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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003년 9월 5일, 서울시가 최초로 시내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정류장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데 최근엔 거리에서 심심찮게 저상버스를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저상버스는 지난 5년간 전국에 1100여 대가 도입돼 시내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저상버스 도입 5주년을 맞이하여 3차례에 걸쳐 저상버스 도입에 관한 에피소드와 저상버스 운행에 따른 문제점, 그에 따른 대안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기자 주

 국내 1호로 서울시 59번 시내버스에서 운행을 했던 저상버스
 국내 1호로 서울시 59번 시내버스에서 운행을 했던 저상버스
ⓒ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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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서울에 첫 등장하다

2003년 서울시에 앞서 사람을 태우는 운송수단(비영업용)으로 저상버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그보다 1년 앞섰던 2002년 10월 26일이었다. 당시 부산에선 '제8회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The 8th Busan FESPIC Games)'가 열렸다. 삼성은 선수단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선수촌과 경기장, 김해공항 사이를 운행하는 BS120CN(대우버스) 5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증여방식으로 제공했다.

대회가 끝난 후 이 차량들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광주 등 5대 지자체에 무상으로 제공됐고 현재 복지관을 중심으로 무료 셔틀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2003년 9월 3일, 서울시에서는 새절역에서 출발해 명지대, 서대문구청을 지나 광화문, 종로, 왕산로를 거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최초로 시행되고 있던 하정로 및 천호대로를 거쳐 자양동 구간을 운행하는 59번(우신교통) 시내버스 노선에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저상버스 1대(슈퍼 에어로시티 초저상)를 투입해 3개월간 시범 운행했다. 42대 차량을 4~5분 배차간격으로 운행하는 59번 노선에 투입된 저상버스는 1일 4~5회씩 운행됐다.

이후 10월 1일부터는 의정부에서 종로5가 구간을 운행하던 12-5번(대원여객) 노선에 저상버스 2대(BS120CN)가 도입됐다. 또 상진운수는 석관동에서 영등포역까지 운행하던 자사 48번 노선에 스웨덴 스카니아 사에서 제작한 굴절버스(OminCity) 1대를 3개월간 시범 운행하였다. 굴절 버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 기존에 이용하던 버스와 모습이 달라 같은 노선임에도 타기를 주저하던 이들이 많았다.

최초의 저상버스 차량은 몇 개월 후, 현대자동차에서 회수하면서 새로운 차량으로 교체하여 운행을 계속했다. 이후 2004년에 있었던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 과정에서 컨소시엄 업체인 한국BRT자동차 소속으로 넘어가 현재는 701번(삼송동~명동입구) 노선에서 운행(서울 71사 1903)하고 있다.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 저상버스의 본격적인 도입

 서울시내 주요 대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노선에 천연가스버스와 저상버스를 도입하여 신속하고 쾌적한 대중교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대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노선에 천연가스버스와 저상버스를 도입하여 신속하고 쾌적한 대중교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 원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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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대의 저상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이후 2004년 상반기에도 계속적으로 저상버스가 도입됐지만 그 수는 매우 적었다. 그런 가운데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2004년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시내버스를 비롯한 서울의 대중교통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은 크게 ▲ 경영합리화와 운송서비스 증진을 위한 운영체계 개편 ▲ 신 교통카드시스템 개편 ▲ 버스통합관리시스템 도입 ▲ 노선체계 전면 개편 ▲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 ▲ 대중교통 통합요금제 도입 ▲ 고급화된 버스 운행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개편 초기에는 홍보 부족 및 일부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해 혼란이 있었지만 빠른 시간에 정착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서울시 운수업체에서는 시내버스 고급화 계획에 따라 천연가스버스와 저상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 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저상버스는 노선체계 개편과정에서 주간선 노선을 운행하기 위해 신규로 구성된 4개의 컨소시엄 업체(다모아자동차, 메트로버스, 서울교통네트웍, 한국BRT자동차)를 통해 집중적으로 도입됐다. 2004년 한 해에만 75대(굴절버스 20대 포함)의 저상버스를 신규 운행했다. 그 결과 2008년 현재(9월 5일 기준)까지 총 231대가 운행하고 있어 주간선 노선을 운행하는 전체 684대의 시내버스 중에 33.8%를 저상버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후 서울시는 매년 실시하는 시내버스 업체 평가 항목에 '저상버스 도입'을 넣어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업체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의정부 송현동에서 동대문까지 운행하는 107번(대원여객)에서 2005년 6월 29일 보조간선에서는 최초로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그 뒤 저상버스 도입은 지선 노선으로까지 점차적으로 확대되면서 현재는 70여개 노선 44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디젤 저상버스의 등장

 제주시에서 운행중인 디젤 저상버스 차량. 국내에 단 17대만 있다.
 제주시에서 운행중인 디젤 저상버스 차량. 국내에 단 17대만 있다.
ⓒ 원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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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운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저상버스는 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저상버스의 지붕을 보면 유독 앞부분이 볼록 튀어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는 가스연료통이 자리하고 있다. 대기오염 감소를 위해 환경부에서 시작한 천연가스버스 도입사업은 2000년부터 시작하였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전국으로 확대 도입되어 약 1만7000여 대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정식 충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육지와 천연가스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제주도와 도입 당시만 하더라도 열악했던 상황으로 인해 천연가스 충전시설을 마련할 수 없었던 일부 지자체에서는 디젤 저상버스를 구매하여 운행했다. 디젤 저상버스는 연료통이 차량 아래에 설치되어 운전석 반대편 좌석들이 한 단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붕은 일반 시내버스와 같다.

디젤 저상버스는 2004년 3월 26일 경기도 고양시(2대)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로, 강원도 강릉시(2대), 경상남도 양산시(2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9대), 서귀포시(2대) 등 총 17대가 운행되고 있다.

저상버스 도입은 계속된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저상버스 표준모델 '아이랑(i-rang)'
 국내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저상버스 표준모델 '아이랑(i-rang)'
ⓒ 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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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6일, 과천 정부청사 주차장에서는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한국형 저상버스 표준모델 아이랑(i-rang)의 공개시승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비롯하여 개발 사업에 참여한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자동차, 한국화이바 등의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그동안 대우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던 저상버스는 주요 부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차량 구매비(2억원)와 부품비, 유지비 등이 많이 들어 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교통부 주관으로 지난 2005년 7월부터 저상버스 표준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2년 4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이날 처음으로 그 모습을 공개한 것.

아이랑(i-rang)은 주요부품의 국산화, 초경량 복합재 일체형으로 제작된 차체의 경량화 등으로 차량가격 및 차량 유지·관리비의 절감을 꾀하였으며 2009년 하반기부터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국토해양부에서는 2013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의 50%인 1만4500대를 저상버스로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제정하여 저상버스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비한 저상버스 도입은 한국형 저상버스 표준모델이 상용화되는 200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운행 중인 저상버스 비율은 현재 3.5%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수준(1100여 대)이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목표 대로라면 앞으로 5년 뒤에는 1182만명(2008년 기준, 총 인구대비 24.3%)으로 추산되는 교통약자의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편의 증진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상버스#교통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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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교통에 관심 많은 1인(@helpwjy). 성남뉴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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