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과학기술부 폐지에 이어 2009년도 대덕연구개발특구 예산도 삭감하자 "정부가 과학기술을 포기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연구원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과학기술연금 예산마저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자유선진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과학기술인력관리 특별지원사업 실시계획'에 따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매년 과학기술연금 예산으로 200억 원씩 배정, 이미 형성된 1000억 원에 합하여 총 2000억 원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계획한 대로 2009년도 과학기술연금 예산 200억 원을 편성, 기획재정부에 신청하였으나 기획재정부는 이를 전액 삭감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학기술부 예산 총액에서 제외된 '한도 외 문제사업'으로 100억 원을 재신청했으나, '한도 외 문제사업'의 성격이나 선례에 비추어 볼 때 최종적으로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과학기술연금 예산은 전액 삭감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에 대해 이상민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과학기술연금예산 600억원을 어렵게 마련하고, 5개년 계획까지 세워서 총 2000억원으로 과학기술연금제도를 운영하도록 하였는데, 기획재정부가 5개년계획 실시 첫 해부터 20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며 "이는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출범되자마자 과학기술부가 폐지되고, 대덕특구 예산도 삭감되고, 이제 출연연구소 과학기술인들의 절대 숙원과제이자 연구환경조성과 사기진작을 위해 마련된 과학기술연금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과연 과학기술인의 사기진작과 과학기술진흥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과학기술을 아예 포기하려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과학기술부 폐지, 기관장 사퇴, 예산삭감 등 일련의 정책추진으로 과학기술계가 침체되고 있고, 특히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등 과학기술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거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연금 예산의 삭감은 출연연구소 과학기술인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정부에 대해 "입으로만 과학기술입국을 말하지 말고, 과학기술연금 예산을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두 부활시켜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만약 이러한 주장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국회와 정당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009년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중기계획상 예산을 580억 원으로 편성, 당초 예산 655억 원보다 75억 원을 삭감한 것으로 드러나 과학기술계의 반발을 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