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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달맞이공원. 춘향이가 탔을 법한 큰 그네와 어우러진 공원 풍경이 멋스럽다.
 함평 달맞이공원. 춘향이가 탔을 법한 큰 그네와 어우러진 공원 풍경이 멋스럽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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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엔 늦더위가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에 그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 들판에 핀 벼 이삭도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밤과 대추도 토실토실 여물고 있다. 고추잠자리의 날갯짓도 부산하다. 가을이 그려내는 풍경들이다.

가을을 앞장서 반기고 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어서 길을 나선다. 전라남도 함평군 월야면 용월리에 있는 달맞이공원이다. 여기에는 자그마치 길이가 200여m나 되는 조롱박 터널이 있다. 조롱박과 밤호박,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린 조롱박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넝쿨의 무성함으로 한낮의 햇살을 한 치도 용납하지 않는다.

3만7000㎡의 저수지에는 연꽃과 수련, 창포 등 수생식물이 둥지를 이루고 있다. 저수지를 가득 메운 연꽃은 청초하고 고결한 자태 그대로다. 하얗고 연분홍색을 띤 수생식물이 석양빛에 물든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연못 위로 놓인 오작교와 원두막도 운치 있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며 잠자리나 메뚜기를 잡을 수 있는 잔디밭도 넓다. 메밀, 조, 수수 등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통작물과 버드나무, 백일홍, 계수나무, 은목서, 석류나무 등 주변에서 쉽게 보기 드문 식물들도 눈에 띈다.

춘향이가 탔을 법한 그네와 침목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도 공원의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이곳에서 보는 달의 풍경이 색다를 것 같다. 연못가에 체육시설이 있어 가벼운 운동도 겸할 수 있다. 공원이 알차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달맞이공원 조롱박터널. 조롱박과 밤호박,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렸다. 넝쿨이 무성해 한 올의 햇살도 들어올 틈이 없다.
 달맞이공원 조롱박터널. 조롱박과 밤호박,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렸다. 넝쿨이 무성해 한 올의 햇살도 들어올 틈이 없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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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공원 조롱박터널은 길이가 200여m에 이른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달맞이공원 조롱박터널은 길이가 200여m에 이른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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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을 조금 팔면 은은한 멋이 배어있는 문화유산도 돌아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선사시대 고인돌군과 옛 선조들의 생활유물 1000여 점을 한데 모아놓은 함평생활유물전시관이 있다. 예덕리 고분군과 임진왜란 당시 정절을 지키고자 바다에 몸을 던졌던 여덟 분을 모신 월악리 팔열부정각도 가볼 만하다.

꽃무릇 군락으로 널리 알려진 용천사가 지척이다. 용천사 꽃무릇은 추석을 지나 이달 20일 이후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전통의 모평 한옥마을도 가깝다. 솟대장승공원과 잠월미술관도 들러볼 만하다. 하루 나들이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한편 달맞이공원에선 1년 중 달이 가장 풍성한 추석날인 14일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월야면민의 날 행사를 겸한 달맞이 행사는 오후 5시 광주 은빛하모니악단의 달빛 같은 연주로 시작돼 지역발전 공로자 시상과 효자·효부 표창으로 이어진다. 주민과 귀성객이 냉장고와 세탁기 등 푸짐한 상품을 두고 노래실력을 겨루는 노래자랑도 열린다.

전통의 한옥이 즐비한 모평마을. 화려하거나 요란스럽지 않아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한다.
 전통의 한옥이 즐비한 모평마을. 화려하거나 요란스럽지 않아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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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사 꽃무릇공원. 꽃무릇이 없더라도 실망하지 않도록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용천사 꽃무릇공원. 꽃무릇이 없더라도 실망하지 않도록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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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달맞이공원, #월야, #달맞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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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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