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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직 충남도교육감이 취임 인사장 대부분을 사설학원 원장들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달 25일 첫 주민 직접투표로 치러진 민선 5대 충남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오제직(68) 현 교육감은 오는 22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오 교육감은 취임식에 앞서 도내 1만 1000여 명의 도민들에게 당선 인사와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는 내용의 취임 인사장을 발송했다.

 

오 교육감은 인사장을 통해 "단독 후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도민들과 학생, 교직원의 여망에 부응해 충남교육사에 빛나는 르네상스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표 한표 보내주신 그 힘이 큰 바다를 이뤄 출항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저의 항해에 북극성이 되시고 나침판이 되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교육감 취임 인사장 발송 배부자료에 따르면 초대 주민직선 교육감이 보낸 취임 인사장을 받은 사람들은 일반 학부모나 교직원이 아니었다.  

 

취임 인사장을 받은 대부분은 사설학원장. 충남 천안시에 보낸 1900여 통의 인사장 중 1800여 통이 사설학원 원장들에게 발송됐다. 나머지 100여 통도 각 읍면동 이통장협의회장 또는 기관장들에게 보냈다.

 

아산시에 보낸 480여 통의 인사장 중 450통 가량의 수취인이 사설학원 원장이다. 공주시에 보낸 700여 통의 인사장 대부분도 통리장 또는 사설학원 원장들에게 발송했다.

 

"초대 주민직선교육감 첫 취임인사 대상이 사설학원 원장..." 

 

보령시 주민들에게 발송한 인사장 760여 통도 수신인은 통리장 또는 사설학원 원장들이다. 특히 수신자의 직위를 '선거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 '선거연락사무소 유세차량'으로 명기한 경우도 있어 인사장 발송명단이 도교육감 선거당시 지지자들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하고 있다.

 

 

부여군 등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사설학원 원장 또는 통·리장 들에게 인사장이 발송됐다.

 

청양읍에 사는 오아무개씨는(38)는 "초대 주민직선 교육감이 첫 취임인사를 한 사람들이 학부모나 교사 등이 아닌 주로 사설학원 원장이라니 할 말이 없다"며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인지 학원연합회장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충남 계룡시에 사는 임 아무개씨(41)도 "교육감 선거가 주민 직선제로 바뀌면서 도교육감의 관심이 주로 사설학원장이나 통리장 등에게 옮겨간 것 같다"며 "교육행정도 차기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쏠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취임식을 앞두고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교육가족과 관계자들을 직접 모시지 못해 서면으로 인사를 대신하기 위해 발송한 것"이라며 "주로 교육 가족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우연히 사설학원장들이 많이 포함된 것일 뿐 일부러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오 교육감은 오는 22일 11시 충남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지역교육장과 직속기관장, 본청 교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민선 5대 충남교육감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태그:#오제직 교육감, #사설학원장, #주민직선 교육감, #ZAYUNIN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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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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