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설기현 ⓒ 대한축구협회

지난 몇 년간 한국 대표팀 측면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스나이퍼´ 설기현(29, 풀럼)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설기현은 지난달 말 대표팀 합류 당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당시의 다짐과 상반된 기대이하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요르단과의 홈 경기에서는 신예 이청용(서울)에 밀려 출전 기회를 못잡았고 지난 7일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는 부진한 활약속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한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명성을 떨쳤던 그의 부진 요인은 경기 감각 부족. 2007/08시즌 풀럼 이적 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자신의 장기였던 날카로운 크로스와 위력적인 돌파는 최근에 이르러 무뎌졌으며 컨디션 마저 좋지 않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설기현이 오는 14일 저녁 11시(한국 시간) 투르크 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B조 투르크 메니스탄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아직 이청용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전으로 출장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해야 앞으로의 대표팀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설기현은 지난 2월 6일 투르크 메니스탄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4-0 완승을 이끈 바 있다. 이번에도 투르크 메니스탄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어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는 호재의 기회를 맞게 됐다.

 

때마침 투르크 메니스탄은 아시아 지역예선 B조 1무3패로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에서 설기현이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해 가뜩이나 ´부상 악몽이 깊어가는´ 허정무호의 승리를 이끈다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 4개월 전 투르크 메니스탄 진영을 초토화했던 모습을 원정 경기에서 그대로 재현할지 관심이 모인다.

 

설기현은 최근 부진속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유럽에서 8시즌 뛴 경험, 그동안 대표팀과 유럽 무대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경기했던 경험은 어느 누구와 바꿀 수 없는 능력이다. 이제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듯 자신과의 험난한 싸움을 하며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에게 있어 경기 감각 저하는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장벽이다. 2000년 벨기에 진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온갖 시련과 아픔을 묵묵히 이겨냈고 경기력에 대한 문제도 ´단련´ 되었기 때문이다. 2005/06시즌 울버햄튼서 글렌 호들 감독과의 불화로 경기에 뛰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졌으나 다음 시즌 레딩 이적 후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이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의 명성을 떨친 바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을 지닌 설기현은 최근 투르크 메니스탄전을 앞두고 "체력적인 부분을 포함해 여러가지 신체적인 상황이 첫 소집 때보다 좋아졌다"며 이번 경기에서의 맹활약을 벼르고 있다. 무뎌졌던 설기현의 발끝이 다시 날카로워질 수 있을지 축구팬들은 그의 부활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저의 블로그(http://pulses.tistor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08.06.14 16:03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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