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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영선 김상희 이미경 조배숙 신낙균 김금래 배은희 박선숙 이은재 전현희 의원.
 왼쪽부터 박영선 김상희 이미경 조배숙 신낙균 김금래 배은희 박선숙 이은재 전현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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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 18대 여성국회의원 당선자들의 당선을 축하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여성 국회의원 당선 축하 및 의정활동 방향모색 간담회-18대 국회, 성 평등 국회로 가는 길을 묻다'가 지난 달 28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렸다.

본지와 21세기여성포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가 공동주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김금래 배은희 이은재(이상 한나라당) 이미경 조배숙 박영선 신낙균 김상희 박선숙 전현희(이상 통합민주당) 곽정숙 이정희(이상 민주노동당) 등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의원들이 참석했고 홍미영 통합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날 행사에서는 ▲가부장적 정치문화를 개혁하고 성평등 국회를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실천해 달라 ▲여성의 삶과 질에 관련된 입법과 예산확보에 주력해 달라 ▲여성의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에 앞장서고 여성정책전담기구 강화에 노력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여성들이 바라는 성평등 의정활동 방향 요구안'을 축하꽃과 함께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

18대 국회 여성의원들의 다짐이다.

지난 5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성의원 당선축하 및 의정활동 방향 모색 간담회는 해당 의원들에게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의원들의 의정활동 계획 등을 듣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권미혁 21세기여성포럼 운영위원은 '여성의원에게 바란다'는 제안발제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입법활동을 주문하고 성평등한 정치문화를 위한 여성의원들 간의 연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사회 공공성의 확대를 위한 노력과 여성정책기구의 강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보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권 위원은 특히 "성인지 예산의 2010 회계연도 예결산안 적용을 2년 남짓 앞둔 지금까지도 제도적 골격만 존재할 뿐 지침을 마련하고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할 추진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성인지 예산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참석 의원들은 아직도 사회 전반에 걸쳐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는 데 동감을 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조배숙 통합민주당 의원
 조배숙 통합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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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통합민주당 의원

지난 17대 때 열린우리당 전국여성위원장을 하며 예결위 계수조정위원회에 여성이 30% 이상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루어냈다. 성인지적 예산 확보를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중요한 위원회에 여성이 포함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의 인적·물적 자산을 나누는 시스템에 여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준을 정해야 한다.

또 이미경 의원의 지적처럼 여성의원이라 해서 전부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여성계와 친밀한 관계가 아닌 여성의원들 중에도 말없이 활동을 펼쳐 나가는 의원들이 있다. 그런 의원들을 찾아 따뜻하게 격려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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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민노당은 의원이나 당직자 등이 되기 위해선 성평등 교육을 필수로 이수해야만 하는 과정이 있다.

여성의원들이 각 정당에서 의무적으로 성평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어떨가 싶다.

남성의원들이 적군이 아니고 좋은 아군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당사자인 것 자체가 '전문가'일 수 있다. 여성이기에 여성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장애인 등 소수자들도 마찬가지다.

전문직, 고학력자들이 우대받는 사회환경으로 인해 이들이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은 계속해서 대물림될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열악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

이미경 통합민주당 의원
 이미경 통합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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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통합민주당 의원

여성의원 수가 많아져 기쁘다. 국회 안에서 모임을 만들고 중심을 잡는 일은 의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여성계, 단체에도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생물학적 여성의원이라 해도 전부 성인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원이라 해서 무조건 여성주의적이지 않으며 남성의원들 중에도 친여성적이며 여성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의원들이 있다. 그런 남성의원들의 지역구에 여성이 도전하면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도와야 하는 건지 잘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녀를 떠나 성인지적 관점을 가지고 일하는 의원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보고 뒷받침하는 쪽으로 전략 수정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이번 총선에선 특히 비례대표제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 노력해서 어렵게 이루어낸 '50% 여성할당제' 아닌가. 본래 의도대로 잘 지켜져야 한다. 비례대표 제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분명한 목소리가 필요하고 제도 개선을 이루기 위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

전현희 통합민주당 의원
 전현희 통합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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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통합민주당 의원

여성계가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서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성의원의 수가 생각보다 적어 아쉽고 일당 백의 일을 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여성 고용에 있어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하는 입법을 통해 성별격차를 줄여나가는 일을 하고 전업주부 등을 위한 맞춤형 직업지원으로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걸림돌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

여성의 보육문제, 출산지원 문제 부분에 관해 지원을 강화하는 관련 법안을 연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과 연금 분야에 있어 성별영향평가를 도입해 여성에게 불합리한 제도를 고쳐나가겠다.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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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희 한나라당 의원

여성계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정착시켜준 '여성할당제' 덕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과학기술 쪽은 여성들이 진출하기에 특히나 어렵다. 벤처를 창업해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정말 열악한 환경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도 요새는 처음 시작할 때보다 여성들이 많이 대우받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원에 당선되고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의원 재산등록을 하는데 여성의원은 시부모님 재산도 등록하라고 하더라. 국회조차 이런데 사회 곳곳에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되지 않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했다. 불합리한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초선이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당을 떠나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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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래 한나라당 의원

선관위에 당선신고를 할 때 의원활동을 하는 사람은 나인데도 남편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오라고 하더라. 황당했다. 생활 곳곳에 성차별적인 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법·제도·규정 등이 여성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부분이 여전해 보인다. 고쳐야 한다.

남성의원들을 우군으로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하고 칭찬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채찍과 함께 당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당론이 있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꼭 뭉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미묘한 갈등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 여성계에 있을 땐 몰랐는데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걸 느낀다. 이런 부분을 좀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하겠다.

어느 분과, 어느 위원회를 맡든 성인지적인 관점으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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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변호사를 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호주제 위헌 소송이었다. 이에 따른 새로운 신분등록제도 도입을 위한 법 제정 등 남아 있는 문제들에 대해 계속 관심 갖겠다.

50% 여성할당제 덕에 국회에 들어왔는데 여성할당을 주는 이유는 분명하다고 본다. 그만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아직 낮고 특히나 일반 노동계층, 서민계층의 지위가 낮은 문제, 차별문제에 대해 잘 해결해보라는 차원에서 할당해 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특별히 성매매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변호사를 하면서 처벌법과 피해자보호법을 만들었는데 법을 만들 때는 성매매 업소가 스스로 줄어들게 하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시행되는 것을 보니 벌금만 내고 다시 영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더라. 법을 만드는 것뿐이 아니고 입법 취지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 계속해서 살펴보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다.

막 내린 17대 국회, 자동폐기 여성·성평등 법안 수두룩
위안부·성매매 다음 회기로… 안타까운 '절반의 성공'
차별금지법·형법 일부개정안 등 자동 폐기
공공건물 수유·탁아시설 의무화도 통과 안돼
호주제폐지 최대 성과, 여성인권 분야도 성장
17대 국회에선 성평등·여성 관련 법안이 크게 늘었고 분야도 다양화됐지만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자동 폐기되는 법안이 적지 않다.
 17대 국회에선 성평등·여성 관련 법안이 크게 늘었고 분야도 다양화됐지만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자동 폐기되는 법안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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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가 지난 5월 29일 임기 만료됐다. 이번 국회는 최초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성평등·여성 관련 법안이 크게 늘었고 분야도 다양화됐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는 법안이 적지 않다. 실적 늘리기에 급급해 함량 미달의 법안, 비슷한 내용의 법안들이 쏟아져 나온 한편 이해집단들과의 극렬한 대치 속에 손도 대지 못한 법안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안부 청구권 촉구 등
자동 폐기 법안 다수

17대 국회와 함께 자동 폐기되는 여성·성평등 관련 법안이 상당수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생활안정 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법안은 통과됐지만 지난 2006년 발의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청구권 협상 촉구 결의안’은 폐기될 상황이다.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심의관은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총리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세계적으로 일본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외교분쟁 등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에 대한 행정처분과 관련,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 '성매매 알선 적발업소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성매매 알선 적발업소 등'의 범위를 정해 성매매 행위 등이 빈발하는 자유업종의 업소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하고 행정처분 기준에 통일성을 기하고자 했다.

가족제도 분야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 중엔 경솔히 이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혼 전 3개월간의 숙려기간을 두도록 하는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과 법원이 주도적으로 협의이혼과 관련한 조정과 교육 등의 지원절차를 마련하고, 당사자들이 지원절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협의이혼 절차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있다.

생활환경 분야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공공건물 등에 수유시설, 착유시설, 탁아시설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임신부에 대한 수송시설 및 공원 등의 시설을 무료로 또는 이용요금을 할인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김은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그간 여성인권이나 가부장성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면 17대 국회에선 생활이나 문화 등 직접 피부에 와 닿는 불평등한 것들을 구석구석 고치는 일들이 진행, 한 단계 나아간 조치라고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몇몇 통과되지 못한 법안에 아쉬움이 남으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생활·문화면에서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더욱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 역시 계류로 결정, 사실상 자동 폐기된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헌법재판소가 이미 지난 1999년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는 법안"이라며 "시대착오적인 법안이 또 반복적으로 부활되지 않도록 이번에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외 성별, 나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사회적 신분 등의 이유로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금지, 예방한다는 ‘차별금지법안’,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과 추행의 미수죄를 신설하거나 미성년자 등에 성범죄를 비친고죄로 하는 등의 ‘형법 일부개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호주제 폐지 후 가족관련법 제·개정
양성평등 가족정책의 초석 역할

반면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통과된 다수의 법안이 기대를 갖게 한다.

17대 제·개정된 법안들 가운데는 특히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안 발의와 통과가 최대 성과로 꼽히며 성매매·가정폭력·성폭력 등 ‘여성인권’ ‘여성폭력 근절’ 분야도 성장을 이뤘다.

또 저출산 문제 해결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 분야 법안의 발의, 가결도 상당수 진행됐다. 공중화장실법 등 통상 여성 관련법으로 분류되지 않는 조세분야에까지 성인지적인 시각에서 법안 발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호주제 폐지와 이에 따른 새로운 신분등록제도 도입을 위한 법 제정, 부부재산계약, 부부재산 관련 조항의 개선, 양육비 이행 확보 등 가족관련법의 제·개정은 괄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민 법상 호주제도는 가부장적 신분등록제의 모태가 됐고 이에 지난 40여 년간 여성 국회의원들과 여성계는 이의 폐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마침내 지난 2005년 3월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으며 친양자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최근엔 아동성폭력 사건이 크게 증가하면서 ‘특정 성폭력 범죄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법 개정안’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 ‘아동복지법 개정안’ 등 성범죄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재범방지를 막기 위한 성폭력 범죄 관련 법안이 다수 제·개정됐다.

성매매 근절을 위한 법안과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의 경제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법안들도 추진됐다. 또 전 장애인계가 10여 년 가까이 입법투쟁해 온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도 제정돼 지난 4월부터 시행됐다.

[여의도를 떠나며] 17대 국회 활발한 활동 펼친 이계안·문희 의원을 만나다
이계안 의원
 이계안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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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행보로 헛되지 않은 시간 자부심”

“정치를 통해 더불어 살며 그간 진 빚을 갚는 삶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잘 해온 건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가슴에 소중히 간직한 씨앗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CEO 출신의 이계안 의원. 재벌규제에 대한 헌법상 근거인 119조 2항의 폐지에 반대하고, 경제계가 적극 찬성하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소신행보’를 보여온 그가 이번 17대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난다.

“애초에 한 번만 할 국회의원이었으니 할 일은 많았고 욕심나는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이 의원. 그의 말대로 이 의원의 4년은 쉴 틈 없이 분주했다.

특히 싸늘한 민심으로 당내에서 아무도 서울시장에 나서려 하지 않았던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이 의원은 당내 경선주자로 나섰다.

구체적인 정책비전 제시 덕분에 경선후보 선언을 했던 1월 초 1%도 되지 않았던 지지율이 4월 말엔 10%대로 뛰어올랐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부지런히 발표했던 정책들 중 몇 가지가 현 서울시 정책, 서울시 교육청 정책 등에 수용되면서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조세제도 도입 등을 위해 노력했고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도 입법적 대안을 모색했다.

이제 이 의원은 차기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에 직답을 하지 않은 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희망과 열정을 다시 찾아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마음먹은 대로,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문희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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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열정의 시간… 아쉬움 없어”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통해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부딪치며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왔던 과정은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도 의미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17대 국회를 끝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문희 한나라당 의원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 5월 27일 2년 7개월간의 의정활동을 담은 자료집 ‘나눔의 삶 희망의 정치’ 출판기념회에서다.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문 의원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쉬움 없이 살아온 열정의 시간이었다”고 지난 의정활동을 자평하고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삶의 공간에서, 남은 삶의 시간 속에서 신선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의 의정활동은 2005년 국회 입성 당시 “이제까지 도전해서 이루지 못한 일은 없다. 남들이 4년에 하는 국회의원 일을 나는 2년에 다할 것”이라고 했던 굳건한 의지만큼이나 실제로 다양한 성과를 냈다.

특히 초선으로서는 처음으로 등원 8개월 만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청소년 성폭행에 대한 대안을 수립하는 등 각종 정책과 제도 개선에 앞장서 온 모습이 인상적이다.

문 의원은 “저의 한결같은 소신은 여성은 차별이 아닌 동반자로 남성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 아름다운 사회, 선진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은 국가와 사회의 중심이자 혼이어야 하고, 가족은 중심과 혼을 담는 그릇”이라며 “여가위원장으로서 2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도 정력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소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봉사의 삶을 지속할 생각이다.

“천직인 약사의 직분을 다할 때까지, 저의 전문성을 우리 사회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이웃의 어려움을 위해 끊임없는 봉사의 길을 걷겠습니다.”


태그:#18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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