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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KBS 사장의 퇴진에 반대했던 KBS 이사 신태섭 동의대(광고홍보학) 교수가 대학에서 해임 결정을 받자 동의대 학생들이 총장실에 들어가 항의했다.

 

동의대 총학생회(회장 이충호)는 24일 오전 부산 동의대 본관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간단한 집회를 연 뒤 총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마침 총장실에는 강창석 총장이 있어 이충호 총학생회장과 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학생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했는데 뭐가 잘못이냐"

 

이날 동의대 학생들은 농촌봉사활동을 떠나기에 앞서 학교 본관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동의대 총학생회 24기 회장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입을 연 이충호 총학생회장은 "대학 측은 신 교수가 'KBS 이사직을 겸직하고 수업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3교시 연강일 때 어느 교수가 시간을 꽉 채우고 있냐"고 학교 측 주장에 반박하며 "신 교수는 3시간을 꼬박 채우고, 휴강도 빼먹지 않고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대학 교수는 공공 이사직을 겸직할 수 있다"면서 "대학이 부당하게 징계한 이유가 무엇이냐, 대학이 현 정부에 반하게 되면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감사가 들어올 것 같으니까 그랬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에 동의대는 사학비리의 온상이었다"면서 "학생들은 이제 방학이지만 언론탄압하는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투쟁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조은미 동의대 영상정보대 학생회장은 "어제(23일)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지켜온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강 총장은 일류대학을 향해 노력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일로 삼류대학으로 가고 있다"면서 "대학의 주인으로서 우리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천모 공과대 학생회장은 "이제까지 참았는데 앞으로는 총장한테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아닌 것은 아니라 하고 맞는 것은 맞다고 확실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응 법정대 학생회장은 "신태섭 교수 해임은 동의대 학생을 무시한 것이다, 여러분이 일어서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석 총장 "징계 절차 정당했다"

 

이어 학생들은 "신태섭 교수 징계 철회" 등의 구호를 적은 종이피켓을 들고 총장실로 향했다. 이충호 회장은 큰 종이에 '경고문'을 만들어 들고 갔다. 학생들이 총장실에 들어서자 교직원들은 "학생들, 이러면 안 된다"고 했지만 특별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강창석 총장이 총장실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충호 회장은 단대 학생회장들과 함께 총장실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총장실 입구와 벽면에 "부당징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적은 종이 스티커를 붙였다. 강 총장을 만난 이충호 회장은 신태섭 교수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따지기도 했다.

 

이에 강 총장은 "징계 절차는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나도 안타깝지만 이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징계를 철회할 수는 없다, (신 교수가) 법적 구제 절차를 밟으면 학교는 그 결과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이게 좋은 대학이냐"고 하자 강 총장은 "함께 노력하자"고 했으며, 이 회장이 "지금까지 총장님을 존경해왔는데 이번 일을 보니 개탄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총장실을 나올 무렵 한 교직원이 "화분에 붙은 종이스티커를 떼어내라, 식물에 그런 거 붙여서 되겠느냐"고 하자 이충호 회장은 "식물은 귀하게 여기면서 사람은 왜 귀하게 여기지 않느냐"고 말한 뒤 그냥 총장실을 나왔다.

 

동의대 총학생회는 6월 30일까지 농활을 벌인다. 이충호 회장은 "농활을 다녀온 뒤 신태섭 교수 부당징계와 관련해 다양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동의대, #신태섭,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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