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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일 밤 0시 20분]
 
중앙로 메운 대전시민들 "이명박은 퇴진하라"'
 
 
 
대전에서 처음으로 촛불문화제 후 거리로 진출한 2500여명의 대전시민들이 중앙로를 가득메웠다. 이들은 충남도청까지 행진하며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쳤다.
 
31일 밤 10시.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군중속에서 "거리로 나가자"는 외침이 들렸다.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거리로! 나가자!"를 외쳤고, 누구라고 할 사이도 없이 가장 뒷자리에 앉았던 시민들이 대전역 앞 도로로 발을 내딛었다.
 
경찰은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시민들의 제지할 수 없었다. 경찰은 50여명의 의경을 배치, 폴리스라인을 들고 시민들이 도로를 과도하게 점거하지 못하도록 안내하기만 했다.
 
이들을 이끄는 사람은 곧 자신들이었다. 앞과 뒤, 그리고 가운데 등 어느 곳에서 누군가 구호를 선창하면 함께 외쳤다.
 
"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은 퇴진하라!" "대전시민 함께해요!" 등 다양한 구호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여 크게 따라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쇼핑을 나온 시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시위대에 놀라기도 했지만, 이내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이들을 격려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상인은 "잘 한다 잘해!"라고 외치면서 "대전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미친소 수입을 막아내야 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중앙로 1차선만을 따라서 걷던 시민들은 홍명상가 앞에 다다르자 1개 차선을 더 점거했다. 경찰이 이를 제지하려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시민들은 중앙로 사거리를 지나 충남도청까지 행진했다. 시위행렬 곳곳에서는 '한나라당 대전시당 당사로 가자', '으능정이 거리로 들어가자', '거리에 앉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시위행렬은 막힘없이 계속해서 도청을 향했다.
 
시위행렬이 도청에 다다르자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이 도청 정문에 배치됐다. 그러나 시위대는 도청에서 방향을 돌려 다시 대전역으로 향했다.
 
1시간 가량을 행진해 다시 대전역에 돌아온 시민들은 대전역광장에 다시 모여 "될 때까지 모입시다"를 계속해서 외치며 스스로 해산했다.
 
박정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리들의 분노의 촛불, 참여의 촛불이 대전역과 중앙로를 수 놓은 아름다운 밤이었다"며 "이 열기를 몰아서 이명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올 때 까지 계속해서 모이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는 충남 천안 야우리 백화점 앞과 아산 온양역광장, 서산시청 앞, 예산 분수광장 앞, 보령 동대동 원형로타리, 공주 신관사거리, 연기 조치원역 광장, 부여 버스터미널 앞, 당진 신터미널 광장, 논산 공설운동장 주차장 등에서도 열렸다.
 
 
[1신 : 31일 밤 10시]
 
 2500개 촛불..대전 중앙로 밝히다.
 
 

"거리로 나갑시다."

"와-- "

16번째를 맞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대전 촛불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31일 대전에는 촛불시위 이후 최대 인원이 모였다. 약 2500여 명.

 

이들은 밤 10시 현재 대전 선화동 으능정이 거리를 촛불로 밝히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이 주로 모이는 으능정이 거리는 촛불로 넘실거리고 있다. 이처럼 대전 시민들이 대전역광장을 벗어나 예정에 없이 거리로 몰려든 것은 촛불시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오후 6시 대전역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300명 정도. 이들은 '장관고시 강행, 이명박 정부 규탄대회'를 개최한 후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이 대전역광장을 떠나 중앙로를  따라 중앙로 사거리-충남도청 앞을 돌아 다시 대전역 광장으로 되돌아오는 왕복 2.5km를 행진하는 동안 행렬은 1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행진 도중 시민들은 젊은이들의 거리인 '으능정이' 거리로 들어섰다. "대전시민 함께해요", "7시, 대전역에서 만나요"를 연신 외치면서 으능정이 골목을 누비자 ,주말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학생과 시민들은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오후 8시. 행진을 마치고 다시 대전역광장에 모이자 참가자는 25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대전역광장에서 일제히 촛불을 밝히고 쉴새없이 함성을 외쳤다.

 

문화공연도 어느 때보다 다양했다. 20여 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빈들아름나라 합창단'이 출연해 노래를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의 첫 노래 제목은 <그걸 깜빡했다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벌이면서 국민 건강권을 빼먹은 허술한 정부의 태도를 아이들의 시각에서 꼬집은 것. 어린이 합창단은 공연을 마친 뒤 관중을 향해 "우리도 미친소 먹기 싫어요!"라고 외쳤다.

 

자유발언과 춤 공연, 랩공연 등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이날 자유발언대에 오른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의 배후를 조사하라는 언급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어린이합창단 "그걸 깜빡 했다니..."

 

 
한 시민은 "촛불은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이 한 푼 두푼 모은 성금으로 샀다"며 "그동안 대전역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을 왜 대통령만 모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귀만 막힌 게 아니라 눈도 어두운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당초 집행부가 준비한 1800여개의 양초가 모두 떨어져 촛불을 밝히지 못한 시민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또한 한 시민은 "배고플까봐 사왔다"며 초코파이 36상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밤 9시 30분. 준비된 촛불문화제 행사가 모두 끝났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때 한쪽에서 "거리로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여기저기서 "갑시다~"하며 도로로 쏟아져 나갔다. 경찰도 속수무책이었다.

 

길이 열리자 시민들은 대전역광장에서 약 700m여 떨어진 으능정이 거리를 향해 행진했다. 촛불 행렬이 이내 물 흐르듯 으능정이 거리에 이르자 청소년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 참석자는 "16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지만 오늘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기는 처음"이라며 "참석자들도 길을 지나는 시민들의 반응도 다른 때의 두 배"라고 말했다. 

 

 


태그:#촛불문화제 , #대전역광장, #거리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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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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