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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현장'에서 '편파보도'를 이유로 취재거부를 당하기 일쑤인 방송사 SBS의 노조위원장이 "SBS에게 '조중동 옆으로 가라'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40일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촛불의 현장'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 언론에 대한 취재를 거부하는 일은 이제 거의 일상적인 일이 됐다. 그 거부의 대상에는 SBS도 포함돼 있을 경우가 많다.

 

<오마이뉴스> 기자도 지난 한달 간 서울 시청 앞 등지에서 SBS 기자들이 취재거부에 곤욕을 치르는 장면을 몇 차례 목격한 바 있다. 심지어는 중계차 위에서 생방송으로 뉴스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큰 야유를 보내, 방송 중인 기자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촛불 국면에서 비난 받은 적 없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이렇게 SBS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SBS의 보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친 정부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

 

그러나 심석태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장(이하 SBS 노조위원장)은 17일 밤 다음 아고라에 글(☞원문보기)을 올려 집회 참가자들을 포함한 네티즌들이 이런 인식을 바꿔줄 것을 호소했다.

 

기자 출신인 심 위원장은 "이번 촛불집회 국면에서, 집회 현장에서는 비록 SBS 취재진이 배척을 당했지만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어느 언론·시민단체에서도 비난 성명이 나온 적이 없다"며 "오히려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 오늘>, <PD저널> 등에서 SBS의 방송 내용을 평가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고 자사 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긍정 평가를 언급했다.

 

심 위원장은 "뉴라이트연합은 SBS에게 조중동 옆자리를 요구한다"며 "지금 뉴라이트를 앞세운 우익은 SBS에 전화를 하거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정신 차리라'고 공격하고 있다"고 밝히며 현재 '촛불정국'에 대한 보도가 보수세력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SBS는 뭘 해도 조중동과 같다'며 조중동 옆에 SBS를 놓으려 한다"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그는 "하루하루, 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해 뛰고 있는 젊은 현장 취재기자들에게 힘을 달라"고 취재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심 위원장은 이어 "비난으로는 바른 언론의 싹을 키울 수 없다"며 "여러분이 뭐라고 하시든 SBS에는 조중동 옆에 서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조중동 옆으로 가라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촛불 마음 돌릴까?... "그래도 아직은"

 

이 글은 19일 오후 3시 30분 현재 13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댓글만도 5900여개가 넘는 등, 아고라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소 격정적인 어조로 쓰인 이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은 편. 19일 오후 4시 현재 4700여건인 '추천' 수보다 '반대' 수가 8100여건으로 훨씬 많다. 댓글 내용들도 "그래도 SBS는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글이 아고라에서 수많은 반론과 냉소에 직면하자 심 위원장은 19일 오후 다소 누그러진 어조의 글(☞원문보기)을 아고라에 올려 지난 17일 글에 대해 해명하면서 다시 한번 네티즌들의 신뢰를 구했다.

 

이 글에서 심 위원장은 지난 17일 밤 KBS 앞에서 자사의 후배 기자가 취재 거부를 당한 뒤의 일이 가슴 아파 글이 격하게 쓰여진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SBS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길은 SBS가 찾아야 하고 우리 조합원들의 몫"이라며 "우리가 희망하는, 공정하고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기 위한 길은 우리 안에서부터 닦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태그:#SBS,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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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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