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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오후 6시50분]

 

국회에 떨어진 낙하산 논란

 

18일 오후 속개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방송장악의 정점에 있다"며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을 맹비난했다. 특히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YTN 구본홍 낙하산 인사' 문제를 두고 이 대변인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정식 의원은 "대통령실이 권력의 정점에서 분열과 갈등을 키우는 것 아닌가 우려가 높다"며 "방송장악의 정점에 청와대가 있다는 비판이 있고, 그 첫발이 YTN 사장에 대선캠프 특보 출신 구본홍 사장을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YTN은 보도전문채널로, 일반 기업과 달리 공공성과 책임성을 갖고 있다"며 "대선캠프 출신 인사를 사장으로 앉힌 것은 적절한 인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견해를 물었다.

 

"YTN 직원 유일한 죄는 '낙하산 인사' 거부한 것"

 

이 대변인은 "단답형으로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구본홍 사장은) 방송 전문가"라고 답했다. 또한 조 의원이 "구본홍 사장 취임 2개월만에 YTN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변인은 "파국까지야…,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직원들에 대해 보복인사하고 형사고발하고 징계에 회부했다, 이것이 관리 가능한 영역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이 대변인이나 구본홍 사장은 언론인 출신"이라며 "언론인 출신이 후배 기자들을 고발하고 징계위에 회부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정상적으로 주주총회를 통해서 뽑힌 사장이 사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업무방해를 하는데, 법적 구제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조 의원이 "장소까지 옮겨서 주총을 했는데 그게 정상적으로 뽑힌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이 대변인은 "물리적으로 방해하는데 다른 수단이 없지 않느냐"고 구본홍 사장을 옹호했다.

 

조 의원이 "YTN 직원들이 잘못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지만, 이 대변인은 "물리력으로 막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조 의원은 "YTN 직원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낙하산 인사를 거부한 것"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금 YTN 사태를 보면 70년대 유신독재 시절 언론자유수호 투쟁을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이 방송민주화 시계를 70년대로 되돌리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특히 조 의원은 "구본홍 특보 한 명 살리려고 YTN 직원 전부를 죽이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특보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 무조건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항변했다.

 

이에 조 의원은 "YTN이 정상화되고, 청와대가 방송장악의 정점에 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발·징계·보복인사를 철회하고 원인 제공자 구본홍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관 "오해 없도록 처신 조심하겠다"

 

조 의원은 또 지난 8월 17일 열린 KBS 사장 해임 관련 언론대책회의를 언급하면서,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정정길 실장과 이 대변인을 질책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단답으로 답변하기 까다로운데, 대책회의는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이에 조 의원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국회 문광위에서 '8.17대책회의를 자신이 주선했다, 잘못된 모임이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그것은 오해를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라며 "당시 모임에 오신 분들은 전직 KBS 원로이고, KBS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이 다시 "앞으로 그런 식의 오해를 강하게 불러일으킬 대책회의에 참석할 것이냐"고 물었고, 그제서야 이 대변인은 "오해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처신을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1신 : 오후 2시 20분]

 

일부 청와대 수석, 첫 국회보고 불참 논란

 

18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려던 청와대 대통령실이 야당으로부터 '안하무인' '오만과 독선' 등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일부 수석이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불참했기 때문.

 

이날 업무보고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맹형규 정무수석,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정동기 민정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은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언니게이트·사위게이트 거론되는 마당에 민정수석도 불참?"

 

민주당 간사인 서갑원 의원은 정정길 실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청와대가 국민들을 무시하고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찼다는 비판을 받는데, (국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이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아무 양해 없이 불참한 것은 국회를 무시해도 유분수고, 안하무인이고 오만과 독선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또 "현재 경제파탄인 상황인데 경제수석도 출석하지 않고, '언니게이트' '사위게이트' 등 각종 대통령 친인척비리가 거론되는 마당에 민정수석도 안 오고, 언론장악 음모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한데 (KBS사장 해임 논란 당시) 언론대책회의의 주범, 중심에 있는 이동관 대변인이 불참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출석할 때까지 정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인 홍준표 운영위원장은 "국정감사의 경우는 증인·참고인의 출석이 의무이지만, 기관보고는 예의상 첫날 나와야 하는 자리"라며 "정회하기보다 업무보고를 진행하면서 오후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정회를 거부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청와대를 두둔하고 나섰다. 특히 김용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활용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서갑원 의원을 비판한 뒤, 정정길 실장으로 하여금 일부 수석들의 불참 사유를 설명할 수 있도록 발언 기회를 줬다.

 

정정길 실장은 "서 의원이 꾸지람을 해줬는데, 대통령실이 국회를 가볍게 본다는 것은 전혀 없다"며 "경제수석은 국제금융 혼란으로 관련 대책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고 오후에 나와서 경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성실히 해드릴 것이다, 민정수석은 기록을 찾아봤는데 기관보고에 참석한 예가 없었고 오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또 "이동관 대변인은 오늘 열린 민간합동회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배석한 상황"이라며 "국회를 경시한다는 뜻은 추호도 없다"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신학용 의원은 "동료 의원의 발언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김용태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 뒤, "정 실장이 '국회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말을 가볍게 들으면 안된다. 일단 정회하고 수석들이 다 나오면 하자"고 거듭 정회를 요청했다.

 

홍준표 운영위원장이 "청와대의 결례가 있었다면 오후에 출석하는 당사자를 상대로 추궁하면 되지 않느냐"고 중재에 나섰지만, 오히려 "위원장이 회의를 공정하게 진행해 달라"는 서갑원 의원의 항의를 받아야 했다.

 

서 의원은 또 "청와대가 야당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정정길 실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서 의원은 "백번 양보해도 이동관 대변인은 오늘 나왔어야 한다"며 "회의 참석을 핑계로 국회에 나오지 않는 것은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민정수석도 현안 문제인 '언니게이트' '사위게이트' 등을 다루기 위해서 출석해야 한다"며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절대적인 관례가 아니라면 출석시켜서 질의도 하고 답변을 듣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안민석 의원도 "민정수석의 불참이 관례적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문제가 있다"며 "사정정국이라는 의구심이 있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 관련 의혹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가 스스로 말끔히 의혹을 해소시켜줄 의무가 있다"고 가세했다.

 

"노무현 청와대도 13명 중 4명만 참석, 타산지석 삼아야"

 

다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청와대 엄호에 나섰다. 이종혁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고 하지만 서갑원 의원이 이동관 대변인을 '언론대책회의의 주범'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속기록에서 (서 의원의 말을) 삭제해달라"고 주장했다.

 

황영철 의원은 "노무현 정권 출범 후 첫 국회 업무보고에서 13명의 청와대 정무직 중 4명만 참석해서 회의를 진행했다"며 "지금 변한 것은 여야가 바뀐 것이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위원장도 "야당이 오전 내내 의사진행 발언만 하며 정회를 요구하면 청와대가 굉장히 좋아한다"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40여분간 계속된 여야 간의 공방 끝에 결국 이날 오후 회의에는 박병원 경제수석과 이동관 대변인을 출석시키기로 여야 간사가 협의하면서 정회 없이 회의가 속개됐다. 정동기 민정수석의 출석 문제는 홍준표 위원장이 "16대·17대 국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업무현황 보고에 참석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거부하면서 일단락됐다.


태그:#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대통령실, #이동관 대변인,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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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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