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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로 만든 둘째 앨범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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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공짜를 좋아한다. 세상에 공짜 안 좋아하는 사람 어디 있겠냐마는 아내는 유난히 공짜에 목숨을 걸 정도이다. 어쩌면 공짜를 좋아한다기 보다 그렇게 생활해야만 유지가 되는 생활이라 설명하면 될까.

두 아이 키우면서 아직까지 돈 주고 옷을 산 적이 거의 없다. 장모님께서 재봉일을 하시다보니 직접 만든 옷이 대부분이고 사촌에게 물려받고 이웃집에서 준 옷도 많다. 형제들이 많다보니 들어오는 옷도 많다.

둘째 출산 후 두 달째가 가까워오자 아내는 자꾸 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했다.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몇 군데 분유회사와 업무 제휴한 스튜디오에서 공짜로 아기 앨범을 만들어준다나 뭐라나.

50일 사진과 100일 사진으로 앨범을 공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것을 공짜로 만들어 주면서 돌 잔치 사진, 동영상 같이 큰 것을 계약하게 되는데 아내는 늘 '거기'까지 였다. '무료앨범'말이다. "돌잔치는 할지 안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공짜로 만들어 준다는 앨범이 뭐 별 거 있겠어 라고 생각했다. 주말을 비롯해 시간만 나면 아내는 이곳저곳 사진관(스튜디오)으로 끌고 다녔다. 처음에는 재밌기도 하고 나쁘지 않았는데 그 일이 반복되다 보니 지루해졌다.

다섯 군데 스튜디오에서 50일, 100일 사진을 찍어야 했으니 방문 횟수만 무려 10번이다. 특히 주말에 뭔가 좀 해보려고 하면 스튜디오로 가서 시간을 보내고 오니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갓난아이 안고 혼자 보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한 번은 내가 공원에서 직접 찍어주겠노라고 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 연일 계속되는 더위 그것도 아니면 비오는 날. 또 그것도 아니면 일이 바빠서라는 핑계. 큰 아이 때는 제법 사진을 찍어줬는데 둘째 때는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여하튼 무료 앨범은 우여곡절끝에 탄생했다. 돌잔치 동영상이나 액자사진 혹은 큼직한 가족사진 등을 권유하는 스튜디오 측과 거절하며 오로지 공짜앨범만을 추구하는 아내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말 멋들어진 사진이 많은데 가족사진 큼직하게 액자로 하나 뽑으면 멋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중에 돈 더 벌고 좀 큰집으로 이사하면 가능한 일이다.

둘째 아이 공짜 앨범을 지금부터 한 장씩 공개할까 한다. 큼직하고 묵직한 세련된 앨범이 아닌 작고 아담한 것이지만 이 앨범에 담긴 의미는 크다. 아내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공짜 앨범? 이 정도 표현하면 좋을까?

이번에 무료로 만든 둘째 앨범, 첫째 새롬이때는 내가 많이 찍어줬는데 둘째때는 그게 잘 안됐다.
 이번에 무료로 만든 둘째 앨범, 첫째 새롬이때는 내가 많이 찍어줬는데 둘째때는 그게 잘 안됐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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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새롬이때 사진. 저 커다란 사진도 내가 직접 찍어준 것이다.
 첫째 새롬이때 사진. 저 커다란 사진도 내가 직접 찍어준 것이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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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새롬이 돌잔치때 사용한 포토앨범. 내가 찍은 사진을 직접 포토앨범으로 만들었다. 스튜디오에서 돈 주고 만든 앨범은 한장도 없었다.
 첫째 새롬이 돌잔치때 사용한 포토앨범. 내가 찍은 사진을 직접 포토앨범으로 만들었다. 스튜디오에서 돈 주고 만든 앨범은 한장도 없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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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웹가수 서정희의 <작은새의 꿈> 입니다



태그:#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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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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