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선유도공원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선유교전망대(6월 14일)
 선유도공원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선유교전망대(6월 14일)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필자는 한동안 로케이션 전문 여행작가로 활동해 왔는데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직업병 같은 게 생겼다. 감동적으로 본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는 직접 다녀와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가 너무 감동적이라서 그 장소가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찾아가서 너무 좋았던 곳이 영화에 등장하면 다시 그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다. 그러면 그 감동을 잡으러 또다시 다녀왔던 촬영지로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이런 필자에게 아내는 뭐하러 비싼 기름을 허비해가며 같은 곳에 또 가냐고 의아해 한다. 작가적 상상력으로 충분히 채워놓을 수 있는 곳을 왜 다시 찾아가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작가는 소설가와 달리 상상력보다 현장감이 더 중요하다. 더구나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뜨는 명소들은 수시로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며 변해간다.

수생식물원에서 수련을 바라보는 어린이
 수생식물원에서 수련을 바라보는 어린이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서울은 복잡해서 여행지로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한강 사이에 섬으로 떠있는 선유도공원은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를 통해 매력적으로 다가온 곳이다. 이후 영화 <사마리아>를 보고 또다시 찾았다. 그리고 영화 <청춘만화>의 감동으로 인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중 <청춘만화>에서 지환(권상우분)과 영훈이 맥주내기 달리기를 하던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둘은 선유교에서 함께 출발해 ‘선유교 전망대’, ‘시간의 정원’ 등 공원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한편 지환과 달래가 티격태격하며 걷는 장면은 공원의 산책로에서 촬영되었다.

선유도공원은 영등포구 양화동의 양화대교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한강 사이에 떠있는 섬인 선유도에 자리잡고 있다. 새주소 체계에 따른 도로명 주소는 영등포구 노들길 700번지다.

선유도는 원래 선유봉이라는 작은 봉우리의 섬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홍수를 막고 도로를 포장하기 위해 암석을 채취하면서 깎여나가 아름다움을 잃었다. 1978년에 서울 서남부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선유정수장이 들어서 2000년까지 운영되었다. 선유도는 정수장 건축구조물을 재활용하여 국내 최초로 조성된 환경재생 생태공원이자 ‘물공원’으로 2002년에 다시 태어났다.

선유교의 야경
 선유교의 야경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선유교는 양화동과 선유도를 잇는 120m 길이의 보행전용다리다. 무지개 모양의 아치형 다리는 빨강과 노랑·초록·파랑 등 4가지 빛이 만들어내는 야경이 한강과 어우러져 밤을 빛낸다. 선유교의 끝에는 전망데크가 세워져 월드컵분수와 한강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공원에는 크게 4개의 테마별 정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수질정화원, 시간의 정원, 녹색기둥의 정원, 수생식물원이 있다. 그밖에 한강전시관, 환경물놀이터, 선유정, 카페테리아 나루, 야외원형소극장, 안개분수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다.

수생식물원에 활짝핀 수련
 수생식물원에 활짝핀 수련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수생식물원에는 수련, 물봉선, 쇠뜨기 등 다양한 수생식물 1만여본이 물위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수련은 6~9월까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 이즈음 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흰색과 빨간색의 두가지 꽃이 피며 수술은 노란색이라 푸른잎과 멋진 대비를 이룬다. 연꽃은 보통 오후가 되면 꽃이 오므라들지 때문에 오전에 촬영해야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온실에서는 양귀비를 닮은 노란색 꽃인 물양귀비가 자태를 뽐내며 나그네를 유혹한다.

수생식물원 온실에서 자라는 물양귀비
 수생식물원 온실에서 자라는 물양귀비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시간의 정원은 118종의 수목과 풀·꽃을 여러 개의 작은 정원에 나눠 심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원의 가운데에 콘크리트 구조물인 수로를 재활용한 2층 높이의 보행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달래가 두 사람이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곳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시간의 정원의 다양한 풍경이 발 아래 펼쳐진다. 거칠고 칙칙한 구조물이 온갖 식물과 어울려 묘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벽천분수가 있는 벽천은 지환과 영훈이 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에 나왔다.

영화 <청춘만화>와 <사마리아>의 무대가 된 시간의 정원
 영화 <청춘만화>와 <사마리아>의 무대가 된 시간의 정원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커다란 3개의 물탱크에서 나온 물은 온실과 수질정화원, 환경물놀이터, 수생식물원을 거쳐 시간의 정원 벽천을 흘러내린 후 다시 물탱크로 돌아가 순환을 계속한다. 선유교공원을 한바퀴 돌다보면 물과 생명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문의 : 02)3780-0590, hangang.seoul.go.kr

교통편 :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에서 1,500m, 또는 2, 6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1500m 거리. 합정역에서 5714번 버스를 이용하면 선유도 공원 정문 앞에 도착한다.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녹색기둥의 정원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녹색기둥의 정원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영화 테마여행>
등을 썼다. 일본어 번역판인<韓國 ドラマ&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됐다.



태그:#선유도공원, #여행, #촬영지, #청춘만화, #수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