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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한동안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였던 민주당이 서서히 계파별 세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7·6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당내 통합이 최우선 과제로 등장하면서 숨죽이고 있던 다양한 비주류 계파들이 '386'을 중심으로 한 정 대표 체제에 대응해 하나둘씩 독자적인 세 규합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새 지도부 출범 후 80일이 지났지만 10%대 당 지지도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당내 개혁 성향의 인사들은 이날 오후 '민주연대' 설립을 위한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민주연대는 재야파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평화연대가 주도하고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계열이 동참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이 모임은 현역 의원 16명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공동창립준비위원장은 최규성, 이종걸 의원, 노웅래 전 의원이 맡기로 했다. 민평련의 유선호, 김재균, 장세환 의원, 정동영계에서는 강창일, 박영선, 우윤근 의원, 시민사회에서 김상희, 최문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고, 당 사무총장인 이미경 의원도 참여했다.

 

특히 이 모임에는 천정배 의원과 함께 4·9 총선 낙마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정동영 전 장관, 총선 이후 당과 거리를 두며 물밑 행보에 주력했던 김근태 전 복지부 장관이 지도위원으로 참여해 정치 무대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추미애 의원도 공동 보조 대상으로 분류된다.

 

민주연대는 현재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 무게중심을 둔 양상이지만 "야당 내 야당으로 활동하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여서 향후 정체성 논란을 촉발하면서 당의 분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날 결의문만 봐도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분명히 했다.

 

김근태 전 장관은 발기인대회에서 이명박 정권을 민간독재로 규정한 뒤 "투쟁의 맨앞에 서야 한다" "단호히 싸워야 한다"고 투쟁력을 강조했고, 노웅래 전 의원은 "야당다운 야당이 없고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정 대표도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축사에서 "새 지도부는 변화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변화도 옳은 방향의 변화이어야지, 잘못된 변화는 안하니만 못하다" "소금이 제 기능을 하려면 썩지 않아서만 되는 게 아니라 잘 영글어야 한다"고 언급, 여운을 남겼다.

 

친노(親盧) 진영이 조직적 세규합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도 세력구도 변화의 조짐이다.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 4월 연구재단 '광장'을 출범한데 이어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달초 '더좋은 민주주의연구소' 준비위 개소식을 가졌다.

 

친노 진영 역시 최근 노 전 대통령이 촉발한 '민주당의 호남당화' 논쟁에서 보듯 당 지도부가 호남에 치중함으로써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박상천 전 대표로 대표되는 구 민주계 역시 정세균 체제 출범 이후 소수그룹으로서 소외받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jbryoo@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태그:#민주연대, #민주당,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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