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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울산 울주군 온산근린운동장에서는 온산읍 체육회가 주최한 8·15광복 제63주년 기념, 리별·향우회별 축구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국권 회복의 참뜻을 기리고 읍민이 하나되는 화합의 장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스포츠 활동을 통한 개인의 건강 증진과 향우회별 화합을 더욱 돈독히 다져 건전한 사회 기풍을 조성하고자 매년 연례 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1970년대 중반, 온산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원래 취락 및 농경지였던 목도·방도·달포·우봉·당월 그리고 화산리 등 마을주민 수백 가구는 해안가 보금자리를 화학 및 비철단지로 내주고 내륙지역인 덕신리에 정착해 살고 있다. 1996년 2월 온산이 읍으로 승격하자 덕신리는 온산읍 소재지가 되었다.

 

이들 이주민에게는 이번 향우회별 축구대회가 조상 대대로 함께 살았던 옛 마을 향우들과 다시 만나 고유한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박종섭 온산읍 체육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온산 읍민들의 단합과 화합을 향한 신념이 벌써 열 번째 대회를 개최하게 된 밑바탕”이라고 소개하며 “읍민과 향우회의 친목 및 화합을 다지는 대회가 되자”고 당부하였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축구대회는 방도리, 대정리, 이진리, 달포리, 학남리, 우봉리, 화산리, 강양리, 호남향우회, 목도리, 삼평리, 덕신리, 당월리, 원산리 등 총 14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2개조로 편성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온산근린운동장과 간절곶스포츠파크 그리고 경영정보고등학교 등지로 나뉘어 열띤 경합을 벌였다.

 

 

A조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 팀 이였던 우봉향우회가 예선전에서 학남리와 준준결승전에서는 화산향우회 그리고 준결승전에서는 달포향우회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 강호다운 면모를 보였다.

 

B조에서는 목도향우회가 호남향우회와 예선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행운의 승리를 따냈고 이어진 준준결승전에서는 삼평리를, 준결승전에서는 당월리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힘겹게 따돌리고 결승전에 올라 우승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온산근린운동장에서 오후 5시경 진행된 결승전에는 이주 마을끼리의 대결로 우봉리와 목도리의 지역 향우들이 총 출동해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시작 5분경 디펜딩 챔피언 우봉팀이 선제골을 넣어 기선을 제압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공격수가 빠르게 치고 들어가 골키퍼와 마주보는 상황을 만든 후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켜 2회 연속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목도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전반 15분경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우봉 골문 앞에서 멋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 이어 기세가 오른 목도팀의 공세가 계속된 가운데 20분경, 오른쪽 터치 라인 쪽에서 툭툭 치고 들어가던 목도의 미들필더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통쾌한 역전 골을 터뜨렸다.

 

하프타임에 만난 강대용 목도향우회 감독은 “하루에 끝나는 일정이라 선수자원이 많은 목도가 유리할 것”이라며 “일년간 우승을 위해 지역 향우들이 한마음이 돼 철저하게 준비를 많이 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의 교체가 이뤄진 후반전에는 수많은 향우들의 자존심이 걸린 응원전뿐 아니라 사라진 마을에 대한 애착이 더해져 장 내외에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서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계속 연출 되는 가운데 후반 종료직전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연결한 스루 패스를 목도의 공격수가 오른발 슛을 날려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제10회 대회는 목도향우회가 우봉향우회를 3-1로 제압하고 우승기를 품에 안았다.

 

 

결승전을 지켜 보던 화산리 향우회의 강기련(42세) 주부는 “중1때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는데 매년 이렇게 모여 추억을 나눌 수 있으니 너무 좋다”며 “오늘이 고향 계 중 날이다”고 말했다. 또 “오늘의 우승팀은 참가한 이주 향우회와 읍민 모두”라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 중앙병원에서는 경기장마다 의료진을 파견해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지원했다. 오광세 관재팀장은 “온산읍과 자매결연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무료로 의료지원을 하게 됐다”며 “위급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고 원만하게 대회를 치러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를 개최한 온산읍체육회는 78명의 임원 및 회원들로 회장단과 경기분과, 홍보분과, 시설분과, 기획분과 등 4개의 위원회로 구성돼 있으며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제10회 온산읍 체육회장기 축구대회 시상내역
 

 

▲단체상

   우승- 목도향우회

   준우승- 우봉향우회

   공동3위- 달포향우회, 당월향우회

 

▲개인상

   최다득점상- 김진규(달포향우회)

   최우수선수상- 이종민(목도향우회)

   지도자상- 강대용(목도향우회)


태그:#온산읍체육회, #축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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