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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7일 오후 마산 삼각지공원에서 활동보조비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집회를 연 뒤 거리행진을 하려 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장애인들이 버스 밑으로 기어 들어가 나오자 경찰이 막으면서 옮기려 하고 있는 모습.
 장애인들이 7일 오후 마산 삼각지공원에서 활동보조비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집회를 연 뒤 거리행진을 하려 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장애인들이 버스 밑으로 기어 들어가 나오자 경찰이 막으면서 옮기려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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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활동보조예산 150억원 삭감에 항의하며 집회를 연 뒤 거리행진을 하려 했지만 경찰이 막아 충돌이 발생했다.

(사)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대표 송정문)와 (사)경남DPI 등 장애인 단체들은 7일 오후 2시 30분경 마산 삼각지공원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예산 삭감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날 장애인 50여명은 전동휠체어 등을 타고 참석해 1시간가량 집회를 열었다.

장애인들은 지난 9월 25일에도 이곳에서 1차 집회를 열고,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마산을)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안홍준 의원은 한나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이면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간사로 있다.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예산 재심의'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부터 안 의원 사무실 안팎에서 농성 등을 벌였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장애인 단체의 2차 집회를 불허했다. 지난 1차 집회 때 도로를 점거해 교통체증이 심했다는 게 이유였다. 장애인단체가 집회 신고를 냈지만 경찰은 '집회 금지령'을 내렸다.

경찰은 "1차 집회 때 길을 건너간다고 하면서 농성을 벌여 무려 26시간이나 교통정체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에 보면 경찰의 자체 판단에 따라 불법행위가 예상될 경우 48시간 이내에 금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송정문 대표가 "왜 못 가게 하는데"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송정문 대표가 "왜 못 가게 하는데"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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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문 대표는 "장애인 활동보조비 예산을 삭감한 것은 장애인들의 활동을 제한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항의의 뜻으로 휠체어를 두고 기어서 갔다"면서 "장애인 활동보조비를 삭감하면 장애인들이 휠체어 없이 기어가는 것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이 이날 2차 집회를 마칠 즈음, 경찰은 집회장 앞 도로에 경찰버스를 주차해 놓고 방패를 든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장애인들은 횡단보도로 가려고 했지만, 경찰은 방송차량을 통해 "불법 집회로 해산하라"고 종용했다.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은 청와대 잔디보다 못하냐."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은 청와대 잔디보다 못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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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앞뒤 다 막아 놓고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냐"면서 "횡단보도를 막은 것은 경찰이며, 경찰이 먼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장애인들은 경찰 방패와 옷을 당기는 등 항의하기도 했다. 장애인 10여명은 휠체어에서 내려 경찰버스 밑으로 기어들어가 도로로 나가기도 했다.

경찰은 4~6명씩 장애인을 들고 인도로 옮기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한 장애인은 팬티가 보일 정도로 바지가 벗겨진 채 옮겨지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집회를 할 수 없다고 해서 우리는 공원에서 난상토론을 한 것이며, 집에 가거나 볼일을 보려고 가려고 해도 경찰이 횡단보도를 막으면서 갈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파란 신호등일 때 누구나 건너갈 수 있는데 왜 못 가게 막느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복지예산을 9% 올렸다고 하며, 능동적 복지를 주장한다"면서 "수치놀이를 하더라도 노무현 정부 때는 복지예산이 10.2%로 그 때보다 낮고, 장애인 수당마저 깎아 먹는 게 어떻게 능동적 복지냐"라고 말했다.



태그:#장애인활동보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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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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