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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강력한 공권력을 투입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경찰의 대대적인 사행성 불법 게임장 및 성매매업소 단속과 관련해 "무차별적 단속은 안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촛불집회는 강력하게 단속하고, 성매매는 유연하게 단속하라는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성매매 업소 등 단속에 대해 '유연성'을 강조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대적인 성매매 업소 단속을 시행하고 있는 일선 경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꿀밤, 정학, 퇴학 있는데 걸렸다고 다 퇴학시키면 안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최근 경찰의 대대적인 사행성 불법게임장 및 성매매업소 단속과 관련해서 불법을 용납해서는 안 되지만 무차별적인 단속으로 민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직폭력 등 민생저해사범 단속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동대문경찰서 등 일선 경찰서에서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을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복수의 기자들에 따르면, 이동관 대변인은 "단속을 하면 취지와 달리 (단속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영세업주들의 생계에까지 피해를 주는 부작용이 생기니, 그런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구체적인 지역이나 상황을 갖고 말씀하신 게 아니라 일반적인 원칙을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이른바 싹쓸이해서 몰아가듯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기자들은 "영세업소라는 게 영세한 규모의 성매매업소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근 식당이나 슈퍼 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아니 왜 그런 식으로 이해를 하느냐"면서 오히려 역정을 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대변인은 이어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다 퇴학을 시키는 게 아니라 이 놈은 꿀밤 한 대로 끝내고, 이 놈은 정학, 또 저 놈은 퇴학시키는 게 아니냐"며 "걸렸다고 다 퇴학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변인이 말한 '영세업소'가 성매매업소를 뜻한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기자들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기자들은 "현실적으로 다른 지역에도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는데 동대문만 죽이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이 대변인은 "(성매매 업소를) 봐 달라는 게 아니라 불의의 피해자, 형사처벌을 할 정도의 범법행위가 아닌 경미한 경우까지 휩쓸려서 서민들이 먹고사는 데 지장주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특히 한 기자는 "촛불집회는 강력히 단속하면서 성매매는 유연하게 하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불법집회의 경우에도 쇠파이프를 든 사람도 있고, 단순히 참가한 사람도 있고, 집회를 주도한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경찰이 이른바 '유모차 부대'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었다.

 

의문이 풀리지 않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계속되자, 이 대변인은 "성매매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는 주문으로 이해해 달라"면서 "나머지 부분은 알아서 쓰시라"고 말한 뒤, 브리핑을 마쳤다.

 

대선후보 시절에도 '발마사지 발언' '노래빠'로 곤욕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일간지 편집장들과의 저녁식사 도중 "얼굴 못생긴 여자가 서비스도 좋더라"는 이른바 '발마사지 발언'으로 여성계의 거센 반발을 산 적이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45년 전 우리 선배의 이야기를 전한 것일 뿐"이라는 '어설픈' 해명을 내놔 또 다른 비난을 자초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양재동 건물 지하 1층 '노래빠'에서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업소는 "성매매를 하지 않는 건전한 업소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한 채 현재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성매매 단속, #촛불집회 단속, #이명박 대통령, #발마사지 발언, #이동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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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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