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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적 에세이를 출간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기나긴 인생의 여정에서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때로는 고백하기 힘든 일도, 부끄러워 마음속에 담아놓고 싶은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탤런트 최불암씨의 진솔한 이야기는 나에게 깊은 여운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생은 연극이고 인간은 배우라는 오래된 대사에 관하여>(샘터 펴냄)은 다섯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두가지, 그동안 출연했던 방송의 뒷이야기와 최불암씨의 신변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다.

 

책 속에서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방송의 에피소드와 그 작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음을 들려준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드라마 <수사반장>은 아직도 사람들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시그널 음악처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적고 있는 것을 보면 최불암씨 역시 애착이 많았나 보다. <전원일기> 역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국민적 사랑을 듬뿍 받은 드라마다. 일용이, 복길이, 김회장님댁, 언제나 친숙한 이름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대스타로 성장하기 이면에는 아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부친이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연극에 대한 꿈을 키우며, 한때 방황속에서 얻었던 값진 교훈 '人無遠慮 難成大業,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큰일을 이룰수 없다(안중근의사의 글)'을 항상 마음속에 담아 작은 일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약하고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에게 교훈으로 다가온다.

 

또한 평생 홀로 사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절함도 묻어 있다. 먼저 간 동료,후배 연기자에 대한 보고픈 마음, 극중 자식인 금동이가 아직 사회에 적응 못하고 방황하는 것에 안타까워 하는 모습 속에는 인간적인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곳곳에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일화 소개는 아직도 그 분에 관한 진한 믿음과 배려도 엿보인다.

 

방송인으로서 프로 정신과 일반인으로서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통해 아직도 방송과 연극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사랑을 확인할 수도 있었고, 동료, 선후배에 대한 애정이나,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보수적인 아버지상은 갈수록 각자의 자리를 망각해가는 세태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우리 사회도 건전한 사회로 한걸음 나가려면 이제는 사회 각 분야의 어르신을 제대로 모시고 대접하고 존경하는 사회풍토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나저나 나도 언젠가 자서전을 쓸 수 있으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본다.

덧붙이는 글 | 예스24, 알라딘에도 송부했습니다.


인생은 연극이고 인간은 배우라는 오래된 대사에 관하여 - 최불암 텔레세이

최불암 지음, 샘터사(2007)


태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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