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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광주시의원 사퇴 및 성평등 의회 만들기 범시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안진, 이하 시민대책위)'는 31일 오후 2시 광주 금남로 민주의 종각 앞에서 약 두 달 동안의 활동을 평가하고 광주시의회 장례 퍼포먼스를 벌였다.

 

시민대책위는 "성폭력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김모 의원 제명 결의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시의회는 자정과 변화를 바라는 시민의 요구와 정서를 정면으로 거부했다"며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패거리 정치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질타했다. '미완의 승리'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비리로 구속된 김모 의원과 성폭력 의혹을 사고 있는 김모 의원 등 두 명을 '제명'처리했음에도 광주시의회는 구속된 김모 의원만 제명하는 '잔꾀'를 부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대책위는 "5대 광주시의회 2년 동안 수면 아래에서 끊임없이 파도를 치던 비리의혹과 자질부족 등이 일정 부분 파헤쳐지고, 지방의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한결 같은 민의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활동의 소중한 성과"라고 꼽았다.

 

특히 "이들을 공천한 민주당이 문제 의원들에 대해 신속하게 징계 결정을 내리고 향후 엄정한 공천을 약속한 점 역시 괄목한 만한 성과"라고 시민대책위는 평가했다.

 

한편 김모 의원 성폭력 의혹으로 촉발된 시민대책위의 활동은 그동안 '고독'과 '외면'을 견뎌내야 하는 힘겨운 투쟁 그 자체였다.

 

대책위를 구성한 단체는 모두 52개. 하지만 주력부대는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광주여성노동자회, 민우회, 광주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이었다. 성폭력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점차 시의회의 비리문제로 싸움이 확대됐음에도 "전선에는 주로 여성단체 회원들 뿐"이었다.

 

이들은 당사자들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거는 법적 대응에도 '나 홀로' 맞서야 했다. 시의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문제의원 징계의 도덕적 정당성을 설득하는 일도 이들 몫이었다. 민주당이 문제 의원들을 '제명'할 수 있게 윤리위에 진정을 내고 결과를 기다린 것도 이들이었다.

 

두 달 넘게 광주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지역현안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자유발언'에서도 들어볼 수 없었다. 몇몇 언론을 제외하곤 이들의 지난한 싸움을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이 "지역 의정에 대한 무관심이 의회 안에서 견제 없는 독주와 도덕적 해이를 가속시켰고, 시민 감시활동의 강화가 더 필요함을 깨우쳐준 기회이기도 했다"며 시민사회의 분발을 촉구한 점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들이 "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두 달의 활동을 중간평가하면서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이 건강한 의회 만들기 지역 프로젝트에 함께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새삼 강조한 대목은 아프기까지 하다. 그만큼 이들의 싸움이 외롭고 힘들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 명의로 나온 기자회견문엔 "2010년 지방선거까지를 바라보며 미완으로 남아있는 비리의원에 대한 사퇴 촉구와 의회의 총체적인 변화를 위한 활동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들의 평가 속에 담긴 바람은 이뤄질 것인가?


태그:#광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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