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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탄핵투쟁연대 회원들이 28일 오후 5시부터 제주시 연동 소재 한나라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 규탄집회를 열었다.
▲ 규탄집회 이명박탄핵투쟁연대 회원들이 28일 오후 5시부터 제주시 연동 소재 한나라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 규탄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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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당사 앞에 모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나하는내용이 적힌 스티커를 당시 입구에 부착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찰사이에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 한나라당사 입구 규탄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당사 앞에 모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나하는내용이 적힌 스티커를 당시 입구에 부착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찰사이에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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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우리 편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좋은 날씨를 베풀어 주서 저들과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쇠고기 정국을 감안해서 들으면 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를 두둔하는 대형교회의 목회자가 한 발언쯤으로 들릴 이 말의 주인공은 이명박탄핵투쟁연대 제주지역 대표를 맡고 있는 장동길씨다.

6월 28일 새벽부터 정오까지 제주에는 장마전선이 지나면서 정말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당일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도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28일 오전동안 성판악에 200mm, 제주시에는 58mm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했다고 발표했다.

애초에 기상청은 28일 낮부터 29일 새벽까지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며, 추가 강수량이 80mm정도 예상된다고 했다. 28일을 집중 투쟁의 날로 지정했던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전 내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만 쳐다봐야 했다. 그날 오전 날씨만 보면 집회는 고사하고 시야가 가려 외출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2시경부터 비구름 사이로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1시간 전까지만 해도 폭포처럼 쏟아지던 비는 그치고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집중투쟁을 준비하던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시민 300여명이 모여 투쟁선포대회를 열었다.
▲ 투쟁선포대회 이날 오후 6시부터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시민 300여명이 모여 투쟁선포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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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단노조 조합원들이 투쟁선포대회 이후 촛불문화제까지 집단적으로 참여했다. 최근 정부가 공항을 민영화시킬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 공항공단 노조원들 공항공단노조 조합원들이 투쟁선포대회 이후 촛불문화제까지 집단적으로 참여했다. 최근 정부가 공항을 민영화시킬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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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5시에 이명박탄핵투쟁연대 회원들은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한나라당 제주도당사 앞으로 모여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현장에 집결한 회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최근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새로운 고시내용을 발표하고 그를 관보에 게재한 것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홍보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투쟁의지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미친 듯 날뛰어도 결코 국민을 꺽을 수는 없다. 어젯밤에도 보여주었듯이 우리 국민들은 미친 소 수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온 몸을 내던질 각오와 의지가 넘치고 있다. 나아가 네티즌 총집중, 민주노총 총파업과 간부 조합원 집중 상경투쟁, 대학생 광화문 아스팔트 농활, 농민학생 상경투쟁 등 6월 28일부터 7월 6일까지를 완전 국민승리 주간으로 만들기 위한 모든 준비가 진행중이다.… 이명박 탄핵투쟁연대 제주모임은 전체 국민들과 함께 전면 재협상과 이명박 심판의 완전한 국민승리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집회를 마친 회원들은 한나라당 항의방문을 시도했으나 입구에 대기 중이던 경찰의 제지로 당사 진입은 실패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 <조선>,<중앙>,<동아>등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스티커를 당사 입구 계단과 문에 부착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촛불문화제가 당초 예정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시민 600여명이 참여해서 자리를 지켰다.
▲ 촛불문화제 촛불문화제가 당초 예정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시민 600여명이 참여해서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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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문화제의 시작을 장식했다.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를 때 시민들이 즐거워했다.
▲ 제주지역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 이날 촛불문화제의 시작을 장식했다.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를 때 시민들이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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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6시에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는 제주지역 노동자 단체, 농민단체, 시민단체 회원 등 시민 300여 명이 모여서 ‘고시강행 규탄, 사회공공성강화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수입고시 강행에 대한 문제는 물론이고, MBC <PD수첩>에 대한 사법처리 협박 등으로 대표되는 언론장악 음모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민영화 정책에 대해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최근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동조하여 제주도내 영리병원과 영리법인학교를 유치하는 계획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제주도가 정부의 공공성 약화 정책의 출발기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투쟁 선포대회에 유난히 공항공단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는 공항도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 정책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날 무렵 투쟁선포문을 채택하여 발표했다.

“ 절대다수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강행된 미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와 국민의 필수적인 생존권을 박탈하는 공공부문 민영화, 사유화 정책이 폐기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하는 사회공공성정책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또한 이윤에 목매단 기업을 위한 권력이 아니라 주인인 국민의 요구를 대변하는 권력이 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 채 고시를 강행하고 민영화, 사유화 정책을 계속한다면 전국 곳곳에서 봉화처럼 피어올랐던 촛불의 열기를 넘어 이제는 4천만 국민이 들불이 되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온 몸으로 싸울 것이다.”

어린이들이 고함을 지를 때 시민들은 "MB 혼내주라"고 말하며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 태권도 어린이들이 고함을 지를 때 시민들은 "MB 혼내주라"고 말하며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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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주머니에서 기금이 모아졌다.
▲ 모금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기금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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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에 대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던 제주시청어울림마당까지 걸어서 행진했다.

원래 저녁 7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던 촛불문화제는 행사장의 여건으로 8시가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일찍 현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시작 시간이 지연되어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집회에 참여했다.

제주지역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이 노래로 촛불문화제가 시작되었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시민들의 마음을 이렇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노래가 또 있을까? 김광석의 노래 ‘일어나’를 부를 때 참여한 시민들은 일체가 되어 촛불을 흔들었다.

노래의 가사처럼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이명박탄핵투쟁연대는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호소했다. 그랬더니 촛불문화제에 필요한 기금이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촛불문화제를 준비하는 일꾼들은 당일 모금된 기금으로 당분간 행사를 계속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 촛불을 들고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빨갱이, 폭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4.3사건 당시 권력이 사람을 죽일 때 썼던 방식이라고 했다.
▲ 시민 지금 촛불을 들고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빨갱이, 폭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4.3사건 당시 권력이 사람을 죽일 때 썼던 방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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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지역 촛불문화제의 화두는 장관고시 철회와 더불어 민영화 반대다. 제주가 정부의 민영화 정책의 전진기지가 될 지도 모른다.
▲ 촛불문화제 최근 제주지역 촛불문화제의 화두는 장관고시 철회와 더불어 민영화 반대다. 제주가 정부의 민영화 정책의 전진기지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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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다른 시도에서 제주를 방문한 시민들이 단체로 참여하여 시민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이들은 제주에서 3박 4일로 열렸던 제주인권회의에 참여했던 전국의 시민활동가들이었다. 원래 28일에 제주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제주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고 했다. 시민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또, 어린이들이 시민들에게 태권도 시범을 보여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태권도 시범을 보였던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에 재학 중인 형제인데, 태권도 고함이 나올 때 마다 시민들은 “MB 혼내줘”라며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어린이들이 시범이 끝나자 무술도장을 운영하는 시민이 나와서 자유발언 기회를 얻었다. 이 시민은 “정치인이나 보수언론이 나서서 배후설을 퍼트리고 친북좌파니 폭도니 하는 말을 내뱉는데 이건 4.3의 아픔을 겪은 제주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모욕적인 말”이라고 했다. 그는 “4.3때 권력이 죄 없는 사람들을 총으로 죽일 때도 같은 말을 했다”고 권력과 보수집단에게 분노를 표했다.

촛불문화제는 노래패 청춘의 공연으로 마무리 되었다. 청춘은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창작곡인 ‘경고’라는 노래를 선보여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촛불문화제는 9시 35분경 마무리 되었다.

한편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촛불행진을 이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관보게재 원천무효, 이명박은 물러가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청에서 동쪽으로 행진했다. 제주경찰서 앞에 집결했던 시민들은 다시 시청 어울림마당으로 돌아와서 해산했다.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시민들이 즐겁게 따라 불렀다.
▲ 시민들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시민들이 즐겁게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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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어나,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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