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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 국내총생산(GDP) 예상 경로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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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크게 오르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경제성장은 둔화하고…"

1일 한국은행이 내다본 올 하반기 우리 경제의 그림이다. 한마디로 우울한 전망뿐이다. 특히 국제기름값과 원자재값의 상승과 정부의 미숙한 환율정책 등이 겹치면서 국내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하강 속도가 더욱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진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뒤늦게 경제성장보다 안정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바꾼 정부가 하반기에 어떻게 경제를 이끌어 갈지 관심거리다. 정부는 빠르면 내일(2일)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은, 작년에 내놓은 경제전망치 수정... 경기회복 기대 어려워

한국은행이 이날 오전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는 '둔화', '하락', '감소' 등의 단어가 눈에 띄었다. 작년 말에 예상했던 올 경제전망치를 상당 부분 수정했다. 이유는 고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기업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올해 경제전망치를 수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선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9%에 머물 것으로 한은에선 전망했다. 이는 작년 말에 예상했던 4.4%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대신 올 상반기 성장률은 작년 말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다. 작년 12월에 예상은 4.9% 성장이었지만, 이보다 높은 5.4%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최종적으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4.6% 수준을 보일 것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소비자 물가도 크게 수정됐다. 한은은 당초 올 평균 3.3%의 물가상승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4.3%,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높은 5.2%까지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올 평균 물가상승률도 4.8%로 바꿨다.

물가는 크게 오르고, 성장과 일자리는 줄어들고

한은은 국제 유가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올 들어 크게 오른 원-달러 환율이 이같은 고물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국제기름값의 경우 석유의 수급 사정이 빠른 시일안에 개선되기 어렵고, 원유시장으로 투기자본 등 자본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제유가는 높게 유지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이같은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당초 연 평균 4.3%에서 3.0%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 위축은 기업의 이익 감소와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한은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6.4%에서 4.4%로, 건설투자는 2.8%에서 1.3%로 줄어들 것으로 자신들의 전망치를 수정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투자 위축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도 19만명에 머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 당초 연평균 30만명의 취업자가 늘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와 함께 한은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은 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말에 예상할 때는 30억달러 적자였지만, 이번 수정치에선 적자 규모가 3배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값 상승과 소비 부진으로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업들의 투자 위축은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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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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