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경북 봉화군 청량산의 자란봉과 선학봉 사이를 연결하는 국내에서 가장 길고 높은 곳(길이 90m, 바닥높이 70m)에 위치한 '하늘다리'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부대행사로 봉화군 산양산삼협회의 주관으로 축하풍선에 산삼씨를 넣어 날리는 산삼씨 돌려주기 행사가 치러졌다.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 현수교인 청량산 하늘다리는 청량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산악등반체험을 맛볼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늘다리에 올라서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청량산의 전체 산세는 물론이고 태 소백산맥의 웅장한 능선과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얼마 전 경북 봉화군에서 청량산 '하늘다리' 준공식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보도자료다.

서울에 살고 있는 나는 언제나 블로그(http://blog.naver.com/kimdaisuke)에 고향 영주시와 봉화군 소식을 올려 둔다. 서울에 살면서도 애정을 갖고 고향소식을 접한다는 마음과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혹시라도 보게 되어 기뻐할 고향사람들을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걸려오는 고향 사람들의 문의 전화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때론 즐거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17일) 밤 10시가 다 되어서 핸드폰이 울렸다. 보통 늦은 시간에 오는 전화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아니면 받지 않지만, TV를 보면서 쉬고 있는 시간이라 무심결에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 유학 와 있는 일본인 유학생 야구치토모꼬(矢口友子, 37)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늦은 시간에 미안하지만 잠시 통화를 할 수 있느냐?"라고 묻기에 "가능하다"고 대답을 했다.

자신의 지인 중에 일본 교토(京都府 綾部市)에 살고 있는 야마다(43)씨라고 하는 가정주부가 있는데,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이 16일 하굣길에 주워온 풍선에 알 수 없는 한글이 쓰여 있고, 풍선 안에 이상한 씨앗이 들어 있는데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마당에 심어두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초에는 한국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교토에 있는 조선학교에 가 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에 전자우편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연락을 받은 한국의 야구치씨는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하던 중 내 블로그를 발견하고서 늦은 시간이지만, 전화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0분 정도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는 야구치씨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18일 오전 11시에 신촌에서 그를 만났다.

그래서 작은 사진을 통하여 풍선에 쓰인 글씨가 '청량산 하늘다리 열린다! 진세산양삼조합 삼씨 돌려주기 행사. 산양삼의 천국 봉화에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튼 참 재미있고 놀라운 일이었다. 경상도 봉화군에서 하늘높이 올려 보낸 풍선이 인근에서 터지지 않고 일본의 교토까지 날아가다니. 그것도 모자라 하굣길에 여학생이 우연히 발견하여 집으로 가져갔고, 풍선에 적힌 한글을 보면서 한글 공부와 한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집 마당에 한국산 산삼씨까지 심었다니 말이다.

풍선에 적힌 글의 내용이 궁금해 한국에 유학 중인 지인에게 대략의 내용 설명과 경상도 봉화군에 위치한 청량산이라는 산에 대한 설명도 검색을 해서 알게 되었다.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야구치씨에게 교토에 살고 있는 야마다씨에 대한 자세한 신상과 주소, 전화 번호 등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했고, 더 가능하다면 산삼씨를 파종한 마당 풍경사진과 가족사진 등을 부탁하고는 그와 헤어졌다.

사무실에 돌아와 우선 봉화군청 공보과에 전화를 하여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렸다. 나중에 기회에 주어진다면 봉화 군수님에게 건의를 하여 교토의 일본인 부부와 자녀들을 한국 봉화군 산골마을에 초대하여 청량산도 즐기고,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봉화의 송이버섯이며, 산삼을 맛볼 수 있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화 군수님! 꼭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