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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 

 

뜨거운 태양 아래 바야흐로 지구촌 대축제인 제29회 하계올림픽대회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8일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막이 올리는 날이었다. 이날 저녁 9시, 2008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는 중국이 100년을 기다려왔던 올림픽이 100여 개국의 정상들과 9만여 명의 관중, 그리고 60억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려하게 개막되었다.

 

세계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개막식 공연은 "용의 승천과 부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게 잘 그려낸 5천년 중국 역사를 요약한 장엄한 드라마"라고 세계 언론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나도 개막식을 지켜보면서 새삼 중국의 찬란한 부활을 실감했다. 이즈음 중국은 무섭게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나 가게에는 'Made in China' 상품이 넘쳐나고 있다. 중국제가 없다면 세계 물가는 엄청 치솟을 것이며, 경기가 휘청거릴 거라는 말이 결코 엄살이 아니다. 한 미래학자는 다가오는 2025년에는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이 세계 최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21세기를 ‘아시아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대 중국은 세계4대 문명발상지인 황허문명으로 찬란했다. 예로부터 중화사상에 젖은 중국인들은 자기네 나라를 세계의 중심지로 자처해 왔다. 그러던 중국이 1842년 영국과 아편전쟁으로 참패하여 ‘난징(南京)조약’을 맺고는 그 강화조약에 따라 홍콩을 영국에 분할 양도하자 영국에 이어 프랑스, 미국, 독일 러시아 등 서구 열강들이 중국대륙을 유린한 결과, 중국은 한낱 ‘이리떼에게 뜯긴 멧돼지’ 꼴로 전락했다. 중국은 온갖 문물을 전수해준 일본에게조차도 청일전쟁으로 참패한 ‘종이호랑이’였다.

 

상하이에서 가장 번화가인 황푸(黃浦)공원 일대는 지난 세기에는 영국의 조차지로써, 열강들이 군함을 앞세워 중국대륙을 유린한 비극의 역사 현장이었다. 그 무렵 중국인들은 제 나라 땅이건만 그 일대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조차 없었다. 심지어 '중국인과 개는 출입을 금한다(狗與華人不進入內)'라는 팻말까지 붙어 있었던 수모의 거리였다.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춘 중국의 지도자들

 

이런 중국이 다시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는 중국대륙을 상하이에서 하얼빈까지 누비면서 그 점을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마침내 그 원동력의 결론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세운 뒤 이 나라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청렴성과 도덕성에 있다고  확신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역대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한 청렴성과 도덕성은 백성(인민)들을 감동, 교화시켰을 뿐 아니라 지도자를 믿고 따르게 했다. 몇 가지 실례만 들어본다.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은 항미원조(抗美援朝, 한국전쟁) 전쟁에 장남을 참전시켰다. 그는 그때 “내 아들을 항미원조전쟁에 파병치 않고 다른 사람 자식만 전선에 내보낸다면 내가 어떻게 지도자라 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면서 기꺼이 아들을 전선으로 내 보냈다.

 

그 아들이 전사하였는데도 시신을 북한에 묻었다. 자기 아들의 시신을 중국으로 송환하게 되면 북한 땅에서 죽은 36만이라는 중공군 시체를 모두 송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중화인민공화국 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는 "자신의 유해를 화장해 조국 산하에 뿌려달라"는 말을 남기면서 지난 76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은 덩샤오핑이 주(周)의 영결식을 주관하면서 유언대로 유해를 화장해 비행기를 타고 직접 전국을 돌며 흩뿌렸다고 한다. 중국인민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저우언라이 총리는, 중국 전토에 자신의 뼈를 뿌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평의 땅도 소유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의 중국 번영에 주춧돌을 놓은 덩샤오핑(鄧小平)은 93세로 1997년 2월 19일에 사망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사망 직후 각막과 장기 일부는 해부학 연구용으로 기증됐으며, 6일장을 거쳐 2월24일에 「팔보산 혁명공묘」에서 화장됐다. 추모대회가 끝난 뒤, 대만과의 평화통일과 홍콩의 반환을 보고 싶다던 그의 뜻을 받들어 그의 뼛가루는 비행기에 실려 중국 동쪽 동(東) 중국해와 남(南) 중국해 등 대해(大海)에 오색 꽃잎과 함께 뿌려졌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자신의 관(棺)과 함께 100개 관을 준비하였을 정도로 청렴을 몸소 실천하고, 매년 부정부패 사범을 대량 총살형에 처할 만큼 부정부패 척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총리 재임 시절에도 그의 친척들은 고향인 후난성 창사현 안사향에서 흙담집을 짓고 청빈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일전에 한 언론에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은퇴 후 일반 공직자와 조금도 다름없이 매우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러한 중화인민공화국 역대 지도자들의 청빈한 삶과 도덕성, 그리고 인민을 위해 당신의 유해마저 바치는 그 투철한 멸사봉공의 정신이 중국 인민을 일깨워 오늘날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그 원동력이 되었을 게다.

 

아직도 친인척 비리와 같은 전근대적인 부정부패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정치지도자를 생각하니까 역겨움에 토할 듯하다.

 

청렴하고 도덕적인 지도자 아래 베이징 하늘에 성화처럼 활활 타오르는 거대 중국을 바라보니까 지도자 복도 지지리도 없는 이 나라 백성이 다만 가엾고 불쌍할 따름이다.


태그:#2008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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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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