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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불매운동' 선동하는 제2의 세력 고발합니다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구본진 부장검사)이,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을 주도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카페의 운영자 및 주요 회원 24명에게 '형사처벌' 방침을 결정했다고 한다. 2명이 구속됐으며, 14명은 불구속 기소, 8명은 약식기소라고 한다.

 

"불매운동은 소비자운동의 영역"이라는 여론의 비판과 항의가 빗발쳤지만, 검찰은 조금의 망설임 없이 '형사처벌'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여론의 비판과 항의는 정책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알려지다시피, 이들의 혐의 중 하나는 '업무방해'다. '조중동'과 광고게재 기업에 항의전화를 걸고 압력을 행사하면서 그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야기다.

 

국민적 이슈에 대해 왜곡보도를 시도했으며, 별다른 해명 없이 갑작스런 말바꾸기를 시도하고 언론의 의무를 저해하면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 언론과 기업의 사회적 의무에 따라 그런 언론에는 광고를 게재해선 안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그렇듯, '비지니스 프렌들리' 논리와 검찰의 칼바람 앞에 무력화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검찰의 일관성을 주문하는 차원의 수사 주문을 제기할까 한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 불만을 품고 '광고게재기업 제품 불매운동'을 공공연하게 선동하는 세력들에 대한 수사 제기다.

 

목사들, 다큐 프로그램 방향에 불만 품고 '광고 불매운동' 선동

 

< SBS스페셜 >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3일까지 '신의 길 인간의 길'라는 제목의 4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내용과 한국의 주류 기독교가 세계 기독교의 최근 방향과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종교의 신성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반응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국교의 개념이 없다. 특정 종교의 신성이 헌법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에 그에 대한 거론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목사 수십 명은 '한국교회SBS사태대책위원회'라는 것을 꾸리고 홈페이지(http://www.sbsno.org)를 만들어 이에 대처하면서, 공공연하게 '시청 거부 운동'과 '광고 불매 운동'을 선동하고 있다. 보수언론에 의견광고까지 큼지막하게 게재하면서 '1200만 성도' 등과 같이 구체적인 '선동' 대상까지 지칭하는 치밀한 준비가 엿보인다. 아래 광고 이미지를 참고해보자.

 

 

'행동 결의'에는 놀라울 정도의 과감성이 엿보인다. '항의 전화'로써 SBS에 대한 주관적인 종교적 잣대에 따른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해당 방송사 광고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은 물론, 방송사의 모기업에게까지 압력 행사를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종교적 잣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부의 방송정책에까지 영향을 줘 SBS에 타격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암시를 주고 있다.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의 논리에 따르면,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 기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논리들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실제로 드러날 경우, 방송사 SBS와 광고 기업에 '업무방해'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줄 것임이 분명하다.

 

이미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은 '수사권 남용'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대한 인지 수사를 강행한 적이 있다. SBS의 고소와 고발이 없더라도, 이들이 당장 '행동'을 개시한다면 즉시 수사해도 이상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SBS 광고불매운동' 수사 안 하면 '종교편향' 논란 일어난다

 

'SBS 광고불매운동'의 경우, 검찰이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것과 같이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면, 최근 불교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종교편향 및 종교차별'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정 종교에 대한 특정 성향의 목사들의 교리와 상반된 의견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는 '종교 차원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려는 사건이며, 검찰이 '조중동 광고불매운동'과 다르게 대처할 경우 또다른 '종교편향 및 종교차별'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들에게 '업무방해'를 적용시키는 것을 반대한다. 보도에 대해 불만을 품거나 피해를 입었을 경우엔 '불매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비자의 수단이자 권리다.

 

이들에 대한 '업무방해' 수사를 제기하는 이유는,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검찰이 이미 무리한 수사를 했으니, 유력 목사들의 SBS 광고불매운동 시도에 대해서도 그 무리한 수사를 동등하게 진행해야 '정치검찰' 논란이나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및 종교차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권력에 굴복하거나 정치논리에 빠져 편향된 수사를 무리하게 강행할 경우, 이러한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게도 그렇게 했듯이, 'SBS 광고불매운동'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행동이 드러날 경우,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의 공정한 판단과 서릿발같은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SBS 광고불매운동은 조중동 불매운동과 다르다?
 
한국교회SBS사태대책위는 30일 오전 '불매운동'에 대해 해명글을 올랐다. 이 글에서 운영자는 "'조중동' 불매운동은 '피해발생가능성'에 근거한 제3자의 불매운동"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따른 '광우병 위험'을 근거로 '피해발성가능성'이라고 주장했는지는 몰라도, 정부가 사실상 검역주권을 포기하면서 그 위험 가능성을 높이고 불안을 조장했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이에 대해 '조중동'이 '색깔론'이라는 명예훼손 위험이 높은 수단까지 동원했고, 1년 만에 바뀐 논조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는 것은 전국민을 상대로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조중동 불매운동'도 피해당사자의 '구독자권리운동'이나 다름없다. SBS 불매운동에 나선 목사들처럼, '조중동 불매운동'의 당사자들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어찌 이런 일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종교편향#SBS#광고불매운동#조중동#신의 길 인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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