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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나타난 국민의 목소리는 이명박 정부에 애정을 갖고 소통하고 변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러나 위선에 찬 사과에 이어 국민을 두드려 잡기 시작한 순간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렸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속에 실망과 무관심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가섭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을 27일 수송동 사무실에서 만나 '촛불정국'과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된 '종교탄압', '일부 개신교의 타종교비하'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국민과 소통할 의지는 있나?"

가섭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
 가섭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
ⓒ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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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 스님은 "촛불이 시들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다. 공공부문 민영화, 대운하 등이 진행된다면 또다시 촛불이 모일 것"이라며 "총칼 앞에서도 민주화를 이룬 국민들을 공권력으로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라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전무하여 여러 가지로 어지러운 형국"이라며 "뉴라이트, 재향군인회, 한기총 등만을 지지 세력으로 삼고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이명박 정부는 '경제', 그것도 가진 자 1%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며, 그것이 747정책,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의료민영화, 환율정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보다 상위개념인 환경과 생명을 우선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 소통에 실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통할 의지가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소통이라는 것은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화하는 것"이라며 "진정 국민과 소통하려면 '촛불관련자'들을 수배 해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촛불 수배자'들이 과연 범법자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살인 등을 한 극악한 자들이 아니라 잘못된 쇠고기 협상을 지적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역할을 했을 뿐인데, 그들을 범법자로 만든 것은 정부와 조·중·동"이라 지적했다.

"시대적 부딪힘으로 궁지에 몰린 약자들을 내칠 수 없습니다. 종교가 그들을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를 지켜야 합니까. 그들을 내친다면 종교의 역할을 못하는 것입니다."

"종교차별, 영혼 파괴행위"

그는 "종교 성향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영혼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부터 '서울시 봉헌' 발언, 청계천 봉헌예배 등을 하더니 이제는 공직사회에서부터 종교차별이 노골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경동 목사 등의 '불교비하'발언 등을 거론, "자기 종교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대립과 갈등을 가져올 게 뻔하다"며 "자기 종교에 취해 타종교를 비하하는 이들의 영혼이 가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는 이 땅에서 1700년 긴 역사가 있지만, 개신교 100여년의 선교활동을 단 한 번도 방해하거나 박해한 적이 없다"며 "자기 종교만 옳다고 할 것이 아니라 타 종교의 장점도 인정해야 평화와 화합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섭 스님은 특히 "개신교는 미신·사탄이라 곡해했지만 불교는 민족종교와 샤머니즘, 토템 등을 받아들였다"며 "불교의 장점은 상대 것을 받아들여 내 것으로 재창출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종교의 가장 큰 역할은 사회참여다. 이어 사회약자를 보호하고 잘 흘러가지 못하는 것을 소통시키는 것"이라며 "조선왕조 500년 간 박해로 대중과 멀어졌지만, 사회참여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가섭, #불교, #종교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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