥과 샌드위치 등을 먹으면서 사는 얘기, 아이 얘기, 출입처 얘기들로 하루를 함께 연다. 분위기는 언제나 그렇듯 밝다.

14일 오전 YTN 집회에는 심석태 SBS 노조 위원장 등 20여 명의 SBS 조합원들이 참석해 YTN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14일 오전 YTN 집회에는 심석태 SBS 노조 위원장 등 20여 명의 SBS 조합원들이 참석해 YTN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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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서 손님들이 왔다. 심석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등 보도국 기자 10명을 포함한 20여명의 조합원들이 지지방문을 왔다. 전날 KBS 기자들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다. 노 위원장은 SBS 동지들에게 '낙하산 반대' 스티커를 선물하기도 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지난 석 달 동안 구본홍 사장이 주로 호텔에서 수천만원을 쓰고 다녔다고 한다"면서 "확인되는 것은 주로 구본홍에 대한 우울한 소식 뿐이고 구씨에게 전화받았다고 자랑하던 사람들이 단식을 하고 있다"면서 갑작스런 '구구(구본홍 구하기) 단식'에 돌입해있는 부팀장들을 비판했다.

심석태 SBS본부장은 "오는 10월 25일에 출근 저지 100일이 되는데, 양해해주신다면 떡은 SBS 노조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심 본부장은 "이길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싸워달라"고 말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에게 방송장비 등에 부착하는 낙하산 반대 스티커를 선물하고 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에게 방송장비 등에 부착하는 낙하산 반대 스티커를 선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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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SBS 보도국 기자도 "YTN 조합원들을 직접 보니 존경스런 마음이 든다"면서 "구본홍이 부끄러운 날, 여러분이 자랑스런 날이 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YTN FM <강성욱의 출발 새아침> 방송을 마치고 내려온 강성욱 조합원은 "6시부터 8시까지 방송이 있기 때문에 투쟁에 함께 하지 못한 적도 많다"면서 "하지만 동기 후배들을 이렇게 징계하고 더군다나 해고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YTN 한 조합원은 "인터넷 즐겨찾기에 검색사이트 '구본홍'과 '사퇴'를 저장해놓고 컴퓨터에 앉을 때마다 제일 먼저 검색한다"면서 "아마 이것이 우리 모두의 심정일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구본홍씨는 오늘도 출근하지 않았다.

심석태 SBS 노조 위원장 "방송장악, 노골적이고 원시적"

- 꽤 많이 오신 것 같은데?
"25명 정도 온 것 같다. 보도국에서만 10명 왔으니까…."

- 미리 일정을 정하고 온 건가?
"아니다. 어제 사내게시판에 YTN 지원 가자, 8시에 YTN 앞에서 만나자고 올려놨는데 기자, 기술영상 쪽에서 많이 왔다. 나도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 YTN·KBS·MBC 공영 개념을 갖는 방송국들이 모두 시끄럽다. SBS 노조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보나?
"방송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생각한다면 민영과 공영의 차이는 없다. 똑같은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YTN 문제가 남의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YTN이 무너지면 아마 도미노처럼 밀려올 것이다. 서울/지역, 지상파/케이블 이런 것을 가르는 게 이 정부 정책의 문제다."

심석태 언론노조 SBS 본부장
 심석태 언론노조 SBS 본부장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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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조합원들은 YTN 사태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가?
"오늘 SBS 기자 등이 많이 온 것도 언론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 크다는 증거라고 본다. 현재는 YTN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고 방송 언론인을 비롯 언론노동자들 모두 YTN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이명박 정부 언론정책을 평가한다면?
"어느 정권이든 솔직히 구도는 비슷했다. 지난 정부도 그랬고…. 내가 노태우 정권 때 기자 됐는데 그동안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정부는 너무 노골적이고 원시적이다. YTN 대량징계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림이 대충 나오지 않나. 조중동에 방송 안겨주려는 그림이 나온다. 궁극적인 지점에는 조중동에게까지 방송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 YTN 사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솔직히 사태 초반에는 YTN이 버티기 힘들겠구나, 어렵겠구나 생각했었다. 예상치 못한 힘이 결집되고 있다. 쟁의 등을 경험한 적도 없는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뜻을 모아 싸우니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의명분, 국민 인식 등에서는 이미 이겼다고 본다. 구본홍을 쫓아내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고,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태그:#YTN, #구본홍, #노종면, #심석태,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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