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어회
 전어회
ⓒ 맛객

관련사진보기


전어는 맛없다. 획일적인 칼질, 느끼한 쌈장. 그대에게 묻는다. 전어, 진정 맛있더냐? 전어는 막 먹는 회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일까? 업소에서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막 내놓는다. 전어맛을 죽이고 살리는 쌈장도 막 나온다. 전어가 막회면 쌈장은 특별히 맛있게 만들어내야 한다. 허나 아니다. 그러니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 입에 전어가 맛있게 들어갈 리 없다.

그런 이유로 맛객은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횟집에 가서 전어를 잘 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도나도 타령하는 전어, 안 먹을 수도 없는 일. 요즘은 횟집에서 기본 손질만 해와 집에서 내 입맛에 맞게 맛을 극대화시켜 먹곤 한다.

전어에 정성을 더하니 회의 가치가 달라졌다
 전어에 정성을 더하니 회의 가치가 달라졌다
ⓒ 김용철

관련사진보기


전어는 주로 활어로 소비된다. 하지만 하룻밤 숙성한 전어 맛을 알고 나면 활전어에서는 비린내가 느껴질 정도이다. 숙성되면 육질이 물러질 것이라 생각되지만, 숙성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기 때문에 식감 걱정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제 입맛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전어를 마늘과 고추를 곁들여 깻잎으로 쌈 싸는 걸 즐기는가 하면, 전어초무침에 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입속의 즐거움을 위한 식법일뿐이지 전어의 참맛을 끌어내는 건 아니다.

와사비 얹어 간장에 찍어먹는다. 고소함이 느껴진다
 와사비 얹어 간장에 찍어먹는다. 고소함이 느껴진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숙성된 전어를 포 뜬 다음 껍질을 벗겨냈다. 다음으로 칼질을 내어 잔뼈를 잘게 나눈 다음 세로로 썰어내니 그럴듯한 회 한점이 되었다. 접시에 올리고 장식을 더하니 전어에 이런 면이 있었나 싶다. 막장에 쌈으로 먹고자 했다면 굳이 이런 수고를 하지도 않았다.

섬세한 횟감처럼 와사비를 올리고 간장에 찍어 맛을 보니, 전어가 품고 있는 맛이 그대로 미각에 전달된다. 고소함과 감칠맛, 쌈과 무침으로 먹어서는 절대 도달하지 못할 수준이다.

전어초밥은 계절의 별미이다
 전어초밥은 계절의 별미이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회만 먹는 단조로움을 탈피하고자 전어초밥도 만들었다. 전어초밥은 일본요리만화 <미스터 초밥왕>에도 소개되어 있을 정도로 괜찮은 계절초밥이다. 다만 회를 바로 쥐지 않고 전어에 맛을 가미한다. 소금에 절인 전어를 다시 촛물에 넣어 짭짤시큼하게 맛의 변화를 주는 식이다.

적당한 고소함, 적당한 담백함, 적당한 감칠맛 전어는 부담없어 좋다
 적당한 고소함, 적당한 담백함, 적당한 감칠맛 전어는 부담없어 좋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맛객은 인위적인 맛을 가미하는 대신 재료가 지닌 고유의 맛을 선택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초절임을 하면 맛은 더 배가되지만 고유의 맛이 떨어진다. 반대로 초절임을 하지 않는 전어는 고소한 맛이 살고 종합적인 맛은 초절임만 못하다.

일반적으로 초절임전어로 초밥을 잡지만, 생으로 잡는 전어초밥에는 고소함이 있다
 일반적으로 초절임전어로 초밥을 잡지만, 생으로 잡는 전어초밥에는 고소함이 있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초밥이 완성되었다. 초밥위에 잘게 썬 실파와 다진 생강 같은 건 생략했다. 숙성된 전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굳이 향이 진한 파와 생강으로 맛의 조화를 깨뜨릴 필요는 없다. 자 이제 맛을 보겠다.


태그:#전어, #전어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