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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졸생 100명 중 네 명만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니, 갈수록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구직자가 많으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원 선발에 고자세다. 임금도 낮을 뿐아니라 복리 혜택도 대충이다. 그래도 서로 오겠다고 하니, 빈곤의 악순환이다.

 

문제는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정말로 가고 싶어하는 사회적, 문화적 기업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서른살의 경제학>을 쓴 유병률 기자가 신선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딜리셔스 샌드위치>에서 경제와 문화를 잇는 '컬쳐비즈'라는 콘텐츠를 주장한 것. 컬쳐 비즈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애써 등한시 한 '문화감성'을 키우자는 것이다.

 

앞으로 시대는 문화를 통해 돈이 모이고, 그 돈이 문화를 살찌운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개인의 문화생활이 보장된 기업만이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서 살아남을 수 있고, 할인마트에도 문화와 관련된 상품을 진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구글'과 '코스트코'를 들고 있다. 구글은 전 직원들에게 높은 임금과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일터공간을 제공한다. '코스트코'에서는 일반 할인매장과 달리 양질의 인문학 도서와 천체망원경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쇼핑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이런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개인들의 노력만으로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 기업의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후원과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 종목의 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강세였던 권투, 레슬링은 초라한 성적을 낳았다. 반면 수영, 배드민턴, 펜싱에서 메달을 따고, 리듬체조도 부상하고 있다. 이제 배고프고 힘든 운동은 멀리하고, 건강과 레저 관련 운동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외지에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낙향하는 부모들도 한번쯤 생각할 문제가 있다. 자칫 자녀들의 문화 혜택을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약용이 귀향살이 하면서도 자녀들이 결코 서울 인근을 벗어나지 말라고 당부한 것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글쓰기에 대한 조언도 나온다. 앞으로는 개인이 어떤 직종을 갖든 글을 쓰지 못하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고, 세대간의 소통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자들은 항상 중학생 입장에서 기사를 쓰도록 훈련받습니다. 중학생이 봐도 이해가 되도록, 가장 궁금한 대목을 쉽고 짧은 문자로 설명하라는 얘깁니다. 감동을 주라는 말은 감상적인 것과 다릅니다. 많은 경우, 가장 차분하고 논리적인 글이 가장 감동적입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읽는 사람의 정서에 가장 잘 와닿도록 쓰자는 것입니다. (본문 p204~5 중에서)


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웅진윙스(2008)


태그:#경제,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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