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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촛불'에 묻혔고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지 않아 국민의 관심은 크게 끌지 못하는 듯 하지만, 후보들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당내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세균 후보가 '1만 인재양성 프로젝트' 등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 추미애 후보는 '짝퉁 한나라당' '대연정 찬성' 등의 정체성 공격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달 18일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한 민주당 전당대회의 막판 변수는 '추미애-정대철 단일화'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냐 라는 점이다. 9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상위권의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누가 5위를 차지할 것이냐도 관심거리다.

 

['추미애-정대철' 단일화] '예상대로' 추-정 단일화'가 성사됐다. 두 후보는 전당대회 당일 '현장 단일화'에 합의했다. 결선투표에서 1차투표의 다득표자를 밀겠다는 것이다. 추 후보의 천정배 선대위원장과 정 후보의 이낙연 선대위원장이 3일 공식 합의한 데 이어 4일 오전 후보자들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재발표했다.

 

이들은 "낡은 방식의 계파적 이익과 기득권에 집착하는 현실안주 세력에게 민주당을 또 다시 맡길 수는 없다"고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정세균 후보를 '계파적 이익과 기득권에 집착하는 현실안주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대철 후보는 이를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 색깔을 지우자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70년 DJ대역전'재현하겠다" - "이변은 없다"

 

'추-정 단일화'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들은 1970년 9월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역전승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1971년 대선에 나설 후보 경성에서 1차투표 결과는 김영삼-김대중-이철승 의원 순이었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철승 의원의 지지를 얻어내 대역전승을 거뒀다. 1971년 신민당 전당대회는 '40대 기수론'을 내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명승부를 벌여 야당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사건으로, 한국 야당사의 명장면 중 첫손에 꼽힌다.

 

정대철 후보의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당시 한 유력 신문은 가판에 김영삼 후보의 수락연설문을 실었다가 부랴부랴 바꾸기도 했다, 이번에는 전당대회 결과를 끝까지 보고 기사를 쓰기 바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추 후보의 노웅래 대변인 역시 "단일화로 두 후보의 지지도 합산은 55%가 됐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의 여론조사상 최고지지도가 45%였기 때문에 단일화할 경우 55% 이상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후보측은 "이변은 없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한다. 예상된 단일화였고, '반 정세균'이라는 것 외에는 정치적 명분이 없기 때문에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노선차이가 크다며 "문국현-이회창의 결합과 같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정 후보 쪽의 최재성 의원은 "단일화 효과가 어느 정도 있겠지만, 비등점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며 "설령 결선투표에 가도 이변이 없으리라는 것은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보통 44%정도의 지지를 얻는데, 이 표는 고정표이기 때문에 결선투표에서 6%만 더 와도 이긴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또 어떤 단일화도 두 후보의 표가 그대로 합산되는 경우는 없었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결선투표까지 가게 될지에 대한 예상도 엇갈린다. 손학규 대표 쪽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1차투표로 끝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고, 자체 후보가 없는 구민주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으로 말하면 판이 벌어져야 개미군단이 재미를 보는데, 지금까지는 판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세균 후보의 1차투표 승리를 예상했다. 

 

[최고위원 5위는 누가 될까] 당 대표경선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최고위원 경선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5명을 뽑는데 9명이 출마해 일단 경쟁률이 2:1에 가깝다. 또 대표선거가 1인1표인데 비해, 최고위원 선거는 1인2표제라 각 후보진영의 머리싸움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각 후보진영과 당 주변에서는 대체적으로 송영길·김민석·김진표·박주선 후보 4인이 순위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모두 당선 안정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송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김민석 후보는 전국에서 고르게, 김진표 후보는 수도권, 박 후보는 광주와 전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수·문병호 후보는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학진·안희정·정균환 각축

 

상위권과 하위권의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누가 5위를 차지할 것이냐가 최고위원 선거의 최대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구민주계의 한 관계자는 "정균환·안희정·문학진 세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대의원에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며 "보통 현장연설이 10% 이상을 좌우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당선안정권이라는 평을 듣는 한 후보쪽 관계자는 "안희정 후보는 '열정', 정균환 후보는 '관록', 문학진 후보는 '여전히 당 하부에 세력이 있는 정동영계의 지지'라는 각자의 강점이 부딪치고 있다"면서 "특히  안희정 후보는 '노사모'를 비롯한 친노세력이 열심히 뛰는데다 기본조직이 있고, 정균환 후보는 같은 '민주당 대통합파'인 김효석·이낙연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문 후보도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조직을 많이 살려낸 것 같다"고 전했다.

 

송영길·김민석 후보의 최고위원 1위 싸움도 치열하다. 사실상 정세균 후보쪽과 '손학규계'의 지지를 얻은 송 후보가 앞서왔으나, 김민석 후보가 최근 민주계의 지지를 묶어내면서 치열한 1위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당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전국선거 경험이 많은 김민석 후보가 시도당 대회 연설에서 점수를 많이 따고 있다"고 말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결정할 민주당 전당대회는 6일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며, 대의원 정수는 1만2천명이다.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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