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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괴산군은 '느티나무가 많은 산'이라는 뜻을 지닌 물 좋고 공기 좋은 충청도의 명당이다. 괴산군은 그 이름대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명산이 많기로 유명한데, 특히 괴산군 고추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갖고 있다. 흔히 괴산하면 고추를 떠올릴 정도이다.

그런데 이 괴산군에서 만든 명물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괴산군민 가마솥이다. 가마솥이라 하면 선조들이 밥을 짓던 물건인데, 괴산군 가마솥은 자그마치 4만명 분의 밥을 한꺼번에 지을 수 있는 초대형이라고 한다.

괴산군민의 인구가 약 4만이니 이 가마솥 하나로 괴산군민 모두를 먹일 수 있는 밥을 지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그 규모에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가마군민 가마솥
 가마군민 가마솥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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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둘레 17.85m, 높이 2.2m, 몸무게 43.5톤의 초대형 가마솥은 지난 2005년 5월에 완성되었다. 주조 과정에서 6개월에 걸쳐 만든 거푸집이 쇳물을 부으면서 터져나가 제작이 지연되는 등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완성된 가마솥을 옮기는데 15톤짜리 지게차 2대와 트레일러 2대가 동원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 가마솥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군민이 '한솥밥을 먹는다'는 상징성과 지역의 명물로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진짜 4만명 분의 밥을 지어보았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4만명 분의 밥을 지을 수 있지만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옥수수 6000개를 쪄서 축제 때 군민들에게 나눠준 적은 있다고 한다. 괴산군은 이 가마솥을 기네스북에 등재시키려고 했으나 이미 호주에서 이보다 더 큰 질그릇을 등재시키는 바람에 기네스북 등재는 실패했다고 한다.

 가마솥 안
 가마솥 안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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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마솥의 뚜껑에는 두 마리의 쌍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옥수수 6000개를 삶을 때, 이 쌍용의 입에서 나오는 김이 마치 승천하는 모습을 닮을 정도로 장관이었다고 한다. 또한 뚜껑에는 12마리의 거북이와 무궁화를 조각하였고, 가마솥을 때우는 화구는 12개로 이루어져 있다. 12개의 화구는 괴산군과 11개 읍 면을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거대한 가마솥
 거대한 가마솥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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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중앙에는 복이라는 글자가 한자로 쓰여 져 있는데, 동전을 던져 이 복이라는 글자에 안착시키면 복이 들어온다는 미신(?)이 어느새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관광객들이 던진 동전과 지폐가 가마솥 안에 수북했는데, 어느 도둑이 이 돈을 훔치려다가 붙잡혀서 경찰에 넘겨진 일도 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돈을 감시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나 어쨌다나.

벽초 홍명희의 고향이자 고추로 유명한 괴산군에 들어선 또 하나의 지역명물, 괴산군민 가마솥. 괴산읍 동부리에 위치한 청결고추유통센터를 구경하면서 덤으로 얻는 명물이라 하겠다. 흥미로우면서도 작은 재미를 주는 곳이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함



#가마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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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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