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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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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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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를 비롯하여 ‘탑 안에 들어간 탑 이야기’ ‘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 '사찰 밖으로의 첫 나들이-국보 제301호 화엄사 괘불' 등 관심있는 분야의 여러 전시들이 4월과 5월에 개막되었음을 알면서도 박물관을 쉽게 찾지 못했다.

5월과 6월, 7월로 이어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가 내게는 더 절박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며칠간의 폭우로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는 나 몰라라 하고, 몇 달 동안 벼르던 전시회를 보기 위해 27일(일요일), 봄내 말썽이 잦았던 사춘기 소녀 둘째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올 여름 그 어느 해보다 실속 있는 작은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는 기획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상설전시관에서 열리는 여러 테마전들은 관람 계획을 짜거나 박물관 제공 안내 책자를 이용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작은 규모의 여러 전시들이 1층에서 2층, 3층까지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기념 기획 시리즈,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자!”

전시명: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전시기간: 2008.4.21~2008.8.31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열리는 전시로 ‘페르시아와 이란의 문화’ 관련 국내 첫 전시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유물들은 이란국립박물관과 페르세폴리스박물관 등 이란의 대표적인 5개 국립박물관의 소장품 204점과 국내 출토 유물 일부.

날개달린 사자장식 뿔잔
 날개달린 사자장식 뿔잔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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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유물들의 시대적 배경은 이란고원에서 농경의 발달로 최초의 도시들이 탄생하는 기원전 5천년 무렵부터 사산왕조가 멸망하는 7세기, 즉 우리에게 페르시아 제국으로 널리 알려진 시대의 것들. 날개달린 사자장식 뿔잔과 원무늬 병 등 독특한 유물들이 대부분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7세기는 우리의 삼국시대와 맞물린다. 경주 적석목곽분에서 출토된 여러 빛깔의 유리그릇들과 장식보검 등, 실크로드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페르시아의 문화적 영향과 동·서 교류의 양상, 페르시아 문화의 총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자 페르시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페르세폴리스 유적 특수영상, 페르시아 문화 연속강좌, 이란의 전통공연과 이란 음식을 선보이는 페스티벌 등의 다양한 연계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서울 전시 후 9월부터 대구국립박물관에서 전시 예정이다.

상설전시관 1층에서 만나는 ‘신라 토우’와 ‘금속활자 속 한글’

전시명 : 신라 토우, 영원을 꿈꾸다
전시장소 : 고고관 신라실(박물관 1층)
전시기간 : 2008.4.15~2008.12.31

사람이나 동물의 모형을 흙으로 빚은 토우는 주로 굽다리접시의 뚜껑이나, 목항아리의 목 부분에 붙여진 채로 발견된다. 토우들의 크기는 대략 5㎝ 내외, 경주 황남동 돌덧널무덤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남녀 간 사랑을 나누는 모습, 남녀 성기, 코와 귀가 과장되게 표현된 토우의 모습에서 다산·풍요·재생을 바랐던 신라인들의 소박한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또한 뱀·거북이·개구리·물고기·새·말·용·개·소·토끼·원숭이·물개 등 다양한 동물은 단순히 신라인들과 함께 했던 것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각 동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재생·풍요·부활·다산·영매)가 담겨져 있다.”-박물관 설명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신라 토우 영원을 꿈꾸다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신라 토우 영원을 꿈꾸다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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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물들은 ‘사랑, 탄생’ ‘일상생활’ ‘죽음’ ‘동물 토우’로 나눠 그에 해당하는 토우들을 모아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죽음 관련 토우는 단 1점. 누워있는 망자의 얼굴에 얇은 천이 덮여 있고 그 옆에 가슴이 부각된 여인이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에선 생생한 슬픔이 전해졌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상징적 의미의 동물 토우들도 인상 깊었다.

‘장식성은 물론 풍요와 다산을 기원한 1500여 년 전 신라인들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유물’이라는 박물관측의 전시설명이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이해가 쉽지 않던 신라 토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가장 오래된 한글 금속활자
 2008 여름 국립중앙박물관-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가장 오래된 한글 금속활자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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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금속활자에 담은 빛나는 한글
전시장소 : 상설전시관-역사관 연표실(박물관 1층)
전시기간 : 2008.5.15~2008.8.31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40여만 점의 옛 활자들을 재조사, 정리하는 중에 밝혀진 총 750여 점의 한글 활자를 알리고자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상설전시관의 다른 전시들처럼 규모는 작다. 하지만 가장 오래된 한글 활자와 그 활자들로 찍은 경전과 책, 조선후기의 한글 금속활자, 금속활자가 만들어 지는 과정 등, 서양보다 앞선 우리 금속 활자의 우수함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461년(세조 재위 7년)에 <능엄경언해> 등을 간행할 때 사용한 ‘을해자병용 한글 활자’ 20여 자. 우리나라 한글 금속활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판명된 활자들로 활자주조와 조판방법 및 활자의 사용 흔적을 관람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확대경을 설치, 활자 하나마다 여러 각도 전시를 하고 있어서 좋았다.

2층, 불교회화실의 ‘화엄사 괘불’

전시명 : '사찰 밖으로의 첫 나들이'- 국보 제301호 화엄사 괘불
전시장소 : 미술관 1층 불교회화실(박물관 2층)
전시기간 : 2008.4.29~2008.8.31

화엄사 괘불
 화엄사 괘불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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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불은 야외에서 열리는 불교 의식에 사용되던 불화로 대웅전 앞 괘불 탱주에 걸어놓고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배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화엄사 괘불은 12미터가 넘는 초대형 규모로 현존하는 것 중 가장 크다. 1653년에 제작된 이 괘불이 화엄사를 벗어나기는 이번이 처음. 영산회상도와 괘불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다. 

“괘불의 화기에는 임진왜란 때 팔도도총섭으로 승병조직을 이끌었던 벽암당 각성을 비롯하여 과거에 승병으로 활약했던 승려들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화엄사 괘불은 전쟁 시 조직되었던 승병체계가 사찰 재건과 불사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보여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사찰을 중건하고 괘불을 그려 완성하면서 부처의 바른 법으로 다시는 전쟁이 오지 않기를 바라던 그들의 염원을 화엄사 괘불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박물관 설명

3층, 미술관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국보 제37호 경주구황리 삼층석탑의 비밀

전시명 : 탑 안에 들어간 塔이야기-전 황복사 삼층석탑 사리갖춤
전시장소 : 미술관 2층 금속공예실(박물관 3층)
전시기간 : 2008.4.29~2008.8.31

전 황복사 삼층석탑은 ‘경주구황리삼층석탑’란 이름으로 국보 제37호로 지정되어있다. 탑은 흔히 말하는 사리(신사리, 부처님 몸에서 나온)와 법사리(경전)를 봉안하고자 세운 건축물이다.

이 전시회에서는 전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제 사리상자와 순금제 불상 2구(국보 제79호와 제80호 아미타불) 등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사리 일괄 유물과 나원리 오층석탑의 사리 갖춤, 해인사 길상탑에서 발견된 공양탑(소탑) 등을 만날 수 있다.

고구려, 백제보다 늦게 불교를 받아들였지만 가장 찬란한 불교문화의 꽃을 피운 신라 석탑과 그 석탑 속의 비밀들을 만날 수 있다.

3층 아시아관-아시아 문화를 만나자- 일본, 인도, 중국, 베트남 등

ⓒ 김현자/국립중앙박물관

전시명 : 인도미술, 신과 인간의 이야기
전시장소 : 아시아관 중앙아시아실(박물관 3층)
전시기간 : 2008.6.21~2009.6.21

전시품은 모두 43점, ‘인간을 닮은 신들’, ‘간다라 미술의 신과 이야기’, ‘다양한 신앙과 신들’, ‘회화 속 신과 인간의 이야기’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간다라 보살상, 석가모니 부처님의 녹야원 첫 설법 장면을 표현한 조각품, 한 쌍의 남녀가 에로틱한 자세로 표현된 ‘미투나(mithuna)’, 인도의 대표적인 서사시인 라마야나(Ramayana)를 표현한 그림 등,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인도 미술을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 신의 나라, 간다라 미술로 많이 알려진 인도 미술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물들은  최근 박물관에서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인도 미술품들이라고 한다.

그밖에…, '가족영화 여름특선' 무료 상영 등

아시아관 일본실에서는 ‘아시아 전통을 동경하며-일본 미술의 복고풍’전이 열린다. 우리나라와 관련이 깊은 아스카 시대를 소재로 한 근대 일본화, 공예품, 조각 등이 소개되는 이 전시회에서 눈여겨 볼 것은 요시무라 다다오(吉村忠夫 1898~1952)의 ‘성덕태자’. 전시기간은 오는 2008년 11월 2(일)까지이다.

한편 중국관에서는 7월 29일부터 2009년 6월 28일까지 ‘중국고대회화의 탄생’을 전시, 전시를 2일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라 관람은 하지 못했다.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빌려온 국보급 유물 23점을 포함, 모두 60여 점이 전시된다고.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2시에 국내 가족영화 12편을 상영한다.(8.2(토)~9.7(일))관람은 무료.(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museum.go.kr/)


태그:#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2008 여름방학, #금속 한글활자, #신라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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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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