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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현직 언론인들은 작심한 듯 격한 어조의 말을 내뱉었다. 우선 2008년 9월을 "야만의 시대, 야만의 세월"이라고 표현했다. 이명박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은 "재벌 프렌들리, 수구 보수언론 프렌들리의 '패거리 한통속'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구본홍 사장 반대를 외치고 있는 YTN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명박 정권의 야수성과 파렴치함의 반증"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문화부 한나라당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론화하고 있는 신문법 개정과 MBC KBS2 민영화, 대기업의 방송 확대추진은 "현 정권의 장기집권 가도를 열어줄 재벌방송과 조중동 방송 만들기를 위한 미디어지형의 전면재편 시나리오"로 해석했다.

 

거리로 나선 전현직 언론인들... "재벌과 보수언론 패거리 한통속"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언론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는 22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언론 현업에 몸담고 있거나 전직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우리는 오늘 거짓이 진실을 내몰고 불의가 정의를 짓밟는 정치권력의 폭압적 행태로 위기에 처한 국민주권과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떨쳐 일어섰다. 모든 부당한 권력의 전횡을 견제, 감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언론자유 수호의 책무는 바로 언론인 스스로에게 있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언론인들의 존재이유이며 숙명이다. 언론인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켜달라고 호소할 수는 없는 것이다."

 

현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하는 한편 대한민국 언론인 모두에게 두루 자성과 동참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9명의 공동 추진위원장들이 언론인 시국선언 맨 앞에 서기로 했다. 김용민 전국시사만화협회장(경향신문 화백), 이재명 방송기술인연합회장, 김영희 PD협회장, 김경호 기자협회장,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 조양진 동아투위 전 총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성규 한국독립PD협회 방송장악 저지위원장, 이준희 한국 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이 그들이다. 언론 관련 분야를 대표하는 현업 단체장들이 총망라됐다.

 

이들은 지난 8월 12일부터 시국선언 준비모임을 열어왔으며 9월 5일 PD연합회 이취임식 직후 연석회의를 통해 큰 틀을 짰다. 지난 18일에는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정과 내용을 합의해 오늘 시국선언문이 나오게 됐다.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화백은 "그동안 만평가들은 신문 지면 안에서만 활동했는데 이제 지면밖으로 나갈 것"이라며 "점점 잘못되고 있는 언론정책을 바로 잡는데 끝까지 애쓰겠다"고 말했다.

 

김영희 PD연합회장은 "사회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지만 역사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면서 "언론이 특정세력에게 장악되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모든 언론인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해 자유롭고 풍요로운 언론을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자"고 격려했다.

 

김경호 기자협회장은 "알 권리를 위한 본격적인 투쟁을 벌이자"고 했으며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선배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언론자유다. 이제 그 빚을 다시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내부에서 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성규 PD는 "외주제작을 하고 있는 독립PD들은 그동안 언론인으로의 자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어줬다"면서 "독립PD들도 과감하게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자와 따로 만나 "KBS에서 10월부터 할 생각이던 프로그램도 포기했다"면서 "아이템 선정 과정 등에서부터 벌써 KBS 내부에서 '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못 속인다"고 말했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은 KBS 노동조합을 질타했다.

 

"지금의 언론현실에서 KBS 노동조합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다. 변화와 각성을 바란다. 언론자유를 지키는 투쟁의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

 

 

 

'언론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는 오늘 시국선언문에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자유 탄압행위 중단, 최시중 이동관 유인촌 신재민 등 자진사퇴 등 다섯 개 항을 요구했으며 오늘부터 직종과 차이를 넘어 모든 언론인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미 간사협의체도 구성한 상태다.

 

이들은 오늘 10월 24일 1차 언론인 시국선언 서명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전현직 언론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언론인 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10월 24일은 동아투위가 34년 전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바로 그 날이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 "우리는 30여 년전 유신 독재정권의 야만적 언론탄압에 맞서 궐기했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자유언론실천선언' 정신을 되새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늘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사회자가 이렇게 강조했다.

 

"언론인 시국선언은 절대 1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습니다. 오늘 추진위원회가 요구한 사안이 지켜지는 그날까지 언론인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요구사항)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될때까지 합니다. 우리 목표는 모든 언론인의 뜻을 모으는 것입니다.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이 행동은 역사에 반드시, 반드시 기록될 것입니다."

 


태그:#시국선언, #이명박, #언론장악, #언론자유수호, #동아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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