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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같지 않다. 진짜 지금이 중요한 고비다. 여기서 무너지면 다시 3공화국 때처럼 되는 거다."

 

9일 저녁 남대문로 YTN 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위원장은 "지금 YTN 노조가 사생결단의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죽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당하게 싸움의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우리 때랑 비하면 여건도 좋은 편이다. 그 때는 폭력이 난무하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YTN 노조에 대해 수많은 지지가 이어지고 국민 의식도 깨어있다. 승리할 수 있다."

 

유신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33년 전 해직언론인의 길을 먼저 걸었던 동아투위 선배들이 YTN 후배들을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 "구본홍, 뭐 먹을 게 있다고 후배들 목 치나"

 

아쉽게도 선배와 후배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동아투위 선배들은 이날 "지난 투쟁 때의 의기와 혈기를 살려 YTN 노조의 투쟁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동아투위는 지난 8일 YTN 집단 징계에 대한 성명서를 낸 바 있다. 동아투위는 "사측의 YTN 노조원에 대한 무더기 부당 인사 조치는 과거 <동아일보> 사측이 우리 동아투위에 행한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위원장은 고 송건호 <한겨레> 사장을 떠올리며 구본홍 YTN 사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송건호 당시 편집국장은 우리 후배들의 복직을 위해 스스로 사표를 던지셨다. 그리고 이후 <한겨레> 창간위원·사장까지 하셨다. 구본홍씨의 과거를 보니깐 MBC에서 보도국장·경영기획실장 많이도 하셨더라. 할 만큼 하셨고 먹고 살 만큼 벌었을 텐데 무엇을 더 먹을 게 있다고 후배들 목을 치나."

 

또 "YTN 노조원들도 해직돼 가족들을 어떻게 부양해야 할지 걱정이 많겠지만 '천하와 대의를 위해 일하면 천하가 먹여살린다'는 옛말이 있다"며 YTN 노조원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 있는 시민들이 YTN 노조원들 먹여 살릴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또 이명박 정권이 물러나면 반드시 지금 해직된 YTN 노조원들 복직된다. 그러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월급 다 받을 수 있다. 정당하게 싸우고 목돈까지 생기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

 

성유보 "시작은 '동아투위' 같더라도 끝은 달라야"

 

하지만 정 위원장은 해직언론인이 겪어야 할 인생험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자신과 동지들이 걸었던 길이었기에 그 길을 걸어야 할 YTN 후배들을 향해 더욱 애끓는 심정이 인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해직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등이 돼야 두려움 없이 싸울 수 있다"며 YTN 노조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고민했다. 또 "만약 파업할 것이라면 다른 신문과 방송까지 모두 정지시켜야 한다, 국민들이 못 느끼는 파업은 파업이 아니다"며 YTN 노조에게 충고했다.

 

"1970~80년대 동아투위를 중심으로 모든 재야세력이 모였다. 윤보선도 DJ도 동아투위를 구심점으로 모여 민주화 투쟁을 벌여나갔다. YTN도 제2의 동아투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그래서 청와대가 그것이 두려워서라도 구본홍을 자를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유보 '동아투위' 위원 역시 이날 촛불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해직 사태가 길어져서는 안 된다"며 YTN 노조의 투쟁에 대한 범사회적인 지지와 격려를 부탁했다.

 

"지난 날 우리는 무릎 꿇고 살기보다는 서서 죽길 원한다는 마음으로 싸웠다. 현재 YTN 노조원들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같더라도 끝은 우리와 달라야 한다. 우리는 끝내 복귀하지 못했다. 여러분들이 중요하다. 이 일을 도와준다고 생각치 말고 자신의 일이라 생각해달라. YTN 노조의 슬픔과 불행이 바로 우리의 슬픔과 불행이라고 생각해 달라."


#YTN#동아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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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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