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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표로 있는 독도수호대를 비롯해 독도 관련 단체는 일본 정부가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이하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한 데에는 권철현 주일대사의 발언도 작용했다고 보고 그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권철현 주일대사는 해설서 독도 영유권 표기에 항의하는 정부의 조치로 일시 귀국했다.

 

이날 오전 권철현 대사는 외무성을 항의 방문하고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사무차관에게 "이번 조치로 일본이 한일관계와 국제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후에 귀국한 권 대사는 "대단히 실망스럽기도 하고 우리의 진정성이나 그동안의 노력이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혀 버리는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참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독도를 빼앗으려면 전쟁밖에 없다"며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17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이루어진 기자회견에서도 6자회담에서 일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기존의 협조적 태도에 변화가 올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는 권 대사의 대일경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이번 독도 도발에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이 대통령과 권 대사의 대일 발언이 빌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대일역사관과 외교능력 갖춘 인물 필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18일 신임 주일대사로 부임한 권 대사는 도쿄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한일간 최대 난제인 과거사 문제 등과 관련 "이들은 마음 속에 가둬 놓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고 본다"며 "과거에 천착하면 미래가 보이지 않고 과거는 잊지 않되 미래지향적으로 가다 보면 과거의 아픔이 다소 달래지고 미래가 잘되면 과거의 아픔이 다소 희석되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 이제는 그런 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권 대사의 이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이었고, 이 대통령의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생각과 맞닿아 있었다. 이후 주일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는 독도, 역사교과서왜곡, 동해표기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이에 대해 대일관련 단체들은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주장도 포기한 굴욕이라며 비판했고 이는 곧 '독도괴담'으로 이어졌다 ([관련기사] 주일한국대사관, 독도·동해 입장 빠졌다 복원)

 

17일 귀임을 더 늦출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권 대사는 조만간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권 대사는 해설서에서 독도를 삭제하도록 일본 정부와 외교전을 펼쳐야 하고,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위의 인식으로는 일본으로 돌아가서 이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간 '이중행보'를 보인 권철현 주일대사를 경질하고 올바른 대일역사관과 외교 능력을 갖춘 새인물을 주일대사로 임명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은 필자가 대표로 있는 독도수호대 성명 전문이다.

 

권철현 주일대사 경질을 촉구한다!

권철현 주일대사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수록되자 일시 귀국했다. 조만간 일본에 건너가 주일대사로서 독도 등 산적한 대일문제를 해결하는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권철현 주일대사는 부임초부터 과거사문제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왔고, 주일한국대사로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독도, 일본군위안부 등의 해결을 촉구하는 국민적 여론을 '과거에 대한 천착'(억지로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함), '외교를 잘해 관계를 많이 형성해도 국내여론이 뒤집어져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과거사 문제의 책임을 일본이 아닌 한국인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주일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독도' '동해표기' '역사교과서왜곡'을 삭제하여 우리의 최소한의 주장마저 포기했다. 홈페이지 삭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포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독도괴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권철현 대사는 귀국하는 15일 오전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한일관계 및 국제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고, 청와대 보고에서는 "일본이 독도를 빼앗으려면 전쟁밖에 없다"고 했다. 주일대사로 부임할 무렵과 너무나 대조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권철현 대사 자신의 대일역사관과 일본에 대한 신뢰가 잘못되었다는 솔직한 자기고백이다.

 

해설서에 독도를 명기한 일본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너무난 당연하다. 정부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수정, 현행교과서에서 독도 삭제 나아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역사관과 외교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대일역사관에 한계를 드러낸 권철현 주일 대사를 경질하고 올바른 대일역사관과 국익을 위해 소신 있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여 독도문제 등 대일과거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2008년 7월 17일

독도수호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게재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독도, #권철현, #학습지도요령, #독도수호대, #김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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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수호대 대표, 문화유산 해설 기획과 문화유산 보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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